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호남 2010 여행

3. 동인(銅仁) 찍고 젊은이들의 해방구 봉황(鳳凰)으로

정안군 2010. 8. 21. 09:04

오늘도 여전히 덥네요..

 

아침부터 엄청 납니다.

 

그래도 머지 않아 춥다 소리가 입에서 나올 때가 곧 올 테지요..^^

 

이번은 동인을 거쳐 봉황에 가는 날인데요..

 

잠깐 스친 동인 때문에 귀주성에다 넣을 수가 없어서 그냥 호남성 편에 넣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를..

 

2010년 7월 30일 금요일

 

밤새도록 기차로 달릴 수 있는 나라.

 

그 넓은 땅덩어리를 가진 나라를 기차는 신나게 달린다.

 

잠들다 깨다를 반복하는데 언뜻 밖을 보니 어딘지 불빛이 환한 곳을 달린다.

 

아마도 三江 부근이 아니었나 싶고 서서히 어둠이 가시면서 묘족 마을들이 간간이 나타나는데 주변에 참 산들도 많다.

 

승무원에게 銅仁 도착 시간을 물으니 10시 몇 분이라고.

 

21시간 몇 십분 타는 모양.

 

시골 풍경이 계속 이어진다.

 

 

전통가옥의 형태를 보면 아래층이 주거 공간이고 이층은 창고로 쓰는 모양이다.

 

그러니까 일단은 습하지는 않다는 표시인데..

 

 

이런 조그만 논들이 이들의 생활을 이어 주었을 테고.

 

낮은 산들과 동네 모습이 정겹다.

 

 

이런 장거리 기차 여행이 처음인 집사람은 모든 것이 신기한 듯 바같 구경에 바쁘다.

 

 

 

湖南省 서쪽 가장자리에 난 철길을 따라서 북진을 한 우리 기차.

 

드디어 怀化에 도착하니 처음 우리가 자리 잡고 있던 방의 식구들이 몽땅 내린다.

 

다시 몇 시간 편하게 가게 되었다.

 

역 안의 전동차에는 직원들이 할 일 없이 소일하는 모습이.

 

 

기차 안이고 밖이고 청소는 열심히 하는데 그건 일을 맡은 사람 이야기이고.

  

승객들의 수준은 다르다.

 

바닥과 탁자 위에는 온통 쓰레기 천지.

 

컵라면 통에는 건더기를 건저 먹고 남은 국물이 가득하고.

 

과자 봉지와 소시지 빈 봉지.

 

참 더러운 놈들일세.

 

怀化에서는 한참을 머무른다.

 

그러나가 다시 출발.

 

그런데 怀化에서 銅仁에 이르는 철길 주변이 참 예쁘다.

 

錦江을 끼고 가는데 내 고향을 흐르는 강이 바로 錦江이라서 이 동네에 와 보고 싶었다.

 

부여 근처를 흐르는 금강은 원래 고마 즉 곰 가람이라 부르던 것이 창씨개명해서 錦江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비단같이 아름다운 강임은 틀림이 없다.

 

여기 중국의 錦江도 이름값을 제대로 한다.

 

 

 

 

 

 

 

 

 한 시간여를 지나니 銅仁東 역이다.

 

이름을 보니 다 온 것 같은데.

 

슬슬 준비를 마치고.

 

銅仁 역에 도착을 하여 오랫동안 머물렀던 기차에서 내린다.

 

銅仁 역이다.

 

 

 

기차에서 내리니 아직 오전인데도 햇살이 아주 뜨겁다.

 

일단 역 광장으로 나오는데 도대체 어디로 가야하는지 어디로 갈지 알 수가 없다.

 

바람과 강님 블로그에는 버스 터미널이 바로 역 건너라고 했는데 광장이 넓어서 어딘지 구별이 안 간다.

 

할 수 없이 지나가는 대학생 짝을 잡아서 물어보니 영어는 거의 안 되지만 그래도 끝까지 우리를 책임져 주는 친절 맨들.

 

이름은 王海濱, 楊玲..

 

한국인을 만나서 너무 반가운 모양.

