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2007 여행

12. 오빠!!! 달려

정안군 2007. 2. 18. 15:17

 

1월 22일 월요일

 

오늘은 갈 수 있나?

 

예티 호텔에서 하루를 보낸다.   그런데 몸에 이상이 생겼다.   다리 쪽 피부에 모기에 물린 것 처럼 이상이 생겼는데 자꾸 범위가 넓어진다.

 

꽤 신경쓰이고...

 

아마 잘 닦지 못하는데다 먼지가 계속 상처를 심하게 하는 것 같은데...

 

또 하나는 코감기가 제대로 걸린 것.

 

완전히 코에 달린 수도 꼭지가 완전히 열린 것 처럼 줄줄 흐른다.

 

이런 증상이면 오늘 엠브란스타고 포카라로 갈 수 있을까?  ^^;;

 

타빠가 알아본다고 나가긴 했는데 잘 될 것 같지 않다.

 

어쨌든 타빠는 옆 팀 가이드와 함께 나가고 우리는 빵조각과 주스를 시키고 먹으면서 빈둥거리는데..

 

식당 안주인은 우리를 볼 때마다 한 마디한다.

 

 

주문했어?

 

오로지 아는 말이 그것 뿐인지....

 

꽤 돈을 번 모습인데 아직도 만족이 안되나 보다 ㅋㅋ

 

 

오스트리아 출신 처자 솔로는 비행기 일정이 바쁜 모양이라서 호텔 사장과 상의하더니 엠브란스를 탄다고 나갔는데...

 

우리도 그 엠브란스를 탈려고 기다린다 라고 말하려다가 그 처자가 더 바쁜 듯 해서

 

가볍게 Good luck을 해주었는데....

 

결과는 Bad luck가 되고 말았다.

 

중간 마을에서 파업 주동팀이 차를 통제하는데 엠브란스 약발도 이제는 안 받는다고.

 

덕분에 우리도 그 방법이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ㅎ

 

인연 이어가기

 

돌아온 타빠도 같은 소리를 한다.   오후에는 파업이 풀릴지도 모르니 기다리잖다.

 

마냥 기다리자고라?

 

 

리버 파크 호텔 사장에게 전화를 해보니 자기도 방법이 없다고...

 

안되면 걸어오면 된단다.

 

걸어 오라고?

 

60 Km가 넘는 거리를?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그런데 본인이 원해서 머무는 것하고 억지로 머물어야하는 것은 느낌이 다르다.

 

 

어쨌든 빠져 나가고 싶어 걸어라도 가자 생각하고 있는데 집사람이 어제 만난 람에게 전화를 해서 상의를 해 본단다.

 

해서 람이 그 친구 한사람과 같이 호텔에 왔는데

 

오늘 파업이 풀릴 가능성은 전혀 없단다.

 

그리고 언제 풀릴지도 모르고....

 

그래서 자기들도 포카라에서 오토바이를 불러 타고 가려고 했는데 구스마(KUSMA)라는 곳에서 통제를 하는데 차는 물론이고 오토바이도 이동을 못하게 막는단다.

 

해서 통제하는 구스마까지 걸어가서 거기서 오토바이를 만나 포카라로 갈 예정이란다.

 

우리도 같이 간다니 그러라고.....

 

빈둥거리느니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자 싶어 준비를 해서 호텔을 나선다.

 

 

람 일행 3명 그리고 우리 3명이 같이 베니를 나선다.

 

길은 차가 다닐 정도니 상당히 넓은데 포장길은 아니다...

 

하지만 오는 차도 없고 가는 차도 없으니 먼지 걱정은 없는데...

 

 베니를 나오면 강을 따라 길이 이어진다

 

1시간을 좀 넘게 걸으니 중간에 마을이 있어서 달걀과 과자로 요기를 한다.   계산은 람이 했는데 나중에 그 값을 쳐서 주라고 집사람에게 말하니 당근 생각하고 있단다.

 

달걀은 싸지만 과자는 수입품이라서 우리 나라와 별 차이가 없다.

