중국 귀주 2010 여행

9. 공작개병(孔雀開屛)이 포인트인 무양하 유람.

정안군 2010. 8. 30. 09:48

오늘도 비가 내립니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사람 한 사람이 더 생기나요?

 

“비는 내리고 어머니는 시집간다.”라는 말과 함께 사라진 경상도 사나이.

 

이 글은 모택동(毛澤東) 어록에 나오는 ‘天要下雨, 娘要嫁人, 由他去’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죠?.

 

“하늘에서 비를 내리려고 하면 막을 방법이 없고, 홀어머니가 시집을 가겠다고 하면 자식으로서 말릴 수 없다.”라는 뜻으로 방법이 없다고 할 때 쓰는 말이랍니다.

 

대단한 벼슬자리 준다고 해서 나섰다가 썩은 양파라는 쓰레기 오명을 쓰고 사라지는 사람이 내는 말로 어울리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옛날부터 나설 자리는 가려서 하라는 말 틀림이 없습니다.

 

이제 얼마 안 남았네요.

 

아직도 점입가경의 특기를 보여주는 그 아저씨의 남은 세월도.

 

비가 내리면 그냥 비 구경이나 하면서 세월을 기다리렵니다.

 

2010년 8월 5일 목요일

 

어제 더운 날 이동을 하며 진을 뺀 탓인지 아님 피곤이 겹쳤는지 몸이 무겁다.

 

그래도 나그네는 길에서 쉬지 않는다는데 움직여야지.

 

아침은 유조(油條)라는 꽈배기 맛 나는 것과 두유를 먹는데 각각 1원씩이다.

 

중국 사람들 아침 간편식이란다.

 

푸짐하게 먹지 않으면 식비가 거의 들지 않는 동네가 이 동네이다.

 

어제 舞陽河 유람을 8시20분에 출발한다고 해서, 로비에서 기다리니 호텔 매니저가 나가 보란다.

 

舞陽河의 무는 춤출 무가 아니고 물 수변에 춤출 무인데 그런 글짜를 쓸 수가 없다.

 

그래서 그냥 춤출 무자로.

 

사람들이 많이 서서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소속사가 다른 것인지 아니면 다른 행선지도 있는지 몇 명씩 그룹을 지어 서 있지만 우리는 뭐가 뭔지도 모르는 그저 촌놈.

 

어제 받은 계약서를 이 사람에게 보여주고 저 사람에게 보여주고는 우리에게 해당하는 버스를 겨우 탈 수가 있었다.

 

그것도 늦게 타 자리도 없어 집사람은 맨 뒷자리에 앉고 나는 엔진 뚜껑 위에 걸터앉는다.

 

옛날 버스를 탔을 때 자리가 없으면 마지막에 걸쳐 앉던 추억의 자리.

 

아래에 엔진이 있지만 다행히 그다지 뜨겁지는 않다.

 

어쨌든 출발하고 얼마간 오르막을 오르다가 한참을 내려가는데 도중에 차 엔진이 꺼진다.

 

그래도 서지 않고 그대로 자연 낙하를 하다가 평지에서 서더니 나보고 일어나란다.

 

엔진 뚜껑을 열어야 하니.

 

시동이 잘 안 걸리다가, 에어컨을 끄고 시동을 거니 어떻게 걸리기는 하는데 차 상태가 좀 불안하기는 하지만 멀리 가는 길이 아니라서 다행이면 다행.

 

급커브 길을 내려가는데 트럭이 고장으로 길을 막고 고치고 있다.

 

 

차가 더 이상 못 간다고 우리는 그냥 내려서 걸어가란다.

 

땡볕 아래라 보통 뜨거운 것이 아니다.

 

다행히 조금 걸으니 舞陽河 입구가 나오는데 거기부터 그늘이 많아서 걷기는 괜찮았다.

 

 

내내 내리막이고 그늘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매표소 입구에 오기는 했는데 누가 표를 주는 것인지 알 수가 있어야지.

 

그래서 우리와 같은 버스를 탔던 사람들이 몰려가는 곳에 따라 갔더니 가이드가 있었다.

 

역시 이런 데에선 눈치가 대장이다. ㅎㅎ

 

역시 돈 받는 곳은 확실하다.

 

확인 또 확인...

 

이런 문을 지나야 하는데.

 

 

우선 표 값을 확인하면 입장료는 20원, 배 값은 100원 그리고 주차비들이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오는지 안내판에는 한글도 쓰여 있는데 일본어를 볼 수 없는 것이 좀 이상하다고 할까?

 

이곳은 한국인만 유난히 많이 오는 곳인지.

 

 

일단 안에 들어가니 예쁜 계곡이 이어지는데 그 옆 봉우리들은 엄청나게 큰 규모이다.

 

 

중국답게 깍아 놓은 높이도 엄청나고.

