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천 2011 여행

19-1. 동티벳, 자전거 그리고 성도(成都) 1

정안군 2011. 9. 21. 11:14

8월 6일

 

어렵게 강정(康定)까지 왔습니다.

 

정말 강행군이었네요.

 

이틀 계속해서 잔 동네는 색달 뿐이고, 모든 이동을 심야에 끝냈으니.

 

어제 밤도 쉽지 않았어요.

 

짐을 방에 넣고는 분명히 불을 끄고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돌아와 보니 불이 켜져 있더군요.

 

이상하다 생각하면서 방에 들어가니, 구석 침대에 낯선 남자가 누워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어요.

 

호~~

 

그 때서야 일인당 30원이라는 방 값의 정체를 알아차렸죠.

 

이 방은 침대가 3개 있으니 합해 60원을 낸 우리는 그 중 2개만 차지할 권리만 있었던 거.

 

그래도 이 아저씨 좀 순진한 면이 있어 담배를 꺼달라고 부탁을 하니 들어주네요.

 

사실 차타고 오는 내내 담배 연기에 시달려 미칠 지경이었어요.

 

별스런 경험을 한다 생각하고 잠이 드는데.

 

잠이 깜빡 들었나 싶었는데, 갑자기 불이 켜지더니 문에서 꽝하는 소리가 납니다.

 

이 아저씨는 심야에 나가야만 하는 급한 사정이 있었나 봐요.

 

뭔지 용무를 마치고 온 뒤에 문을 다시 꽝하고 닫고는 한참을 혼자 떠들다가 나가버립니다.

 

그리고는 조용~~~~

 

불도 안 끄고 나갔고요.

 

정말 대단한 아저씨입니다.

 

하여튼 별 경험을 다하는군요.

 

오늘은 성도로 이동을 합니다.

 

여기서 갈등이 좀 되었는데 탱이님은 오늘 늦게라도 청도 가는 비행기 표가 있으면 바로 간다고.

 

나는 지금 청도로 가면 좀 시간이 남아 그냥 성도에 남아 있다가 출국일에 맞춰 비행기로 청도로 이동해서 그 날 바로 우리나라로 돌아갈까 하는 생각이 더 강했어요.

 

이제 다시 길로 나섭니다.

 

이제까지 내가 신고 있던 운동화는 이제 여기서 작별을 합니다.

 

생산국을 보니 ‘마데인차이나’이던데, 출생국가에 두고 가는 것이 좋겠지요?

 

이제 이 신발은 수명이 다 끝났다고 생각은 하지만. 혹시 이 동네에서 그렇게 생각을 하지 않은 사람을 만나면 더 수명을 연장할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니.

 

긴 팔 옷과 긴 바지도 그러려고 했는데 좀 쌀쌀해서 일단 더 입고 가기로.

 

 

어제 잔 숙소 입구입니다.

 

하루밤 30원, 그 값어치를 하는 숙소이지요. 

 

 

숙소를 나와서 어제 먹은 식당에 가 보니 문이 굳게 닫혀 있군요.

 

 

그래서 옆 집 만두로 아침을 먹는데 별 맛은 없습니다.

 

우리가 잔 위치는 옛 버스 터미널 근처입니다.

 

 

터미널은 폐가로 변해 그냥 놓여 있네요.

 

 

 

강정은 협곡 사이에 자리 잡은 도시입니다.

 

원래 한족과 티벳족과의 교역이 많이 행해졌던 곳이라는군요.

 

그래서 그 유명한 차마고도(茶馬古道)는 아안을 거쳐 이 강정 그리고 절다산을 넘어 길게 이어지는 것이지요.

 

이런 것을 싫어하긴 하지만 강정이라는 이름이 퍽 의미가 깊어 옮겨 온 것을 소개합니다.

 

중국어에서는 티벳자치구의 창도(昌都)지구나 감자자치주등의 캄 지방을 「강」이라고 약칭한다.

 

이 자치주 주도의 중국명 「강정(康定), 티벳명: 타르트드, tar rtse mdo)은 「캄의 땅을 평정한다」의미이다.

 

캄 지방 사람들은 티벳어로 「캄파 (khams pa)라고도 칭하며, 중국어도 이것을 음역해 강파(康巴, 소리: Kngb )지구 혹은 강구라고도 한다.

 

동쪽은 사천성의 아패 티벳족 강족 자치주, 아안(雅安)시, 남쪽은 량산(凉山) 이족 자치주, 운남성의 적경(迪庆) 티벳족 자치주와 접하며, 서쪽은 금사강(金沙江)가에 티벳 자치구의 창두 지구, 북쪽은 청해성의 옥수 티벳족 자치주, 과락(果洛) 티베트족 자치주와 접한다.

