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2007 여행

13. 포카라에서 빈둥거리기

정안군 2007. 2. 19. 16:43

 가이드 타빠와 함께

 

1월 23일 화요일

 

No Program

 

오늘 아침 파업이 풀렸다고...

 

어제 그 난리치며 돌아온 것에 비하면 싱거운 결론이다.

 

집사람은 김치찌게를 끓여 놓고서 서울팀을 준다고 기다린다.

 

전날 피곤했던 듯 좀 여유있게 도착한 서울팀과 늦은 아침을 함께 하는데 할머니 박선생님은 10년은 더 늙어 보인다.

 

아무래도 요 며칠 무리를 한 듯....

 

방이 나서 숙소를 리버 파크 호텔로 옮기고 계속 빈둥 모드....

 

점심은 그 동안 고생한 몸생각해서 서울팀과 함께 에베레스트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좀 거하게 먹는다.

 

포도주까지 곁들여....

 

확실히 노는 것을 봐도 서울 쥐와 시골 쥐는 다르다.

 

우리는 감히 그런 것까지는 생각조차도 못하는데. ㅎ

 

오후도 계속 빈둥 빈둥

 

 

3시 넘어 함께 시장에 가서 이것 저것 사오는데 점심을 너무 잘 먹어 저녁 메뉴는 다들 생각이 없다.

 

 

인기 품목은 역시 석류, 다음 순위는 없고 한참 내려가 겨우 포도..

 

석류 말고는 추천 과일은 없다...

 

오후 늦게 저녁 준비를 하고 돼지 불고기를 먹는데 역시 점심 덕에 그다지 맛은...

 

하긴 중간에 호박죽까지 먹었으니.

 

 

그래도 따토파니에서 백숙을 나눴던 처자 2명과 서울팀과 안나푸르나 라운딩을 같이 했다는 대구 여선생님이 나머지는 싹쓸이...

 

배가 부르니 소파에 마냥 앉아서 배 꺼지기만 기다리는데 윤선생님이 나타나 맥주나 먹으러 가자고...

 

나야 그렇지만 혼자 있기 심심해서 따라 나선다.

 

장작불이 펴진 레스토랑에 가서 맥주를 먹는데 나는 부지런히 팝콘을...

 

이를 안주 킬러라 하던가? ㅋㅋ

 

 

 

타빠와의 이별

 

도착하기는 어제인데 호텔 사장은 타빠와의 계산을 미루는 것 같다.   사장에게 좀 말을 할까 했는데 스님이 말씀하시길 그들만의 계산법이 있으니 그냥 두란다.

 

10여일이 넘게 집에 가지 못했던 타빠는 새옷으로 단장하고 무척이나 갈 시간을 기다리는 듯한데....

 

 

드디어 타빠가 집에 간단다.

 

여기서 2시간여를 차를 타고 가고 내려서 3시간을 걸어서 가야 한다는데 아침 일찍 보내주면 얼마나 좋아...

 

하지만 타빠는 집에 가는 것이 좋은지 그저 싱글벙글이다.

 

타빠에게 팁은 어제 주었고 오늘은 내가 입던 기능성 등산복을 준다.

 

면으로 된 옷을 입고 산에 오르니 옷이 몽땅 젖어 꽤 추워 하던 모습이 선해 새 것은 아니지만 선물하기로....

 

타빠에게 말해준다.

 

이것은 새 옷은 아니지만 가볍고 따뜻하니 다음에 산에 갈 때 꼭 이 옷을 입고 가세요....

 

일주일이 넘게 우리 시중을 들던 타빠와는 그렇게 헤어졌다...

 

 

룸비니행

 

내일은 한선생님과 서울팀의 유와 할머니 선생님은 룸비니에 가기로...

 

우리 부부는 버스에 질렸고 윤선생님은 어째 서울팀에서 왕따 당하는 분위기이다.

 

우리는 하루 더 이곳에서 빈둥 모드로 지내기로.

 

    

로컬 버스 정류장 앞에서 돼지 고기를 사고

 

 다시 찾은 로컬 버스 정류장 - 여전히 정신없다

 

 

1월 24일 수요일

 

다시 사랑곳에 오르다

 

새벽에 시끌벅적하게 카투만두가는 사람들과 룸비니가는 사람들이 떠났는데 그냥 잠을 계속...

 

아침에 일어나보니 윤선생님은 사랑곳 일출보러 혼자 나갔다고...

 

우린 라면으로 아침을 먹는다.

 

원래는 호박죽을 먹으려고 했는데 아침에 출발하는 사람들이 몽땅 먹고 갔다나....

 

이런...ㅠㅠ

 

요즘 계속 안개가 잔뜩 끼고 날이 흐려 상당히 을씨년스러웠는데 모처럼 날이 좋단다.

 

어제도 그랬고 그동안 마차푸차레도 보이질 않았었다고.

 

하긴 이 날씨때문에 일정이 망가진 사람들이 꽤 많은 모양...

