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태국여행기/미얀마 2014 여행

[치앙라이] 미얀마 국경 마을 따찔렉을 갑니다. 전

정안군 2014. 10. 31. 20:06


그제 집사람에게 카톡이 왔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오는 게임 애니팡 하트가 또 왔나 했더니 미얀마 양곤에 사는 선교사에게서 온 것이었습니다.

미얀마에서 온 카톡이라.

매년 원시시대 같던 미얀마도 조금씩 변하긴 하죠.

이런 모습으로요. ㅎ

 

다름 아니고 강 건너 따찔렉에 온다고 놀러 오라고.

따찔렉은 태국에서는 타킬렉이라고 부르는데, 태국 국경을 넘어 있는 미얀마 첫 동네입니다.

한동안 태국 북부에 살던 외국인이 비자 클리어하러 많이 드나들던 동네인데, 비자 정책이 강화되고는 외국인들의 발걸음은 뚝 끊어졌다고 하죠?

그래도 국경도시이고 미얀마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에서 온 농산물이나 공산품이 넘쳐나서 제법 돈이 도는 동네입니다.

게다가 한동안은 양귀비 재배까지 성황리에 방영되던 곳이라서 묘한 뉘앙스를 풍기던 동네이기도 하지요.

어쨌든, 이 친구 지금도 쌍팔년도 형편인 줄 알고 건너 오라니.

그래도 생각을 해 보니 집사람은 한 번도 가 본적이 없고, 나도 2000년 1월에 이 동네에 처음 왔을 때 가보고는 다시 가본적이 없어서 그 동네 형편이 어떻지 살짝 궁금해집니다.

에라, 돈이 고생이지 내가 고생이냐?

그렇담 준비가 필요했죠.

나는 멀티 비자라서 상관이 없는데, 집사람은 싱글 비자라서 리엔트리 비자가 필요했거든요.

 

사진 한 장과 여권을 복사해서 이민국에 갑니다.

그게 어젭니다.

 

저번에 얼굴을 익힌 이미그레이션 직원이 반갑게 맞아 줍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까칠하다고 소문난 사람인데, 우리에게는 더 없이 친절합니다.

집사람 미모에 반했나요? ㅎ

 

리엔트리 비자 싱글은 1,000밧이고 여러 번 써 먹을 수 있는 멀티는 3,800밧.

아무래도 한 번만 들락거릴 일이 아닐 것 같아 멀티로 받습니다.

3,800밧이라.

우리 돈으로 얼마여?

후...

10만원이 훨씬 넘어 가는군요.

어쨌든 태국 정부가 비자 정책을 강화해서 버는 수입은 꽤 짭잘해졌을 듯 싶네요.



그리고 오늘 태국 국경을 넘어 미얀마로 넘어 갑니다.

특별히 어려운 것은 없어요.

여권 앞 장과 태국 출국 카드가 붙은 장을 복사해서 함께 가져가면 됩니다.

우선 태국 출국 도장 꽝.

 

작은 내를 건너면 미얀마 입국장입니다.

500밧과 여권을 주면 여권에 입출국 도장을 세트로 찍어 돌려 주네요.

옛날에는 여권은 잡아 놓고 출입증을 내 주었는데.

이제 바뀌었나 봅니다.

입국비는 500밧이 아니고 원래는 10달러라고 했는데, 외국인 발길이 끊어져서인지 10달러는 완전 물 건너 간나 보더라구요.

 


따찔렉 작은 로터리가 있는 곳으로 나오면 뚝뚝이 대기하고 있다가 건성건성 어디를 갈 건지 물어 보네요.

그 친구들 딱 봐도 누가 탈건지 알아 보는 모양인기요?

 

동네 외관 상 간판이 조금 세련된 것 말고는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이는데, 자동차 사정만 눈에 띄이게 달라졌네요.

양곤도 그렇지만 개방 정책으로 제일 먼저 풀린 게 자동차이니 달라질 수 밖에 없겠더군요.



어제 선교사와도 전화는 태국 번호를 이용해서 통화를 했는데, 길거리에는 태국 통신회사 유심 칩을 파는 가게가 즐비합니다.

중국 국경 마을 남캄은 중국 유심 칩, 태국 국경 마을 따찔렉은 태국 유심 칩.

이렇게 이웃 나라와 사이 좋게 지내는 미얀마는 참 좋은 나라입니다. ㅎ

 

슬슬 선교사가 묵고 있다는 호텔을 찾아 가는데, 길가 사람들에게 물어도 영어 발음이 달라 잘 알아 듣지를 못합니다.

하지만 걱정할 것 까지는 없었죠.

조그만 동네에서 설마 호텔 하나 못 찾으랴 싶었어요.

집사람도 나서서 열심히 길가 사람들에게 물어 보는데 그게 잘 안 통합니다.

 

이럴 때는 제법 배운 사람을 찾아가서 물어 보면 끝.

마약 중독자를 치료하는 전문 병원이 있어서 들어 가 묻습니다.

"누가 영어할 줄 아셔?"

안내 받은 곳은 간호사실.

열심히 식사를 하던 중이라서 미안하기는 했지만,

"아무개 호텔에 가려고 하는데 알려 줄래?"

영어는 모두 반말인 거 아시죠? ㅎ

 

오!

자기네들끼리 한참 뭐라 하는데, 가깝기는 하지만 찾기가 좀 까다로운 곳에 있는 눈치였습니다.

한 간호사가 한 사람을 부르더니 우리를 데려다 주라고 시키네요.

집사람이 우리 말로 감사하다고 하니 난리가 납니다.

"언니, 안녕하세요?"

"언니"

 

한국 드라마를 열심히 보아 거의 모든 국민들이 친한파인 미얀마답게 짧은 한국어 몇 마디씩은 모두 하더군요.

골목 골목을 요리 돌고 저리 돌아 선교사가 묵고 있는 호텔에 도착합니다.

 

호텔은 우리나라 모텔 수준 정도되는 외관은 조금 허름한데, 티크가 나는 나라답게 장식과 의자는 모두 고급입니다.

오늘 만나는 선교사와는 작년 12월 미얀마 양곤에서 헤어졌으니 거의 일년만에 다시 만납니다.

그것도 미얀마 따찔렉이라는 국경 마을에서 말이죠.

세상 참.

 

호텔 로비에 앉아 이 동네 온 이유를 듣고 동행인과 인사를 하고는 한 마을 방문을 위해 긴 행차에 나서는데.

그 마을은 소수 민족 가운데 하나인 라후족이 사는 곳이었어요.

 

그리고는 흥미진진한 과거로의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무슨 일이 그리도 흥미진진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