 

원래는 여기 올 때는 지금이 7월 하순이고 금요일 주말이 시작되는 날이라서 鳳凰 古城은 관광객이 미어터질 것 같은 예감에 梵淨山을 먼저 가려고 했는데 이 친구들 호의에 따르다 보니 鳳凰을 먼저 가기로.

 

말이 제대로 통해야 뭘 제대로 결정하지..

 

세상일이라는 것이 뭐 그렇지..

 

이 친구들 같이 식당에 가서 주문도 해주고 하며 우리를 완전무결하게 처리하고는 좋은 여행하기 바란다며 자기들 갈 길을 간다.

 

예쁜 두 천사들.

 

무한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인데 방학이 되어 집에 돌아 온 것이라고.

 

식당에서는 오랜만에 靑椒肉絲를 시키고 공심채 볶음 그리고 뭔지 모르고 끌려가서 이것저것 손짓한 거해서 요리가 3개.

 

청초육사는 본의 아니게 북경에 갔을 때 이놈을 일주일이나 먹었는데 그래도 맛있었던 추억의 음식이다..

 

이 친구들을 생각해서 좀 넉넉하게 시킨 것인데 먹지 않는다고.

 

해서 어제 저녁부터 대접이 시원찮던 배를 좀 만족시켜준다.

 

이 친구들 이야기가 梵淨山이 너무 좋다 한다.

 

그렇지 않아도 가보려고 한다 하니 정말 꼭 가보라고.

 

그건 그렇고 대학생이고 한데 영어를 너무 못하더라.

 

 

銅仁 城北 버스 터미널이다.

 

건물 전체가 아니고 아래층만..

 

윗층은 호텔인데 요금이 88원...음..

 

 

건너편 호텔은 요금이 80원인데 컴퓨터도 있다네..

 

좋구만.

 

 

더 좋은 호텔은 길 건너에...

 

얼마인지는 안 물어 보았다.

 

 

이런 폼 나는 건물도 있구.

 

 

그러나 길거리는 이런 모습도.

 

 

다른 곳처럼 이곳도 개발 중..

 

 

 12시 버스인데 15분 정도 일찍 가보니 자리가 벌써 반은 차있고 나머지 자리도 금새 차버리고 만다.

 

오늘이 성수기 중 피크는 피크인 모양.

 

鳳凰가는 길은 처음에는 일단 고개를 한참 오른다.

 

오르면서 銅仁을 내려다보니 도시 규모가 엄청나게 커지는 것 같다.

 

이 동네의 불편했던 교통이 기차 길이 뚫리면서 이 지역의 중심 도시로 거듭나면서 활기찬 건설 경기가 이 도시의 미래를 말해주는 것 같다.

 

잠시 貴州省을 찍고 湖南省으로 무대를 옮긴다.

 

銅仁은 貴州省이고 鳳凰은 湖南省이다.

 

또 湖南省는 모택동의 고향, 貴州省은 지금의 후진타오 주석이 출세 길을 시작한 곳이더군.

 

어쨌든 그러다가 버스는 정상에 올랐다가 내려서는데 길이 막혀있다.

 

사고가 막 일어났나 보다.

 

구급차도 오고.

 

그러고 보니 중국이 많이 변한 것 같다.

 

차 안에서 담배 피우는 놈도 없고 또 사고 후 이렇게 구급차가 일찍 오는 것을 보면.

 

하긴 몇 몇 놈은 아직도 기차 안에서 캑캑거리며 거래를 뱉기도 하고 또 담배를 피우는 놈도 여전히 있기는 했다.

 

그리고 웃통을 벗고 당당히 다니는 아저씨들도 여전히 있었고.

 

그리운 중국 모습. ^^

 

고갯길을 내려서니 묘족을 막기 위해 세웠다는 남방장성이 간간이 보인다.

 

이 근처는 옛날 華族과 苗族의 실제 국경이었던 셈.

 

청나라와 원나라는 華族들에게 엄청난 선물을 주기는 했다.

 

그 넓은 땅덩어리를 주고 조용히 사라져 주었으니.

 

어딘지 도시 근처에 도착을 하니 사람들이 눈치를 보며 살금살금 내려 우리도 따라 내린다.

 

기사에게 여기가 고성이냐고 하니 화를 내면서 뭐라 하는데 내리라는 거.