 

주 내에는 사노리산맥(沙魯里山脈), 대설산맥(大雪山脈) 등 매우 높은 산맥이 늘어서 있다.

 

또 중앙을 아롱강이 흐른다.

 

『이상 위키 백과에서 얻고 가공을 좀 함』

 

좀 슬픈 이야기네요.

 

한족들로 보면 개선문을 세우기보다는 이름을 그렇게 지어 내거라고 찜을 한 셈이죠.

 

이제 새로 지어졌다는 터미널로 제법 먼 이동을 합니다.

 

얼마쯤 가다보면 계곡은 물이 세차고 흐르고 있고 그 옆으로 차마고도를 형상화한 모형들이 서있는 곳을 지납니다.

 

 

 

 

관광 마인드는 우리나라보다도 이들이 훨씬 좋은 듯 하지요?

 

뭔가 이렇게 구경거리를 만들어 놓으니.

 

찻집을 지고 먼 길을 왕래했던 이들의 고생이 보일 듯 말 듯 하네요.

 

 

중간에 있는 말을 타보고는 장군 흉내를 내는 한족의 모습도 보이는군요.

 

거기서 터미널은 멀지 않습니다.

 

사실 자전거를 타고 가면 얼마 되지 않지만 탱이님의 자전거는 그럴 상태가 아니라서 나도 그냥 걸어간 거죠.

 

 

앞바퀴가 없는 자전거를 옮기는 탱이님의 모습이 보이는군요.

 

그 옆 중국인 3명의 표정이 재미있습니다.

 

‘웬 일이래?’

 

터미널은 잘 지어 놓았네요.

 

일단 버스 상황을 보니 성도 가는 것은 많군요.

 

동티벳쪽으로 가는 버스는 새벽 6시에 한 대씩 있습니다.

 

감자, 덕격, 백옥 등 익숙한 이름의 지명들.

 

 

성도가는 버스는 상태에 따라 요금도 다른지 3종류의 요금이 쓰여 있고요.

 

우리는 제일 좋은 놈으로 골라 131원을 지급합니다.

 

그 다음은 121원, 제일 시원찮은 것은 109원입니다.

 

10시차네요.

 

시간 여유가 좀 있습니다.

 

 

터미널 안에 붙여 놓은 노선도를 보니 성도는 사천성에서 왼쪽으로 많이 치우쳤지요?

 

그러니 동티벳이 사천성에서 차지한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겠네요.

 

탱이님은 자전거를 여기서 포장을 한다고 하네요.

 

가지고 온 보자기로 자전거를 싸는데 좀 부족한지 모양이 잘 안 나오는군요.

 

나는 성도에서 계속 있을 생각으로 자전거를 그대로 차에 태우기로 합니다.

 

 

그러는 중에 교통사고가 있었는지 싸우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사람들도 왁작왁작.

 

구경 중에서 신나는 게 불 구경, 싸움 구경이라고 했나요?

 

결국 경찰까지 와서 정리가 되는데 이들 운전하는 것을 보면 사고가 이 정도인 것이 신기할 정도이죠.

 

 

복숭아와 사과를 파는 행상도 보이죠?

 

이제 제대로 먹을거리가 있는 동네로 진입했다는 표시.

 

버스가 들어 왔습니다.

 

여기도 화물 검사를 해야 들어가는 시스템입니다.

 

자전거를 실으려고 했더니 뭔가 이상이 있는 듯.

 

잘 들으니 공짜가 아니라는 소리네요.

 

내 자전거와 탱이님 자전거 두 대 100원이랍니다.

 

나야 자전거 그대로니까 그렇다고 해도 탱이님은 꽁꽁 쌌는데 돈을 내라니.

 

항의를 해보지만 이들 규정이 그렇다는데.

 

영수증까지 발행을 해 줍니다.

 

사람이 131원인데 자전거가 50원이면 제법 비싼 거죠?

 

그래도 화물칸이 얼마나 큰지 자전거가 세워서 그대로 들어가 힘들이지 않아서 좋긴 했어요.

 

 

차는 정말 환상이네요.

 

뭐 굳이 비교하자면 우리나라 우등버스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우리가 이제까지 탄 것들에 비하면 황송할 정도지요.

 

이제 제대로 된 문명의 세계로 온 듯 하네요.

 

버스는 만원으로 정시에 출발합니다.

 

내 옆에는 젊은 처자가 앉았는데 대학생인가 했더니 교사라는군요.

 

그것도 중학교 영어교사.

 

웬 복입니까?

 

이제 말문이 트이고 가는 동안 심심하지는 않게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