 

월요일에는 비행기도 뜨지 않아서 대한 항공으로 나가야 하는 사람들이 포카라에서 카트만두로 이동을 못해 상당 수 인원이 대기 상태라고...

 

날은 좋은데 특별한 일은 없으니 다시 사랑곳에나 올라가기로 한다.

 

나 혼자 가려고 하니 집사람이 걸려 올라갈 때는 택시로 가서 내려올 때만 걸어오기로 했는데...

 

요놈의 택시들이 one way로는 갈려고 하질 않는다.

 

해서 산에 별 흥미가 없는 집사람은 호텔에 남으라고 하고 나만 다시 걸어서 산에 오른다.

 

다시 오르는 길..

 

날이 퍽 좋아 반팔과 얇은 바지가 어울릴 날씨이다.

 

한번 올라가 본 길이라서 크게 새롭지도 않고 흥미도 역시 덜하다.

 

1시간 30분 정도 걸려 사랑곳에 오르니 요금받는 네팔리 청년이 나보고 럭키하단다.

 

나는 혼자 말한다.

 

럭키가 아니고 날이 좋아 올라온 것이다...

 

럭키는 우연이 아니고 이렇게 만드는 것이란다.

 

다시 앞에 펼쳐진 설산... 

 

전보다 꽃들이 더 많이 피었다

 

유채꽃도 더 색이 진해졌고

 

전에 오를 때 이 집 꼬마는 상당히 친절했었다.  돈 달라 소리도 없이

 

멀리 보이는 사랑곳

 

다시 보이는 설산

 

역시 감동은 덜하지만 장관은 장관이다.

 

저번보다는 구름이 적어 좋은데 가스가 더 끼어서 선명하지는 않다.

 

확실히 처음 왔을 때보다 낮에는 가스가 더 많이 낀다.

 

 마차푸차레

 

 

 

 

 

 

 

 

사랑곳 전망대에서 보이는 산을 설명한 판 - 다울라기리가 대장이다

 

빵 하나를 꺼내 먹고 있는데 한국 처자 한 명이 올라온다.

 

저번에는 도봉산 분위기였는데 오늘은 서양애들 몇 명만 있는 조금 쓸쓸한 분위기였는데...

 

이 처자도 걸어서 왔다고.

 

걸어서 온 사람을 보면 더 반갑다..

 

역시 산은 걸어서 올라야 제 맛이지 ㅎㅎ

 

사진기가 시원찮다고 해서 내 사진기로 사진을 찍어주고 메일로 보내주기로 했는데 메일을 적으려니 볼펜이 없다.   이런...

 

내일 그린 라인 버스로 카투만두에 간다는 것을 우리가 타고 갈 골든 라인 버스로 착각을 해서 버스에서 만날테니 그 때 해결하자고 했는데.....

 

그만 다시는 못만나고 만다...

 

해서 약속을 어긴 사람이 되어 버렸다...

 

혹시 이 글을 읽으면 메일을...

 

사진을 잘 보관하고 있으니..

 

 

천천히 내려와 호숫가 카페에서 차 한잔하고 돌아오니 4시간 정도 걸렸다.

 

호텔에 들어서니 집사람이 호텔 입구에서 열리는 결혼식장에서 점심을 먹으란다.

 

윤선생님과 자기도 축의금까지 전달하고 점심을 먹었다나...

 

그렇찮아도 결혼식하는 것이 흥미있어서 좀 보고 왔었는데 잔치는 어떤지 궁금...

 

해서 피로연장에 가서 부페 스타일의 점심을 먹는데 맛은 그럭저럭...

 

여자네가 상당한 부자란다.

 

여자네는 혼수와 지참금이 상당해서 웬만한 부자가 아니면 결혼할 엄두도 못낸다고...

 

신부가 꽤 미인이다.   둘 다 힌두 의식 중에 있어서 엄숙 모드

 

하루 종일 저러고 있으니 상당히 피곤하겠다만.....

 

오후는 다시 빠진 일기를 정리하며 빈둥 모드...

 

사랑곳에 올라가는 입구가 있는 마을

 

사랑곳

 

호숫가 레스토랑

 

 호숫가 카페 - 차 한잔 우리돈 단돈 300원

 

  

 결혼식장 장식

 

 

집사람은 고전 중

 

내일 카트만두로 가려고 골든 버스를 예약한다.   이 버스가 그린으로 이 때도 착각했다.

 

그저 나이먹으면 죽어야....

 

윤선생님에게 내일 계획을 물으니 No Program이란다.   날이 퍽이나 좋아 햇볕 쬐기를 하며 오후를 보내는데...

 

집사람이 내 감기를 옮은 것 같다.   나는 그만 그만 해졌는데 집사람 코에서는 나보다 더 심하게 줄줄...

 

생강차를 끓이고 여기다 꿀을 넣어 먹는다고 사러 가자하여 나섰는데 결혼식이 절정이었다..

 

꼭 이런 때 사진기를 안 가져온다...

 

신부는 승용차에 타고 악대가 앞에서 연주를 하는데 악대 복장은 완전 자유 복장 ㅋㅋ

 

저녁은 다시 스테이크로....

