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인도네시아 태국여행기/인도네시아 수마트라 2010 여행

구능 시바약을 오르다 - 1

정안군 2010. 2. 12. 09:58

 

 

미낭까바우 동네 부끼팅기와 바딱 동네 브라스따기는 비슷한 점이 많아요..

 

둘 다 파당과 메단이라는 해안가의 무지 더운 날씨를 피해 시원한 날씨 속에 편히 쉴 수 있는 고원지대라는 점이 그렇구요...

 

그리고 미낭까바우 민족과 바딱 민족의 본바닥이라는 것도 그렇구요..

 

그런데 내 생각으로는 부끼팅기보다는 브라스따기가 훨씬 좋은 것 같더라구요.

 

왜냐하면 브라스따기에는 쉽게 올라갈 수 있는 시바약 화산과 온천이 있어서 그렇지요.

 

그럼 그 좋은 구경거리 시바약을 가보실래요?

 

일기를 보니까 오후에는 비가 쏟아지는 것 같아서 아침을 먹고 바로 화산에 다녀오는 것으로 일단 계획을 잡았어요.

 

네 시간 정도면 되겠더라구요..

 

그래서 9시 출발하여 1시에 돌아온다고 집사람에게 일단 말해두었어요...

 

집사람은 다리가 고장이 나서 갈 수가 없었어요.

 

 

 

일단은 염장질부터...

 

호텔에서 부페식으로 제공한 아침을 먹습니다.

 

분위기가 좋지요?

 

역시 돈이 좋기는 좋아요..

 

 

 

저는 일단 빵으로 속을 달랩니다..

 

그리고 주스도 무지 많이 먹는 편이지요..

 

 

자기 취향에 맞는 호텔에 왔다고 기쁨에 젖어 있는 아무개 마담입니다.

 

 

각 식탁마다 요 놈이 놓여 있는데 이 놈이 있으니 분위기가 좋더군요..

 

하나를 가져다가 집 식탁에다 올려 놓고 싶었답니다.

 

불을 피운 재료가 뭔지 물어보니 프라이드 오일이랍니다..

 

그러니까 식용유...

 

식용유야 많은데 저 용기와 심지는 무엇으로 하면 좋을까요? 

 

이렇게 식사를 마치고 물 한병과 혹시 몰라서 윈드 자켓과 호루라기를 넣은 가방을 메고 산에 오릅니다.

 

여행기를 읽어보면 중간에 강도도 나왔다고 하고 또 길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해서리 혹 길을 잃으면 호루라기가 도움을 줄까 생각을 했지요..

 

또 비가 올지도 모르지 우비 대용 윈드 자켓도 챙겼구요.

 

그런데 사실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어쨌든 우리 호텔에서 시바약 가는 길은 호텔 모퉁이를 돌면서 시작됩니다.

 

걸어가도 되지만 걸어가게 그냥 두지 않는 앵콧을 타면 금방입니다.

 

 

여기가 종점입니다.

 

250,000Rp를 내면 꼭대기까지 데려다 준다고 하지만 미쳤나요?

 

종점의 식당에서 1,500Rp를 입장료로 내고 공책에다가 신원을 적습니다.

 

몇 팀이 올라갔네요.

 

이 동네 가는 앵콧 색을 에메랄드 그린이라고 하나요?

 

사진과 같은 색입니다.

 

요금은 1,500인지 2,000인지 잘 모르겠어요...

 

사실 1,500이라고 하면 500 짜리는 동전인데 그 동전 쓸 일이 거의 없어요..

 

해서 우리는 그냥 2,000을 주고 다녔답니다.

 

 

이런 길을 계속 오릅니다.

 

아니 한 동안 오르고 내려가고 하네요..

 

사실 중간에 산 속의 마을이 있어서 그 동네 사람들이 가끔씩 오토바이나 미니 버스로 다니곤 합니다.

 

강도가 나타난다면 그 동네 사람일텐데 중간 중간 만나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순박한 사람들이었어요.

 

그러니 강도 걱정은 붙들어 매셔도 될 듯...

 

가끔씩 저렇듯 햇살이 뜨겁게 비취는 길도 있지만 대개는 짙은 밀림 속으로 난 길을 따라 가기 때문에 햇빛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물론 정상부는 다르지만요..

 

중간에 갈림길이 나오지만 하나는 동네 가는 길이고 또 하나는 산 중턱을 가로질러서 온천 가는 길이니 헛가릴 일도 없어요..