 

 

 

 

 

조금씩 호수의 폭도 넓어지는데 위로는 뭔가 구경거리가.

 

  

 

배에서 고기도 잡고 또 잡은 고기를 튀겨서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

 

 

  

사진에 담으려도 한꺼번에 들어가질 않아 눈으로는 느껴지지만 사진으로는 그 위용이 잘 느껴지질 않는다.

 

역시 사진의 한계.

 

그늘이 적당히 섞여 있는 길을 따라 들어가니 선착장이다.

 

배를 안탄다면 구경거리는 여기까지.

 

서운할까봐 구경거리를 하나 제공하는데 선착장에서 건너편으로 보이는 산봉우리가 구멍이 뻥 뚫린 형태이다.

 

입장권 안내도를 보니 天門山이란다.

 

 

참 별짓을 다한다.

 

중국이란 땅덩어리는.

 

하긴 우리도 있기는 하다.

 

단양에 석문이라고.

 

크기 비교는 말더라고.

 

여기서 배를 타지 않고 돌아서면 정말 싱겁겠다.

 

그러니까 입장료는 20원이고 배 값이 100원이지.

 

다 알고하는 장사 속이다.

 

선착장 여기서도 가이드에게 표를 받아 들고 배를 탄다.

 

배는 크기도 크고 안의 시설도 좋아서 괜찮았다.

 

 

물은 녹조 색깔을 띠지만 쓰레기는 볼 수가 없었다.

 

누군가 여기와서 쓰레기만 보고 갔다고 하던데 아마도 비가 많이 온 후 여기를 온 듯.

 

우리 동네 충주호도 장마끝이면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

 

조금 낫다는 우리나라도 그 지경인데 쓰레기에 관대한 중국이야 뭐 상상이 간다. 

 

  

어쨌든 배는 출발하고 그 안의 해설자가 이곳저곳을 다닐 때마다 열심히 왼쪽 오른쪽 위쪽을 말하면서 설명을 하는데 우리야 말을 모르니 전혀 상관없는 거.

 

왼쪽 오른쪽 위쪽 이런 소리만 들린다.

 

바위들 이름이 뭐면 어떤가?

 

사람들 고개 방향 따라 나도 보고 내 혼자 그냥 상상하면 되지.

 

양쪽의 협곡 규모가 엄청나다.

 

 

 

 

 

 

 

 

 

  

 

 

 

 

우리 동네 충주호 유람선을 타면 옥순봉 구담봉 근처가 경치가 가장 좋은데 이곳을 보니 그곳이 불쌍해진다.

 

그런 경치가지고는 중국사람 불러들일 생각은 말아야 되겠더라는.

 

자식들 땅덩어리가 크니 없는 게 있어야지.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공작이 꼬리 날개를 편 바위라는 그 바위가 핵심.

 

孔雀開屛이라는 폼 나는 이름의 바위.

 

 

공작이 꼬리를 쫙 편 모습이라는 건데.

 

비슷하기는 하다. 

 

중국은 요리 이름도 사자성어가 많은데 뭔지는 몰라도 폼 나는 것 같기고 하고.

 

집사람은 구경은 안 하고 잠만 잔다.

 

나는 TV 화면에서 나오는 묘족 공연이 더 재미있어서 그것을 보느냐 시간을 많이 보낸다.

 

사람들도 처음에는 사진을 찍고 난리인데 조금 시간이 지나니 모두들 시들해진다.

 

1시간 10분 정도 걸리는데 100원이 아깝지 않은 경험이다.

 

관광객들이야 구경하는 재미가 있지만 여기 사는 사람들은 그저 자기 생업에 바쁘다.

 

 

뜨거운 햇살에 고기 말리기만 신경이 쓰이나 보다.

 

 

 

 

돌아 나오는 길목에는 민물 게, 새우나 감자 옥수수를 파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점심때가 가까워서 그런지 많이들 사먹더라고.

 

 

 

찜통 버스는 우리를 태우려고 대기 중.

 

 

돌아오는 버스는 탔던 사람들이 자연 인원 점검을 해서 돌아오는데 아직도 고장이 난 트럭은 수리 중.

 

 

옆으로 간신히 빠져 나올 정도라서 우리는 모두 하차하라고.

 

아마도 길옆이 낭떠러지라서 아무리 그런 것을 우습게 아는 중국이라도 우리를 태우고 빠져나가기는 위험도가 높은 모양.

 

트럭을 빠져나와 다시 우리를 태운 버스는 시내로 돌아온다.

 

내 옆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 다음 갈 곳은 梵靜山인가 보다.

 

꽤 梵靜山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중국말을 할 줄 알면 사진을 보여주면서 같이 놀겠다만 말이 돼야지.

 

확실히 그 나라 말을 모른다고 여행을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을 할 줄 알면 여행이 더욱 재미있어질 듯하다.

