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태국여행기/미얀마 2004 여행

미완의 탑이 있는 밍군

정안군 2005. 6. 15. 09:25


 

오늘 계획은 오전은 밍군 , 오후에는 우베인 다리 갔다 오는 것으로 했다.   정보에 의하면 밍군행 배는 선착장에서 9시 출발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어제 만들레 힐 갔다 올 때 이용했던 사이카의 주인 칠라를 찾으니 이미 출동했단다.   다른 사이카를 타고 실실 선착장에 간다.   대개 평지라서 별 무리가 없는데 강뚝에 가까이 가니 약간 경사진 언덕이 나온다.   우리를 태우고 올라가기는 무리인 듯 해서 내려 달라고 부탁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내렸다.  

 

사이카를 탈려면 인간적으로 너무 미안하다.   특히 힘줄이 팍 서는 종아리 근육을 보면.   힘들게 언덕을 올라가길래 좀 밀어 주었더니 사이카 주인이 깜짝 놀라며 자기가 경험한 Customer(고객)중에 밀어준 사람은 처음이란다.   약간 으슥해지면서 '우리 한국에서는 이런 경우에 도와 주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영어가 짧아 'I'm Korean'이라고 정리한다. ^^;;

 

밍군 왕복 요금은 1인당 1500 짯이다.   실실 뱃놀이가 시작된다.   손님은 전부 부부다.   프랑스 사람들이 많고 서로 사진을 찍어 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두둥실 두리둥실 배 떠나간다.   조금은 위태해 보이는 작은 배도 있고>


<우리가 출발한 선착장>

 

역시 비가 많이 오는 나라는 비가 많이 오는 시기에 하는 여행이 제 맛이 나는 듯 하다.   추운 나라는 추운 시기에, 덥고 비가 많이 오는 나라는 그 시기에 해야 그 나라의 모습을 좀 더 맛깔스럽게 보는 듯하다.   물이 넘칠듯이 넘실거리는 강의 모습은 생동감이 넘친다.   물론 그 홍수로 인한 피해가 적지 않아 보였다.(매년 그런 것인지 올해만 특별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1시간 여를 가니 멀리 밍군탑이 보인다.


<우리가 타고 간 배.   오른 쪽 것>

 


<멀리 보이는 밍군 탑>

 

도착하니 여기도 어린 아이들 장사꾼들이 보통 극성이 아니다.   학교 다닐 나이에 이렇게 돈벌이 전선에 나서는 것이 좋아보이지는 않지만 이들의 삶이 그만큼 뻑뻑하리라 하는 생각이 드니 안스럽기도 하다.   여자 애들은 우리가 한국 사람인 것을 알자 은서와 준서 공세를 편다.   양산을 쓰여주기도 하고 부채를 부쳐 주기도 하는데 참 미안하기도 하고 성가시기도 하고 그랬다.

 

거대한 밍군의 거대한 미완성 탑에 가니 입장료가 다른 곳 뭐랑 합치면 3달러고, 이곳만은 1.5달러란다.   2명분 3달러를 주니 영수증까지 주는 것이 동네 사람들이 받는 입장료는 아닌 것 같고.

 


<거대한 탑>

흙벽돌로 만들어진 탑인듯. 노출된 부분이 흙벽돌이다.   신발을 벗고 뜨겁게 달궈진 벽돌길을 올라 꼭대기까지 가본다.

 


<탑 정상 부분에서 바라본 이라야디 강>


<탑 앞에 서있는 코끼리 부부. 히프만 보이네요 ^^  아는척을 하느냐 우리 팬들에게 이 놈이 나가아니냐고 했더니 분명히 코끼리라고 했는데 가이드북을 보니 사자라네요.  글쎄 사자인지 코끼린지 얼굴을 못봐서 원 ^^>

 

전망이 시원하고 앞에 펼쳐진 강의 모습이 아름다웠지만 너무 뜨거웠다.   실실 내려와 세계에서 가장 큰 종이 있다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아이들은 쉬지 않고 우리를 따라오며 뭐 한가지라도 팔아볼려고 애를 쓴다.


<종이 들어있는 건물 입구>


<우리를 따라오던 극성 팬들>

 

이 종과 우리나라의 에밀레 종은 어떠한가 ?   우리나라 에밀레 종도 한동안 내팽겨쳐저서 소들이 그 뿔을 갈았던 적도 있다 했다.   현재 밍군의 이 종은 거대한 낙서판인듯 했다.   그 낙서에는 우리의 자랑스런 한글도 한 몫을 하고 있었지만. 

 

선장장까지 다시 돌아와 선착장 왼쪽인 작은 동네쪽에 가서 나머지 시간을 보낸다.   이 곳은 극성 팬들도 없고 동네 사람들이 가끔 지나가는 한적한 길가다.   홍수 피해가 있는 듯 물가의 집들은 침수 피해를 입은 곳도 있었다.   그러나 집이 너무 단순 구조이고 가구도 거의 없어 피해는 아주 적어보였지만.

 

오후 1시가 되니 흩어졌던 우리 일행들이 배로 돌아온다.   이제는 만들레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인 것이다.   만들레로 돌아가는 것은 하류 방향이라서 시간이 훨씬 덜 걸렸다.   40분 정도.   기다리고 있던 사이카를 타고 밍밍 레스토랑에 가서 거나하게 점심 한판을 때린다.   4500짯 정도 나왔다.   엄청나게 먹었지만 역시 부담없는 가격.   완전히 이곳 식당의 여자 주인은 우리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   아마 통 크게 시켜서 때려 먹는 한국인의 저력을 보았으리라.  ^^;;

 

서양애들은 정말 많이 시켜 먹지 않는다.   샐러드에 빵 한쪽을 놓고 죽치는 모드에 들어선 아이들도 많이 보인다.   돈이 아까워서 그런지 아님 다이어트 때문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