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운남 2001 여행

건수(建水)거쳐 통해(通海)까지

정안군 2005. 4. 15. 09:29

<조양문이 바라다 보이는 건수 중심가 거리>
 
1 월 14 일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여니 분지형 도시 전체가 낮은 구름에 덮혀 있다.  
 
언덕 위의 공장에서 뿜어내는 검은 연기는 하늘로 오르다가 낮은 구름에 걸려 옆으로 펴지며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렇게 환경을 무시하다가는 나중에 혹독한 대가를 치를텐데.
 
어제는 배기 가스가 없는 차만 다니는 줄 알았더니 시커먼 배기 가스를 뿜어내며 달리는 트럭들도 눈에 많이 띤다.  
 
역시 그러면 그렇지.
 
아침은 무엇을 먹나 고민하며 아래층 식당에 내려가니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겠금 식당측의 배려가 있었다.  
 
달랑 메뉴 하나. ^^ 
 
닭국물에 국수를 말아먹는 것.  
 
먹어보니 좀 심심했다.  
 
차라리 밥이 있었더라면 밥말아 먹는 것이 나을 법한 요리.
 
택시를 타고 버스 터미널에 가니 삐기 아줌마들이 난리이다.  
 
우리를 반겨주며 쿤밍 가지 않느냐며 성가시게 군다.  
 
무시하고 버스표 사는 곳에 가서 종이에다 建水라고 쓰니 자기들의 목표가 아닌 줄 알고 물러난다.  
 
통해까지 가려다 호텔에 있는 여행안내서에 건수가 괜찮아 보여 일단 목적지로 잡았다.
 
어제 넘어왔던 고개길을 다시 넘어간다.  
 
건수까지의 길은 산 사이를 누비며 가는 길이다.  
 
새똥 색깔의 바위가 박힌 산들을 옆에 두고 간다.  
 
나무는 거의 없어 황량함 그 자체이고.  
 
나무가 왜 없을까 ?  
 
원래 나무가 없는 지형일까 아님 근처 주민들이 베어다 때어 민둥산이 되었을까 ?  
 
돈을 걸고 내기 하자고 한다면 뒷쪽에 걸겠다.
 
북경의 천안문 비슷한 분위기의 조양문을 돌더니 건수 버스 터미널에 도착한다.  
 
도시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어 짐 보관소에 배낭을 맡기고 거리로 나선다.  
 
조양문을 끼고 메인스트리트(?)로 나서니 별로 특징이 없어 보인다.  
 
큰 길을 따라 내려 가니 공자 사당인듯한 건물도 있고 좀 볼거리는 있는 듯하다.  
 
큰 길을 따라 다니다 골목길에 들어서니 대리나 려강이 개발되기전 이랬을 것이다하는 분위기가 나온다.  
 
옛날 건물들이 빼곡이 들어서있는 골목길이 이 건수의 진면목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거리에서 빵과 바나나를 사서 요기를 하고 다시 버스 터미널로 돌아와 통하이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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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 건수 거리를 따라 가다보니 화원빈관이라는 호텔 요금이 80원이라고 문앞에 쓰여 있는 것을 보니 호텔 요금은 그 정도 하는 것같다.  
 
나중에 안 것인데 이 건수는 꽤 유명한 관광지였다.  
 
볼 것도 많고 계단 논으로 유명한 원양(元陽)가는 길목에 있으니 들려보아도 괜찮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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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해로 가는 버스는 그야말로 시골 버스다.  
 
도중 손들면 서고 아무데나 내려달라면 내려주는 시스템.  
 
닭도 타고 장을 보고 돌아가는 시골 아낙네와 할아버지, 할머니 지루할 틈이 없다.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 통해.  
 
북쪽에 큰 호수가 있어서 그런 이름이 붙은 듯하다.(중국에서는 큰 호수도 海자를 쓴다네요.)  
 
안내서에 나오는 지도로 방향을 잡으니 통 모르겠어서 공안에게 호텔을 물어보니 바로 옆이었다.
 
호텔 카운터에 방이 있는지를 물으니 60, 80, 100원 짜리가 있단다.   100원 짜리를 달라고 하니 80원에 해준단다.  
 
이거야 원..  카운터에 있는 아가씨 3명이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계속 싱글벙글이다.  
 
숙박계를 적는데 한국이라고 쓰니 놀랍기도 하고 재미있는 표정.  
 
숙박계에는 일본 사람들만 있지 한국 사람은 없다.  
 
아마도 내가 이 호텔에 묵는 첫 한국인일지도 모르겠다.
 
시내는 사각형 형태로 되어있지만 동네가 워낙 작은 곳이라 특별히 갈 곳도 할 것도 없다.  
 
시내 구경을 하다보니 通印호텔이 새로지어진 듯한데 영어로는 TONG PRINT  HOTEL이라고 되어있다.   재미있어서 혼자 웃었다.  
 
그러면 통해는 TONG SEA 인가?  
 
호텔 옆 길에 어제 거쥬에서 사먹은 공간빵 분위기나는 것이 있어서 사 먹었다.   1원.  
 
어제는 1원에 2개였는데 이곳은 크기가 큰 대신 1원이다.   
 
호텔에 돌아와 보니 호텔 식당에서 결혼식이 있었던 모양이다.  
 
종이 찢어진 것이 바닥에 깔려 있고 신랑은 하객들에게 담배 한 개피씩 돌리고 있었다.  
 
식당이 하객들에게 점령당해 그곳에서 저녁먹기는 틀린 것 같아 골목 골목을 다니다보니 허름한 식당이 하나 나왔다.
 
메뉴판도 없고 해서 종이에다 鷄肉이라고 써서 보여주니 주인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요리를 가져다 준다.  
 
돼지고기와 연근, 그리고 잡다한 것이 들어있다.  
 
총각 김치 같은 것도 같다 주는데 우리나라 총각 김치를 이들이 어떻게 알까 ?  ^^  
 
혹시 우리나라 인류학자가 이것을 보고 우리나라 고구려 유민이 이곳까지 왔다고 보고할는지도 모르겠다. ^^
 
어쨋든 이곳 운남성은 고추가루가 들어간 요리가 너무 많아 특별히 한국 요리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이다.
 
시킨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요리이지만 꽤 맛이 있어 요리명을 종이에다 써 달라고 하니 종이를 자기 마누라에게 가져다 준다.   그러면 글씨를 못 쓰고 못 읽는 것인가 ?   
 
말이 안 통하니 그 이유는 알 수가 없다.
 
그렇게 하루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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