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모스크 그리고 이슬람 아트 박물관 그리고 다시 사바 세계로

8월 14일 금요일

오늘은 집으로 돌아가는 날.

밤 11시 출발이라서 뭘 충분히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나머지 시간에 무엇을 할까 아님 무엇을 빠트렸을까 생각해 보았더니 국립 모스크와 이슬람 아트 박물관이 자꾸 마음에 남는다.

그래 그곳을 가보자.

국립 모스크는 Kelana Jaya선을 타고 Pasir Seni에서 내리면 얼마 안 되는 거리이다.

갈 때 지도를 가지고 가질 않았더니 좀 헛갈리기도 하는데 국립 모스크의 첨탑이 워낙 길잡이 노릇을 잘해 좀 돌아가서 그렇지 못 찾아갈 수는 없는 길이다.

이슬람은 금요일이 성일임을 깜박했다.  

대개의 말레이시아 주는 토요일과 일요일을 휴일로 하고 있지만 몇몇 주는 아직도 금요일과 토요일을 휴일로 하는 등 나름 전통을 지키나가는 중이란다.

오늘 국립 모스크는 겉 구경만 가능하고 안쪽으로는 무슬림이 아닌 사람은 입장이 허락되질 않았다.

안에 들어가서 좀 구경하려고 긴바지를 입고 왔는데 헛수고한 셈.

다음은 이슬람 아트 박물관으로 가려고 했는데 국립 모스크 후문쪽을 정문으로 착각하고 그 안쪽 길로 더 들어가서 찾으려다 헛다리품만 팔았다.

여자 경찰에게 물어보았는데 엉뚱한 방향을 알려주어 날도 더운데 괜한 고생을 더했다.

국립 모스크 정문 쪽에서 공원 쪽으로 가면 이슬람 아트 박물관이 나온다.

아주 정갈한 외양의 건물이다.

에어컨이 시원한 건물 내부로 들어가면 분위기가 차분해지는데 입장권을 파는 두 명의 남녀는 이슬람의 정숙함을 표현하려고 일부러 그러는 듯 온갖 엄숙한 모습에 그런 표정을 가지고 있다.

내부 시설은 깨끗하고 참 잘 꾸며져 있다.

일단 엘리베이터로 2층으로 간 다음 천천히 구경하면서 내려오면 된다고.

하지만 사진 촬영은 절대 안 된다 하여 좀 아쉬웠다.

널찍한 공간에 각 나라에 있는 모스크 모형과 설명 그리고 인도 무굴제국의 유품들과 중국 이슬람의 이모저모가 전시되어 있는데 중정원의 분수가 인상적이었다.

말레이시아의 이슬람 유품은 거의 없고 남의 나라 것만 있어서 좀 그렇긴 한데 좀 폐쇄적인 중동 지방에 비해 그래도 전통을 잘 지키고 있고 살 만큼 살면서 나름 개방적이라 할 수 있는 말레이시아가 이슬람의 대표 주자가 되고 싶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건물 배치는 아랍 이슬람 양식의 전형인 ㅁ자 건물 형태에 가운데 중정원을 두고 분수로 장식한 모티브를 소재로 한 것 같다.

아무래도 현대 건물이다보니까 옛날의 건물들에 비해 좀 단아한 멋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이슬람 문화를 표현하는데 부족함은 없어 보였다.

나름 괜찮기는 하지만 뭔가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국립 모스크 정문에 가니 많은 관광객이 입구 근처에서 사진 찍는 것으로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마음을 달래고 있었는데 날이 몹시 뜨거워 양지쪽은 서있기조차 힘든 날씨이다.

중국 시장도 가고 싶었지만 2시에 점심 식사 약속이 있어 집으로 돌아온다.

아마 이것으로 이번 KL 시내 구경은 끝인듯하다.

날이 무척 덥고 아침에 역까지 걸어가느냐고 힘을 빼서인지 몸과 마음이 늘어져 오후에는 집에서 잠을 즐겼다.

왜 더운 나라 사람들은 시에스타를 갖는지 알 것도 같다.

