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부여 이야기

울 엄마 어렸을적

정안군 2016. 9. 14. 22:08

 

내일은 추석.

여기 저기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모처럼 만나는 날인데.

멀리 떨어져 사는 몸이라 명절은 남 이야기입니다.

 

찾아 가지 못하는 아들을 대신해 아들의 아들들이 울 엄마를 찾아 갔다네요.

아들은 효자가 아닌데, 그 아들의 아들들은 참 효자입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손자들을 보시고 얼마나 기뻐하실지 안 봐도 비디오입니다.

 

큰 아들이 울 엄마 그러니까 할머니 머리 맡에 있는 사진을 찍어 보냈네요.

나도 처음 보는 사진입니다.

하지만 등장 인물은 다섯인데 딱 봐도 그 중 한 명이 울 엄마라는 걸 알아 보겠더라고요.

나를 무척 닮은 사람이 있으니.

아니 내 어릴 적 모습을 하고 있어서 내 사진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5초 정도 들었습니다.

 

나를 무척 많이 닮은 울 엄마. ㅎ

사실 내가 엄마를 많이 닮았죠.

 

사진을 보니 서울로 유학가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던 엄마 셋째 언니가 내려 왔을 때 그 아래로 동기들이 모두 함께 사진을 찍은 듯 합니다.

위로 두 언니들은 이미 시집을 간 시점인가 봐요.

사진에는 딸만 줄줄이 낳다가 모처럼 얻은 큰 아들 그러니까 엄마의 하나 밖에 없는 오빠의 모습이 담겨 있네요.

그 잘난 아들은 결혼한 직후 육이오 때 미군 폭격으로 돌아가셨고 단지 유복자만 남겼습니다.

그 바람에 외할아버지도 화병으로 돌아 가셔서 집안이 많이 흔들렸답니다.

그리고는 울 엄마 한 살 위 언니, 또 막내 남동생이 있네요.

 

엄마 형제는 딸 다섯에 아들이 넷이었습니다.

이 중 현재 살아 계신 분은 울 엄마 포함해서 세 명이군요.

모두 사진에 담겼습니다.

 

호.

아니군요.

그러고 보니 숫자가 안 맞네요.

아들 둘이 없군요.

이땐 아직 태어나기 전인가?

그건 분명히 아닌데.

분명히 울 엄마 밑으로 남동생이 셋인데, 둘은 어디 갔죠?

사진에 담긴 남자 하나는 분명히 오빠이고 또 하나는 동생이 일텐데, 그렇다면 사진에 나온 외삼촌은 세 명 가운데 누굴꼬.

 

울 엄마 만나면 물어 봐야 되겠네요.

 

그건 그렇고 사진 인물들이 제법 부잣집 자식 티가 나나요?

사실 외가가 그 당시 방앗간을 해서 꽤 알아 주는 부자였답니다.

 

지금은요?

흔히 전하는 말대로 누군가가 말아 드셨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