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부여 이야기

시골길을 따라서

정안군 2013. 10. 1. 16:34

 

오늘은 어떻게 자전거를 타야 잘 탔다고 소문이 날까요?

궁리 궁리하다가 일단 외산 반교리 돌담 마을을 일단 찍고, 홍산으로 넘어 온 다음, 부여에 살았지만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남면을 거쳐 돌아 오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계획은 했는데 그게 그렇게 안 되었네요.

원래 계획은 깨지라고 짜는 것이니, 그렇게 크게 걸리지는 않습니다만.

그리고 오늘 돈 코스도 꽤 괜찮았어요.

 

 

일단은 내산이라는 시골 동네까지 진출을 합니다.

 

 

거기 내산 버스정류장이 있는 마을에서 좀 더 가면 내산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이곳은 내가 유치원에 다니던 때, 누나가 이곳 선생님으로 있었습니다.

어느 날인가 누나가 방학 때인지 일요일인지 하여튼 아이들이 없던 시간에 나를 데리고 이곳에 왔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한참을 걸었지요.

아마도 지금 버스 정류장이 있는 마을에서 걸었을겝니다.

 

 

누나는 교실 환경 정리하느냐 정신 없이 바빠서 나는 할 일 없이 이 넓은 운동장(?)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시간을 보냈었지요.

그 때도 벚나무가 인상이 깊었는데, 지금도 그 벚나무는 이렇게 교정 둘레를 장식하고 있었어요.

 

여기서 좀 더 가면 지티리가 나옵니다.

지티초등학교는 여동생이 근무하던 곳이기도 한데, 옛날에 폐교가 되어 버렸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만만찮은 고개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주변 길가에 밤나무가 많은데 이 밤나무에서 알밤들이 떨어져 길가에 있더군요.

쉴 겸 이 알밤을 주어서 챙깁니다.

그러고보니 이 주변은 온통 밤나무네요.

 

 

쉽지 않은 고개를 넘으면 당연히 한참 내리막인데, 그 내리막 끝자리쯤 이렇게 돌담 마을 반교리가 있습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가 아담한 집을 짓고 꾸민 마을이라서 잠깐 들려 보기로 합니다.

 

 

이렇게 돌담이 있기는 한데, 크게 정겨운 곳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그렇다고 하고 지나갑니다.

죄송해요, 청장님...

외산을 지날 때 쯤 노선을 다시 짭니다.

 

웅천으로 빠진 다음, 무창포 해수욕장으로 가서 바다 구경을 하자.

그리고는 해안도로를 타고 비인 동백정을 거쳐 서천가지 가서 버스로 돌아 오기.

이렇게 바꿉니다.

 

 

여기는 옛날 대천(지금은 보령)갈 때 경치가 좋아서 기억에 남은 곳입니다.

옛날에는 좋았는지 몰라도 워낙 산수 경치가 좋은 충북에 살다보니 지금은 그냥 그러네요.

여기서 주은 밤을 까먹으면서 주변 경치를 구경해 보지만 다시 보아도 그저 그렇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가서 웅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빠졌는데, 이상하게 웅천이라는 지명이 써있는 이정표는 없고 판교, 서천이라는 이정표만 나옵니다.

이상하다.

왠일일까?

나는 스마트폰이 없는 사람이라서 그냥 기억에 지도를 담아 이동을 하는데 뭔가가 착오가 생긴 모양입니다.

 

아무튼 보령댐 옆 길을 따라 한참을 이동을 해서 부여와 서천을 잇는 도로를 만납니다.

그렇게 해서 오늘 바다 구경은 물건너 가버렸습니다. ^^

대신 보령댐 호수 구경만 실컷 했네요.

 

원래는 서천에서 버스로 돌아 오기로 했는데, 판교라는 곳까지 오고 보니 서천에서 버스 탈 일이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그냥 자전거로 부여로 돌아 오기로 합니다.

 

옥산이라는 조그만 동네를 지나고 홍산이라는 제법 큰 동네에서 중국요리로 점심을 대신합니다.

자장밥인데 5,000원 밖에 안 하는군요.

여기서 부여까지는 거의 평지이고 길도 좋지만, 처음가는 남면이라는 곳을 지나 장암면을 거쳐서 오기로 합니다.

 

 

여기는 장암면 사무소입니다.

이 곳 장암면은 내 본적지으로 되어 있는 곳입니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아버지의 고향입니다.

그러니까 그 분들의 태가 묻힌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찾을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이 뭐냐 하면 옛날 장암면 입구에 있던 할아버지 기념비를 찾는 것이었어요.

그것이 이 면사무소 앞에 이렇게 놓여 있더군요.

 

 

우리 할아버지가 면장을 지낸 증거(?)입니다.

 

 

1972년도 면민 일동으로 세웠다는데, 솔직히 뭘 잘 해서 세워 주었다고는 믿어지지 않습니다.  ^^;;

어쨌든 자랑스럽군요.

우리 할아버지 성함이 이렇게 남아 있으니.

 

 

어렸을 때 추석이면 성묘하러 이 동네에 큰 아버지와 아버지랑 같이 오곳 했었는데, 그 때 들린 곳이 아버지의 큰 집이었습니다.

나한테는 큰 할아버지이신데, 그 때 그 집이 어느 집인지 확실하질 않습니다.

사람이라도 있으면 물어 볼텐데, 지나가는 사람도 없습니다.

동네 정자에는 이런 전화 번호부가 있었는데, 나랑 종씨들이 좀 있더군요.

 

 

큰 할아버지의 집이 아닌 가 싶은 곳인데 확실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 집 앞에는 큰 감나무가 있었는데, 큰 감나무는 아니지만 감나무가 있는 것을 보니 그런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이렇게 크게 한 바퀴를 돌아 집으로 돌아 옵니다.

 

주행거리 83 km

주행시간 5시간 30분

 

제법 많이 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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