 

나야 말을 못해 현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이 거의 없으니 여행이 풍성하지 못했던 것이고.

 

배에서 버스로 돌아올 때 어제 같은 기차를 타고 온 청년이 만났다.

 

반가워서 같이 놀자고 하는 것 같은데 말이 안 통하니 답답해하면서 그냥 간 것도 그렇고.

 

호텔도 돌아와서 짐을 놓고 점심은 그럴듯하게 먹기로 한다.

 

괜찮아 보이는 식당에 들어가 음식을 시키려니 뭐 알아야지.

 

옆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영어를 할 줄 아냐고 물어보니 한 아가씨가 조금 한단다.

 

그러나 그 조금이 더 어렵더라고.

 

영어인지 중국어인지 통 구별이 안 되어서. ^^

 

그래도 열심히 우리를 안내해 주어서 그 일행이 먹는 음식 가운데 둘을 선택하여 먹을 수 있었다.

 

하나는 동파육이라는 음식과 비슷한 돼지비계 요리이고 또 하나는 가지와 피망을 볶은 것인데 돼지고기 비계를 가지고 냄새가 안 나게 요리하는 방법이 참 대단하다.

 

역시 괜찮아 보이는 식당답게 음식 값은 비싼 편.

 

이놈 살코기는 한 점도 없고 비계로만 요리했는데 밑에 우거지가 괜찮다.

 

물론 중국 요리답게 기름기는 조금 많지만.

 

 

가지와 피망을 섞어 볶은 요리.

 

이것도 기름만 적게 들어갔으면 맛이 더 좋았을 놈이다.

 

 

만족도 80 %, 가격은 120 %.

 

하지만 하루 한 끼는 이렇게 먹어야지.

 

점심 먹고 오후는 그냥 빈둥 모드.

 

그러다가 해가 기울 때 밖에 나가서 구경을 해보기로.

 

시내 지도를 보니 어제 우리가 공사판인줄 알고 가지 않았던 그 동네가 고성의 핵심이었다.

 

청룡동도 있고 다리도 있고.

 

축성교라고.

 

음!!!

 

우선 지도 확인..

 

 

보행자 거리는 전면 수리 중..

 

여기가 중심 거리인데..

 

이래서 장사가 되나?

 

  

 

 

청룡동이다.

 

안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들어가 봐야 별 것도 없고 밖에서 보는 것이 다라는 소리가 있어서.  ㅎㅎ

 

  

 

 

 

 

  

이제 제대로 구경할 곳을 알았으니 집사람과 저녁 먹으러 나와서 야경을 봐야 되겠다.

 

슬슬 돌아 오는데 세상 살이가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HIGER라..

 

현대 자동차 마크를 묘하게 흉내내었다.

 

아직은 이 수준.

 

 

공산당 위원회 사무실이다.

 

아직도 공산당은 막강 파워를 자랑하는.

 

 

그 옆 인민법원.

 

 

간판에는 각종 재판 일정이.

 

민, 형사 소송.

 

사는게 다르지 않다.

 

 

우리 호텔 앞 풍경.

 

햇살이 뜨거운데 이를 즐기는 사람도. 

 

 

저녁은 점심을 잘 먹어서 별 생각이 없으나 굶을 수는 없는 법.

 

어제 먹었던 만둣국으로 저녁을 대신하고 밤거리 구경을.

 

나는 맛이 있는데 집사람은 전부 조미료 맛이란다.

 

이런~~~

 

 

공사판 보행가는 조명발을 받으니 좀 낫네 그려. 

 

 

그래 청룡동이 바라다 보이는 조그만 광장은 아줌마들의 춤판이 열리는 곳과 겸하고.

 

그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삼각대가 없으니 다리 난간에 카메라를 고정하고 찍으니 그나마 좀 낫다.

 

 

  

 

 

다리 위에 있는 정자를 지나서 우리 호텔 건너 길을 따라 산책을 한 후 돌아온다.

 

 

 

 

 

집사람은 여기가 편하다고 내일 하루 더 있자고 한다.

 

좋기는 하나 여기는 관광지라서 왠지 깊게 정이 가지 않는다.

 

그냥 내일 이동하기로.

 

이제 桂林을 향하여 조금씩 가려고 한다.

 

내일은 天柱라는 촌 동네가 목표.

 

한 번에 黎平까지 갈 수도 있겠지만 누가 거기서 기다리는 것도 아닌데 무리할 이유가 없다.

 

그 다음이 黎平.

 

이런 식으로 가다보면 다음 주 화요일이나 수요일 쯤 계림에 가겠지.

 

그러니까 우리는 귀저우성 黔(Qian)東(검동이라고 우리는 읽는다) 묘족 동족 자치주 오른쪽 경계를 따라서 진행하려고 하는 거.

 

기차타고 湖南省 끝을 따라 올라 갈 때의 동선과 거의 평행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