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인도네시아 태국여행기/말레이 태국 인도네시아 2009 여행

마닌자우 들여다 보기

정안군 2009. 8. 24. 10:32

8월 7일 금요일


아침 분위기 좋을 때 버스 내린 곳에서 우리 호텔 사이에 있는 숙소 사정이 어떻한지 알아보기로 하고 산책 겸해서 이곳 저곳 둘러 본다.

 

버스 정류장 건너편에는 아마도 장이 서는 듯 장터 자리가 있는데 오늘은 장날이 아닌 듯 한산하고 남쪽으로 조금 더 이동하니 그 쪽은 그저 평범한 동네로 이어진다.

 

기웃거리며 홈스테이나 방갈로를 들러 보는데 결론은 우리가 머무는 곳이 가장 좋다.

 

 딩동댕.

 

아침은 호텔에서 토스트.

 

꿀로 처리한 토스트가 맛이 괜찮다.

 

아보가도 주스가 있으면 좋으련만 그 주스는 없어서 바나나 주스로 하는데 바나나 한 두개는 한 컵에 넣은 듯 뻑뻑하다.

 

이곳은 먹을 것이 좀 빈약한 동네이다.

 

간식거리도 별로 없고 그렇다고 맛있는 식당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구멍가게에 진열된 과일은 완전 골동품 수준에.

 

뭐 할 수 없지.

 

그냥 지내다가 가는 수 밖에.

 

어제 이 호텔로 걸어오다가 중간에 여행사가 있어서 파당 가는 교통편을 알아보니 택시를 대절하면 30만, 7명이 쉐어하는 Kijang이면 일인당 6만이라고 들었다.


이 호텔을 운영하는 두 젊은 부부가 좋아 보여 웬만하면 이곳을 이용하려고 가격을 알아보니 쉐어가 8만이란다.


내가 잘못 들은 것인가?


집사람이 6만만 더 내면 자유롭게 가니 대절해서 간다고 가격을 물어본단다.


그러더니 40만이란다.


뭔가 이상해서 영어가 가능한 여자 주인을 불러 물어보니 30만은 에어컨이 없는 것, 40만은 에어컨이 있는 차라고.


기분이 상했다.


커미션은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속이면 안 되지.


직접 중심가에 나가서 알아보잖다.


해서 만난 Jack


Bagoes Cafe Jack' Place라는 카페의 주인장 Jack


어린 딸과 젊은 부인과 함께 사는 재미있는 친구이다.


이 친구의 수단에 취해 여러 가지를 한다.


집사람의 강력한 소원대로 내일로 다가 온 인도네시아 마지막 밤은 파당 4성 호텔 Bumi Minang 호텔에서 자고 오늘 오후엔 호수 한 바퀴 투어 그리고 파당까지 대절 택시가 우리 아니 우리 집사람 선택이다.


택시 가격은 파당 공항까지는 30만, 시내 중심까지는 35만이란다.


돈이 모자란 듯해서 호텔과 투어비는 카드를 사용하기로 했는데 이 카드가 결론은 사용 불가였다.


원인은 잘 모르고.


결론은 카드 덕에 돈 벌었다.


이곳에서는 또바호수 가는 벤츠 버스를 운행하고 있었다.


부킷팅기에서도 있겠지만 이곳에서 또바로 가려면 그나마 좀 비싸더라도 이 버스를 타면 좀 나을 듯.


일반 버스 특히 밤차를 타면 손님들이 모두 담배를 피워 대서 아마 극기 훈련 수준이 될 듯하다.


나도 미얀마에서는 17시간 정도 걸렸던 버스에 겁 없이 도전했었는데 이 정도에 겁내는 것을 보면 나이를 먹긴 했나보다.


일단 그렇게 Jack와 계약을 하고 돌아와 1시까지 자유 시간을 갖는다.


뉴질랜드 할아버지는 먼저 호수 일주 투어를 했나보다.


호텔에서 좀 위로 가면 장이 섰다고.


장하면 귀가 번쩍하는 모녀는 구경나가고.


뭐 한 삼십분 쯤 지나 돌아왔는데 손에는 두리안이다.


한 통에 천 Rp이었다나.


진동하는 냄새.


그래도 푹 익으니 맛이 더 좋긴 하네.


차가 와서 투어를 나서는데 할아버지는 바로 부킷팅기로 돌아간단다.


참 대단한 인연인데 헤어짐이 아쉽다.


다른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데 이 할아버지는 한국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고 한국 음식도 좋아한다고 우리에게 특별히 친절했었다.


참 서양이나 이곳이나 한국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거의 10에 9은 남이냐 북이냐를 묻는다.


자기 깐에는 많은 지식이 있다고 자랑삼아 이야기하는 것이겠지만 좀 한국 사정에 관심이 있으면 나올 질문이 아니다.


처음에는 북한은 그 나라 백성들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라고 대꾸를 하다가 나중에는 귀찮아 코리아는 하나야 이렇게 말해주었다.