저녁은 다오래에서 우거지 갈비탕으로 한다.

특별히 우리를 위해서 삼겹살을 준비했다고 하는데 별로 먹고 싶지 않고 해서.

다오래는 중국 사람들 입맛에 맞추어져서인지 음식이 전반적으로 달아 특별히 먹고 싶은 음식은 없었고 그나마 우거지 갈비탕이 나은 듯.

공항까지는 콜택시를 이용한다.

운전기사는 사람도 점잖고 택시도 얌전하게 몬다.

요금은 70 RM이라는데 집사람이 팁을 10 RM이나 주었단다.

역시 나올 때는 이제 끝이라는 생각도 있고 더 이상 이 곳 돈이 필요 없어서 마음이 너그러워지나 보다.

11시 40분 출발을 기다리며 공항에서 긴 기다림이다.

비행기는 만석인데 교회에서 단기 선교를 갔다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메단까지 갔다가 오는 사람들도 있었고.

단기 선교라는 표현은 분명 문제가 있다.

차라리 문화 체험이 나을 듯하지만 이 편과 저편 서로의 코드에 잘 맞아서 거창한 표현으로 두리 뭉실 넘어가는 듯하다.

이제 다시 아쉽고 슬프지만 태어난 내 나라로 돌아간다.

너무나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는 그 나라로.

벗어날 수만 있으면 벗어나고 싶지만 아직은 그 때가 아닌 듯.

영감

왜 불러

경제 살려라 뽑아준 우리 대통령 못 봤소

보았지

어딨소

미국 경제 살린다고 미친 소타고 설치데

미쳤군 미쳤어 미쳤군 미쳤군 미쳤어

어쩐지 비호감이라더니

마누라

왜 불러요

담벼락에 세워둔 삽 한 자루 보았나

보았죠

어딨나

대운하 판다고 명박이가 들고 갔소

미쳤군 미쳤어 미쳤군 미쳤군 미쳤어

평생 삽질만 하라지

(한겨레 21에서)

국민이 뽑아준 대통령이 동네 강아지보다 못한 취급을 받고 그를 뽑아준 국민들은 그 대통령에게 마찬가지 취급을 당하는 나라.

사이코패스라는 단어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다음이나 네이버에 물어보게 된 원인 제공자.

물론 모든 원망은 그 한 사람에게 돌아가지만 정말 그럴까?

IMF 이후 돈이 모든 것은 지배하는 이상하고 이상한 우리나라.

그런 모습이 분명 잘못된 것을 알지만 거기서 벗어나기가 정말 쉽지 않은 나라.

언제 우리는 돈이 모든 가치를 지배하는 세상을 벗어나서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나라가 될까?

그런 나라가 속히 오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아직도 용산 참사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보낸다.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들.

그래도 기다리련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그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나는 또 무엇을 해야 하는가?

 

 국립 모스크 - 이쪽이 정문인줄 알고 좀 헤멧다

 

오늘이 금요일이라서 선 난장인듯 

 

 왼쪽으로 나비 전시장과 공원으로 향하는 길

 

 이슬람 아트 박물관 외벽 장식

 

  이슬람 아트 박물관

 

국립 모스크에서 이슬람 아트 박물관을 거쳐 공원으로 가는 길 

 

 국립 모스크

 

 말레이시아 철도국 건물

 

 말레이시아 철도국 건물 - 마징가 Z가 생각나더라

 

 역시 이슬람하면 물과의 조화이다

 

 

 국립 모스크 첨탑

 

제일 예술적이라는 아랍 문자 - 그림인 듯 글씨인 듯 

 

아파트의 수영장 - 이 곳은 발도 못 담궈 봤다 

 

 KLIA 

 

  KLIA 

 

 게이트 앞의 휴게 시설 - 공항에서 하루 밤을 잘 경우 이곳에서 보내면 좋겠다

 

우리 집 정원은 들 풀이 마구 마구 자라 잘 하면 호랑이가 새끼 키울 정도가 되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