 

다시 길을 나섰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람의 친구 두명을 만난다.

 

처음에는 기름이 없다고 거절하는 것 같았는데 람이 돈을 주머니에서 꺼내 그들에게 주니 좋다고 한 듯..

 

 

람이 나와 집사람이 이 오토바이를 타고 먼저 구스마 호텔에 가서 자기들을 기다리란다.

 

자기들은 걸어가면 한 3시간 정도 걸릴테니 그 호텔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기다리라고.

 

너무 고맙지만 그럴 수 없다고 하니

 

람이 자기들은 괜찮다고 그렇게 하란다.

 

해서 내 짐은 집사람이 지고 집사람 것은 타빠에게 그리고 타빠의 무거운 짐을 내가 지고 오토바이 뒤에 탄다.

 

정말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길은 험하고 생각보다 멀었다.

 

베니는 한 군의 소재지인데 그 길이 포장이 안 되어 있으니..

 

한참을 달려 아스팔트 포장이 되어있는 갈림길까지..

 

 

그곳은 마레둥가(MALEDHUNGA)라는 곳인데 바그룽(BAGLUNG)가는 길과 연결되는 곳이다.

 

 삼거리 마을의 안내판

 

 삼거리 작은 상점가

 

여기서 오토바이 기사들이 우리에게 차를 한 잔 사준다.      그러고 보니 내가 탄 오토바이 기사는 장갑도 없다.   안전도 그렇고 달리면 손이 시릴 정도인데...

 

고맙기도 하고 장갑도 없는 그 손이 안돼 보여 내가 끼고 있던 장갑을 그에게 주었다.

 

그런데 출발하려고 시동을 거든데 그만 그 시동 페달이 뚝 부러지는 것이 아닌가?

 

참 여러가지로 미안시럽구먼...

 

우리를 여기에다 놓고 다시 가서 람 일행을 데리고 오면 좋을 듯 한데 길이 너무 험해서 그런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구스마까지 계속 가자고...

 

밀어서 시동을 걸고 이제 포장된 길을 달려 오르막길을 가는데....

 

이번에는 체인인 끊어져서 완전히 오토바이가 엉망이 되어 버렸다.

 

 

이거야 원....

 

 

이번에는 유(YU)라는 네팔리가 등장.

 

 

이 사람도 한국에서 일한 적이 있는 사람.....

 

자기가 구스마 호텔까지 데려다 준다고...

 

다시 이거야 원.....

 

그래서 유의 오토바이로 옮겨탔고 다시 볼 줄 알고 여기까지 나를 태워준 친구에게는 인사도 없이 헤어졌는데 그대로 끝이었다.

 

 

오토바이로 가는 도중 중간에 나무자르는 일을 하고 있는 감독도 한국에서 일한 적이 있는 친구라고 류가 소개를 해준다.

 

웬 한국파가 이렇게 많은가?

 

우리를 데려다 준 곳은 구스마에 있는 호텔인데 인도계인듯...

 

뉴 프렌드리 호텔이다.

 

 

무엇을 먹을거냐고 해서 시간도 보낼 겸 그런다고 했더니 네팔 음식은 어떠냐고 괜찮다고 했다.

 

 

해서 가져 온 것은 인도식 음식인 듯.....

 

맛은 뭐...

 

카레 향 닭고기가 괜찮았고..

 

류는 이 동네 주유소 사장이란다.   한국에서 돌아온지가 꽤 되어 한국말을 많이 잃어버려 유창하지는 못하다.

 

 

이렇게 여러 사람들에게 정을 듬뿍 받으니 잘 해준 것도 없는 우리 나라의 사정인데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좀 여러가지 복잡한 감정....

 

한국 음식이 무척 먹고 싶다고.

 

특히 해장국, 삼겹살, 김치가 그리워 가끔 포카라에 나가 먹긴 하는데 김치 솜씨가 너무 없다고..

 

그래서 자기가 직접 담가 먹기도 한단다.

 

그리운 한국... 이들은 아직도 한국이 그립다.

 

유는 바쁜지 그대로 사라져 버렸다.