 

오늘은 고기가 좀 작아졌다.

 

 

오늘 식당은 한국 사람판이다.   어쨌든 잘 먹고 독일 빵집에서 빵을 좀 사서 올라오는데 윤선생님이 혼자 저녁 먹으러 나간다.

 

더 좋은 스테이크집을 알았다고....

 

허나 우린 그 집과 인연이 없다....

 

 

호텔에서 숙박객들과 환담을 한다.

 

티벳을 꼭 가야겠다는 청년이 있다.

 

도전 정신은 좋으나 여행은 도전이 전부는 아닌데....

 

하긴 그런 여유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생기는 것이라 지금 아무리 다른 사람이 만류를 해도 소용이 없다.

 

 

식사를 하고 돌아온 윤선생님도 내일 우리와 같이 카투만두에 간다고...

 

 

혼자 여기 남아 있기도 그렇고 호텔 사장도 더 이상 빼 낼 것이 없는 사람이 혼자 방 하나 차지하고 있는 것이 좋질 않으니 자꾸 가라고 하고....

 

 

여럿이 같이 다니다 혼자 남아 있으니 좀 보기가 그렇다.

 

 

1월 25일 목요일

 

다시 카투만두로

 

집사람 감기가 더 심해졌다.   호텔 주인과 인사를 나누고 이른바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한 남자가 입구에 서있다가 버스를 물어보고 친절히 안내하는데 결과적으로는 남는 시간에 자기가 마련한 의자에 앉아 커피사먹으라는 것....

 

차 한잔에 40 Rp이니 꽤 비싼 것인데 많은 사람들이 먹고 있으니 대단한 수완이다.

 

오늘은 어제보다 날씨가 더 좋아 멀리 안나푸르나 연봉이 뚜렸이 보인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7시 30분 버스는 출발하고 아마 다시는 볼 수 없을 길을 달린다.

 

집사람은 멀미에 계속 고전이다.

 

역시 왔던 되돌아가는 것은 재미가 덜하다.

 

포카라 올 때 같이 왔던 짝퉁 스님을 다시 만나는데 보면 볼수록 어딘지 모르게 사기꾼티가 나는 것같다.

 

촌 구석에도 곳곳에 ENGLISH BOARDING SCHOOL이 있는 것을 보니 여기도 영어 광풍이 불고 있는 것 같고....

 

올 때보다는 꽃들이 더 많이 피어있긴 하지만 얼마 안가서 안개가 자욱한 길로 바뀌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로 변하고 버스는 그 길을 달린다.

 

밥 한술 먹고 지겹게 오르막을 오른 끝에 왕궁 앞 도로에 도착한다.

 

 

윤선생님과는 이따가 짱에서 6시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우리 부부는 택시로 빌라 에베레스트에....

 

 

저번에 히말리아 원정대를 인솔해 갔다는 사장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우리는 다시 노부 링카 호텔에 체크 인....

 

팁 20 Rp를 받은 호텔 보이는 돈을 받은 값을 하느냐 이것 저것 설명하는데 히터 넣는 것까지 알려 주었다.

 

 

저번에 에어콘인줄 알고 틀지 않아서 달달 털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있는 히터를 몰라서 못썼다니...

 

이런....

 

 

히터를 틀긴 해도 빵빵하게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야 낫긴 한데...

 

좀 쉬다가 시내로 가서 침낭을 반납하고 노스페이스 매장에 가서 겉옷 하나를 장만한다.

 

아주 가볍고 마음에 든다.

 

짱에 가니 어제 포카라에서 본 얼굴들이 많이 보인다.

 

 포카라 고속 버스 정류장(?)

 

중간 고속도로 휴게소 식당

 

휴게소 식당

 

고속 버스는 선풍기로 무장

 

버스가 도착한 왕궁 앞 도로

 

6시쯤 되니 룸비니에 갔던 팀이 돌아온다.   한선생님은 우리를 만나러 빌라 에베레스트에 갔다고 해서 그곳에 전화를 해 이곳으로 오라고 하고...

 

저녁은 한국 사랑으로...

 

원래는 삼겹살을 먹으려고 했는데 상태가 안 좋아 고기가 싫다는 사람이 있어서 백반으로 하는데..

 

역시 맛있다.

 

이곳은 네팔리 청년들이 동업을 한 식당인데 손님은 한국인들보다는 네팔리들이 더 많다.

 

처음에는 이해가 잘 안되었는데 이제는 왜 그런지 이해가 된다.

 

 

한국에서 일하고 돌아온 사람들이 많아 그들이 한국 음식 문화를 주도하는 것...

 

그 중에는 네팔 스님도 삼겹살을 즐기고 있었는데 우리가 보기는 좀 어색하지만 이들은 당연한 것이라고...

 

 

 호텔 앞 동네 빨래터 - 지하수를 이용한 시설이다

 

우리 호텔 노부 링카

 

호텔 건물 - 입구가 좀 거시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