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부여 이야기 16

충효로 지낸 어느 하루

두환이가 대빵이 되고 나서 좀 멋적었던지 갑자기 사람이나 된 것처럼 하고는 떠든 게 충효 사상이다. 부모에 효도하고 나라에 충성하라. 여기서 나라는 바로 나 두환이니 찍소리말고 살아라는 게 두환이 속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두환아 생각 좀 해 봐라. 너 같은 놈이 대빵이면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겠니? 지금 미얀마가 그 짝이다. 두환이 같은 미얀마 군바리 대빵 놈이 없어지라고 외치는 게 미얀마 시민들의 나라 사랑이니 군바리들이 생각하는 나라 사랑과는 달라도 완전히 다르다는. 요즘 같이 우리나라 정도는 되어야 저절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길지도 모른다. 태극기,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애국을 외치는 노인분들이 많은 걸 보면 그렇지 않을까 싶다만. 며칠 전 부여에 다녀 왔다. 긴 세월의 흔적을..

추억의 음식

누구에게 추억의 맛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건 어릴 적 엄마가 해 주시던 음식이나 누나가 해 주던 음식이 준 맛이 아닐까 싶은데. 나에게도 당연히 그런 음식이 있다. 언젠가 부여 외곽에 있는 절에서 쩜장을 만들어 판다는 소식을 듣고 그곳에 가 본 적이 있다. 쩜장은 어릴 때 외가에 가면 먹을 수 있었던 외할머니 표 음식이었다. 먹어 본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 그게 어떤 맛이었는지 기억에도 없었고 그냥 이름만 생각이 나는 것이었는데. 그런데 정말 깜작 놀랐다. 조금 찍어 맛을 보니 그 옛날 그 맛을 생생하게 혀가 기억을 하고 있었다. 아, 바로 이 맛이었어. 내 고향 부여는 충남에 속한다고는 하지만 금강 하구 언저리의 동네와 같은 정서를 지니고 있다. 서산, 예산, 당진 이런 충남 북부 지역은 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