 

이 유에게도 그래서 인사도 못하고...

 

점심을 먹고 있는데 람에게서 전화가 왔다.

 

포장도로까지 나왔으니 좀 더 기다리라고.....

 

 우리가 점심을 먹은 호텔

 

생각보다도 이들이 오는 것이 늦어진다.   해서 골목길을 왔다 갔다 하며 시간을 보낸다.

 

오늘 포카라까지 갈 수 있을까?

 

안되면 이 호텔에서 자면 되겠지...

 

하는데 등장하는 오토바이 5인조 부대....

 

만세. 오빠 부대가 왔다  ㅎㅎㅎㅎㅎ

 

 

포카라에서 온 이들이 도중 람 일행을 만나 오토바이에 태우고 호텔로 돌아 온 것..

 

한 대씩 나누어 타는데 람과 그의 친구랑 두 명은 한 대에 몽땅.

 

 동네벽에 붙어 있는 영화 포스터

 

포카라로

 

한대씩 나누어 타고 포카라로 향한다.

 

머리 속에는 복잡한 생각...

 

우리가 이들에게 무엇을 해주었다고 이들이 우리에게 이토록 잘할까?

 

저물어가는 길을 오토바이로 열며 달린다.

 

조금 내려가니 대형 콘테이너로 길을 가로 질러 놓았다.

 

 

파업을 해도 확실히 하기는 한다...ㅎㅎ

 

 

 람 고향이라는 모디, 그곳에 있는 다리 - 별게 고마워서 ㅎㅎ

 

 

람의 고향 마을이라는 모디라는 곳에서 잠시 쉬고 다시 엄청난 고갯길을 오른다.

 

도중 나야풀도 지나니 고개 정상.

 

휴게소에서 잠깐 쉬며 먹거리를 즐긴다.

 

 

네팔 라면도 먹고 염소 고기도..

 

염소 고기는 노린내가 보통이 아니다...

 

계산을 하려는데 타빠가 잘 보더니 종업원에게 다시 계산하란다.

 

뭔가 계산이 잘못된나 본데 람의 한 친구는 오해를 해서 인지

 

I pay all

 

괜찮아 내가 내야지.

 

람에게 한국 방식 잘 알지 않냐고.   보스가 내든지 제일 연장자가 내는 것이 한국 방식이라고 말하고 미안해 하는 람을 달랜다.

 

깜깜해졌고 날이 무척이나 쌀쌀한데 오토바이를 타려면 완전 무장을 해야 한다.

 

완전 무장을 하고 오토바이로 달리는데 길은 차가 없으니 완전 우리 세상이다.

 

오른만큼 구불구불 내려가더니 그야말로 직선 도로...

 

 

달려!!! 오빠...

 

 

한참을 신나게 달려 리버 파크에 도착한다.  

 

사장과 스님의 열열한 환영....

 

람에게 오늘 비용을 주려하니 오토바이 렌트비는 정말 받을 수 없단다.

 

밥값을 우리가 냈으니 오토바이비는 자기가 동생들에게 잘 말하면 된단다.

 

허나 그럴 수 있나

 

오토바이 비용을 람에게 억지로 쥐어주며 한 마디한다.

 

"영원히 잊지 않을께요 !!"

 

우리가 오토바이로 돌아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한선생님은 우리가 저녁을 이미 먹은 것을 알고 혼자 식사하러 나갔는데 얼마 안되어 오늘 돌아올 예정이지만 아마도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던 서울팀이 막 들이닥친다.

 

우리나라 선교팀을 만나서 운 좋게 돌아 올 수 있었다고.

 

오늘은 리버 파크 호텔이 풀이라서 우리는 아래쪽 호텔로 서울팀은 위쪽 호텔로 옮긴다.

 

시설은 파크 호텔보다 조금 그야말로 쬐금 낫다.

 

 

다시 호텔로 돌아와 저녁 식사하러 나간 서울 팀을 기다리는데 식사가 길어지는 모양...

 

숙소로 돌아와 트레킹 경비를 한선생님과 마무리한다.

 

참으로 길고 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