말하고 보니까 좋더구먼.


미니 버스를 타고 호수 일주 투어에 나선다.


사실 호수 둘레를 자전거로 돌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호텔 앞 교통 사정을 보고 단념했었다.


차도도 좁고 자전거에 신경 써줄 분위기가 아니었다.


그런데 중심가에서 남쪽으로 가니 그곳은 아주 한적한 분위기이다.


경제적으로도 좀 차이가 나는 듯 하고 전통 모습이 그나마 있는 곳 이었다.


야!!! 이곳을 자전거 여행을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곳곳마다 마스지드는 다 있어서 우리나라 교회만큼이나 흔했다.


세 시간 정도에 걸쳐 한 바퀴를 돌고 오니 뉴질랜드 할아버지는 없었고 그 방은 대신 영어권 청년 두 명이 대신했다.


나머지 방 하나는 자전거를 가지고 온 독일인이 들어와 있었다.


처음에는 빌렸나 했는데 투어링용 자전거였다.


하여튼 자전거를 좋아하는 독일 사람다운 행동이다.


호수 투어 중에도 열 댓 명 정도의 서양 청년들이 자전거로 호수 일주를 하고 있는 중이어서 보기가 참 좋았고 사실 부러웠다.


확실히 동양 사람들이 소극적이라면 서양 사람들은 적극적인 면이 있다.


여행도 동양 사람들은 그냥 보고 즐기는 것이라면 서양 사람들은 직접 체험해보는 쪽을 좋아하는 것 같다.


돌아오는 중 괜찮아 보였던 호텔이 있어 조금 올라가 보니 Pasir Panjang Permai Hotel이 있었는데 LP에 나왔는지 웨스턴들이 좀 있었다.  


Pasir는 모래, Panjang은 길다라는 뜻이라고 그러니까 Pasir Panjang은 영어로 long sand인데 롱은 무슨 롱, 거의 없다고 해도 될 만한 길이인데.


어쨌든 그 호텔 로비는 좋아 보이지만 방은 그저 그런 수준이다.(나중에 확인해 보니 내가 묵기로 계획했던 호텔이 여기였다)


저녁 무렵 카드 승인을 위해 부킷팅기에 갔던 Jack에게서 연락이 왔다.


카드가 승인이 안 떨어져서 못했다고.


일부러 내 카드 처리 때문에 부킷띵기에 간 것 같은데 그 Jack에게 미안하다고 하니 No Problem이란다.

 

우리가 Cafe에 갔을 때에는 아직 Jack이 도착 전이라 간 김에 터미널 분식집(?)에서 라면을 먹는다.


집사람이 주방에 들어가 우리 입맛대로 조리를 하니 신라면 비슷한 맛이 나고 좋다.


어제 저녁은 노을이 아름답더니 오늘 저녁은 마치 잉크를 풀어 놓은 듯한 구름이 있는 풍경이다.


그 너머로 번개가 번쩍거리고 잠시 뒤에는 우르릉 꽝.


참 자연은 다양한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오늘은 신용 카드와 Jack이 하루를 재미있게 해주었다.

 

 

 새벽 무렵 - 아직 달이 서쪽에 걸려 있다.

 

 동틀 무렵 - 조금씩 서쪽 하늘도 붉은 기가

 

 동네 망고는 다시 시작을

 

무슨 나무인가? - 열매를 주어서 살펴보니 먹는 것은 아닌 듯 

 

 동네 초등학교 - 등교가 이르다

 

 우리는 이렇게 넓은 나라란다. - 니네들 좋겠다

 

 무아로 비치 방갈로 - 귀곡 산장 분위기였다

 

 

 

 이곳도 추천 대상은 아니고

 

 여기는 동네 온천 - 여자는 입장 불가

 

 마닌자우 남쪽 동네 가정 집

 

 

 

 

 

 

 

 유일한 우리 부부 사진 - 장모님 솜씨라서 사진이 외과 수술이 되었다.

 

 분위기 좋은 길 - 자전거로 달리면 얼마나 좋을까 좋을까 좋을까

 

 

 

 저 건너는 우리 호텔이 있는 곳이다

 

 모처럼 좋은 버스 만나 반가워서 찰칵 - 요 놈이 또바 가는 놈

 

 영어로 Long Sand Hotel - 웨스턴들이 많다.

 

여행 팁

 

누가 다음에 이곳에 가거든 꼭 자전거 일주에 도전을 해 보세요.

 

자전거 렌탈이 가능하고 넉넉하게 아침 일찍 출발하고 쉬며 쉬며 돌면 재미가 있을 듯.

 

미니 버스로 한 바퀴 투어 하려면 기사와 직접 교섭하세요.

 

장도 여기저기에서 서니 호텔 주인에게 정보를 얻으면 좋구요.

 

이 때는 두리안 시즌이라서 두리안은 동네 개똥 만큼이나 흔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