 

급경사 부분이 나오는데 그 급경사는 조금 힘듭니다.

 

그런데 프랑스에서 온 뚱뚱이 아줌마가 올라올 정도니 천천히 올라오면 누구든 되겠더라구요.

 

길은 콘크리트 포장이 아주 잘 되어 있습니다.

 

이것 때문에 스포츠 샌달을 신은 나는 무릎에 충격이 가더군요.

 

등산화가 있으면 좋습니다.

 

하지만 무지막지하게 샌달을 신고 오른 사람도 있으니 그 난이도를 짐작하시겠지요? 

 

 

큰 길이 끝나는 이 지점에서는 조금 신경을 써야 합니다.

 

여기서 한 인도네시아 청년 둘을 만났습니다.

 

자신들이 전문 가이드라고 하더군요..

 

여기서부터는 위험해서 가이드 없이는 가기 어렵다고 합니다.

 

실종... 미씽..

 

이런 단어를 적당히 섞으며..

 

얼마냐고 하니 10 $랍니다.

 

좀 웃음이 나왔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이 없다니까 호텔에 돌아가서 줘도 된다고 하네요.

 

좀 뒤에 프랑스 부부가 오니 그 사람들에게 제의를 해봐라고 말을 끊었죠..

 

 

사실 이 산을 오르는 줄 알았답니다.

 

그래서 약간 겁 먹기도 했는데 그게 아니지요...

 

ㅎㅎㅎㅎㅎ

 

 

여기서 오르는 길은 왼 쪽 약간 절벽처럼 깎여진 부분을 잘 살펴보면 세미 클라이밍을 해서 오르는 길이 있습니다.

 

잘 찾아봐야 됩니다..

 

일단 오르면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오솔길이 나오죠..

 

그 길만 따라 올라가면 됩니다..

 

무지 쉬워요..

 

나 혼자 올라가려는 폼을 잡으니 청년 한 명이 비 어쩌고 하더군요..

 

왠 비...

 

우리나라 가수 비는 아닐테고 비라..

 

영어 Bee를 말하는 것 같았어요..

 

어제 밤에 비가 잔뜩 내렸는데 무슨 벌이 나온다고..

 

그 말이 나오는 것을 듣고 오름이 쉽다는 걸 알게되었답니다.

 

벌만 없으면 된다는 것이니..

 

길은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 계곡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니까 앞 사진처럼 그 봉우리를 오를 일은 아니라는 것이죠..

 

 

 

조금 난이도가 있는 오르막 처음 부분입니다.

 

처음은 여기서 헤맸어요.

 

그런데 여기가 아니더군요..

 

더 정면에서 오른 쪽으로 가면 쉬운 길이 있어요..

 

이것은 웬만한 사람이 오르기 힘들다 싶으면 다른 곳을 찾아 보세요..

 

그 길이 아니랍니다..

 

 

이렇게 계곡으로 난 길을 따라 갑니다.

 

슬슬 화산 분위기가 나기 시작하지요..

 

유황 냄새도 솔솔 나고요..

 

 

소백산 분위기가 나는 곳도 지나는데 하늘을 보니 짙은 구름이 점점 더 많아져서 사실 마음이 좀 바빴습니다.

 

산에서 장대비를 맞을까봐..

 

 

계곡으로는 물도 흐르고 비가 많이 왔을 때 깎인 듯한 곳도 있고 확실히 이국적이긴 합니다.

 

 

밑에서 이 봉우리를 오르는 줄 알고 겁먹었던 봉우리랍니다.

 

브라스따기에서 보면 이 봉우리들이 잘 보이지요..

 

 

꽤 예쁘죠?

 

 

벌써 화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왼 쪽에도 있고 오른 쪽에도 있고..

 

그 구멍에서 김이 나오는 소리가 비행기 이륙할 때 나는 소리만큼 요란합니다.

 

누구 하나도 없고 혼자서 이런 곳에 있으니 지구가 나에게 뭔가 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는 이렇게 살아있다...

 

너무 고전적이죠?

 

 

길 옆은 완전 고산 지대 분위기입니다.

 

꽃도 고산 지대에서 피는 꽃처럼 은은한 분위기..

 

철쭉 같은 놈도 있어요..

 

시바약은 인도네시아에서 제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화산이라던데 정말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 규모는 사실 기대 이하입니다.

 

일본 여행할 때 보았던 가스 구멍이 좀 더 많다는 정도..

 

그래도 그게 어딥니까?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