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부여 이야기

[집으로]

정안군 2013. 10. 1. 16:31

 

내 고향은 부여입니다.

흔한 말로 백제의 고도인 부여...

그곳에는 허리가 꼬부라지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어머니가 혼자 계십니다.

우리 집에도 계셨고, 여동생네도 계셨지만, 나서 평생 사신 고향 부여가 좋으신 모양입니다.

간신히 간병인의 도움으로 혼자 계시긴 하지만 여러 가지로 부담이 됩니다.

혹시 넘어져서 다치시기라도 하면...

저번에도 넘어져 팔을 부러트려서 한참을 고생하셨거든요.

 

이번 추석에 가서 어머니를 뵈었는데, 일찍 간다고 너무 서운해 하셨어요.

그것이 너무 마음에 걸려, 할 일도 없이 노는 내가 시간을 내어(?) 고향에 가서 어머니와 조금이라도 같이 놀아(?)드리기로 합니다.

하루종일 집에만 있으면 너무 지루하니 자전거도 함께 가기로 하는데.

 

자전거로 충주에서 부여까지 가기는 너무 멀고.

좋은 방법은 기차로 조치원이나 논산까지 간 다음, 거기서 자전거로 부여까지 가면 되는데 기차에다 자전거를 싣는 것이 조금 부담이 됩니다.

요즘 허리가 안 좋아서 자전거를 가방에 담아 기차에 오르고 내리는 것이...

해서 충주에서 동대전까지 버스로 가고, 거기서 다시 연무대까지 버스를 갈아타고 간 다음, 연무대에서부터는 자전거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버스에 자건거를 싣는 것은 너무 간단하거든요.

 

일단 충주에서 동대전까지.

차비가 10,100원입니다.

꽤 비싸군요...

시간은 서울과 비슷한데 요금은 훨씬 비쌉니다.

대전종합터미널은 꽤 복잡하네요.

 

여기서 논산 가는 버스를 탑니다.

논산 가는 버스는 유성을 거쳐 연무대로 해서 가거든요.

이 버스에는 오늘 입영하는 청년들이 좀 탔습니다.

그래서 시간에 쫒기지 않고 자전거를 연무대에서 내릴 수가 있었습니다.

대전에서 연무대까지는 3,500원이었습니다.

 

 

연무대는 이렇게 시외버스 정류장이 있었지만 사용이 중지된 듯 합니다.

그냥 길가에서 내려주네요.

 

연무대는 육군 훈련소로 유명한 곳입니다.

옛날 부여에서 대전가는 버스를 타면 연무대를 거쳐서 호남고속도로로 해서 대전으로 갔기 때문에 많이 낯이 익습니다.

요즘은 길이 새로 뚫리긴 했지만요.

연무대에서 강경까지 가는 길은 완만한 굴곡이 있는 도로입니다.

차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더군요.

 

 

시간이 많이 늦어져서 강경에서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그런데 자전거가 딸린 몸이라서 식당 찾기가 만만치가 않습니다.

가지고 들어 갈 수가 없으니, 안에서 잘 보이는 곳이어야 되고, 또 한 명이라서 받아주는 식당도 많지 않습니다.

몇 번 딱지를 맞은 다음 허름한 식당에서 콩국수로 점심을 먹습니다.

백반은 두 명 이상이라야 제공이 된다고 하니, 콩국수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강경은 젓갈을 고장입니다.

옛날에는 엄청난 규모를 자랑했지만, 지금은 젓갈 가게만 요란하고 도시도 논산시로 포함되어 갈수록 쇠락해지는 느낌입니다.

 

 

강경 어귀에서는 금강자전거길과 만납니다.

이제 금강만 따라가면 되는데, 강따라 가는 것이 이렇게 맥없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강가는 명바기가 원한건지 엉성하게 성형한 아줌마같이 영 엉성해서 너무 불쌍해 보였습니다.

듬성듬성 머리까지 깎인 주면은 삭막하기 까지 하더군요.

가끔식 자전거 여행객들이 지나곤 합니다만, 주면이 삭막해서 그런지 인사도 남한강자전거 도로에서 만나는 사람들처럼 살갑지 않더군요.

이제는 강따라 가는 자전거길을 안 타기로 했습니다.

자전거는 동네를 따라 가는 것이 정답인 듯 합니다.

이렇게 허허벌판으로 변한 강을 따라 가는 것은 극기훈련말고는 의미가 전혀 없어 보입니다.

 

 

어쨌든 간단하게 목표 지점인 국립부여박물관에 도착을 합니다.

그 앞이 어머니가 사시는 아파트가 있거든요.

 

주행 거리 : 30 km

주행 시간 : 2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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