 

고성이 있을 분위기는 아닌데 몇몇은 택시타고 없어지고 그냥 길을 따라 가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니까 고성은 T자형 도로에서 다리 반대 방향 그러니까 버스 방향에서 오른쪽으로 따라 가면 된다.

 

그런데 오늘처럼 땡볕에 길을 따라 걷는 것은 만만치가 않다.

 

하긴 택시를 타려고 해도 목표점이 어딘지를 알아야 타지..

 

뭐든지 남 나라에서는 쉬운 것이 없다고.

 

이쪽저쪽 둘러보다가 다시 천사 부부를 만난다.

 

이들은 重慶에서 왔다고.

 

가다 보니 이 동네 상징이라는 봉황상이 있고.

 

 

그 언덕 위에는 이런 폼나는 건물도.

 

 

이 지도를 보아도 처음에는 어디가 어딘지 통 모르겠더라는.

 

 

 

어쨌든 이들도 고성을 간다고 해서 쫄랑쫄랑 따라 들어가는데 중국인들은 입장료가 없나보다.

 

우리도 그냥 통과.

 

입장료가 정말 없나?

 

(나중에 확인한 바에 의하면 입장료 자체는 없지만 여기저기 명소를 묶어서 표를 판다. 우리처럼 안 사도 무방함)

 

골목을 거쳐서 강가에 나오니 그동안 사진으로 보던 풍경이 펼쳐진다.

 

하지만 구경보다는 날이 뜨거워서 얼른 숙소를 잡고 쉬어야 되겠더라는.

 

강가 근처에 숙소는 많지만 가격과 마음에 딱 드는 숙소 찾기가 만만하지가 않다.

 

일단 滿이라고 써놓은 숙소도 많고 빈 곳은 가격이 엄청나다.

 

강 너머 한 숙소에 가서 150원으로 교섭에 성공했는데 천사 부부는 가격이 부담이 되나 보다.

 

우리는 땡볕에 짐을 들고 다니는 것이 너무 힘이 들어 그냥 이곳에서 묵겠다고 하니 그들은 떠났다.

 

그런데 여권을 내놓으니 150원이던 가격이 갑자기 180으로 다시 오른다.

 

더러워서 다시 나와 천사 부부를 따라가서 사정 이야기를 해주니 다시 돌아와 주인과 싸우지만 뭐 되겠어?

 

결국 강 건너에서 헤매다가 강을 다시 건너와 천사 부부가 수소문해 그럭저럭 민박 수준의 객잔을 150원에 얻는다.

 

에어컨을 사용하면 30원을 더 내야 한다는데 방에 올라 와 보니 그냥 선풍기로도 괜찮겠더라고.

 

거의 우리 돈 삼 만원으로 눈알이 나올 수준이지만 우리나라 해수욕 철에 거지같은 민박집 방값 생각해보면 뭐 그럭저럭 이해해야지 어쩌겠어?

 

그래도 수건 한 장 없어 준비가 안 된 우리는 사서 써야만 했다는..

 

아무래도 시기를 잘못 선택한 듯..

 

어쨌든 그렇게 다시 천사 부부와도 이별했다.

 

숙소 할머니는 말을 못하는 우리가 신기했는지 어디서 왔냐고 묻다가 천사 부부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엄청 놀란다.

 

그러면서 중국말도 못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여행을 할 수 있는지 신기해하는데 영어를 할 수 있다고 하자 수긍은 하면서도 니들 고생이 많겠다는 표정.

 

이제 중국도 성수기에 여행하려면 돈 좀 많이 들겠다.

 

물가 오름세가 장난이 아닌 듯.

 

거기다가 우리나라 돈 대비 중국 돈이 강세이니 이래저래 중국 여행하기 고달파 진 듯하다.

 

방에 들어가 보니 일단 강이 잘 내려다 보여서 좋기는 하다.

 

일단 이 동네에 왔으니 증명 사진부터 날리고.

 

 

 

 

 

 

 

 

방 베란다에 앉아서는 컴퓨터랑 놀려고 작업을 마쳤다.

 

 

일단 온 소감은 그저 그렇다. 

 

하지만 야경이 좋다고 하니 진짜 좋은지는 밤에 확인을 해야 할 사항이고.

 

Wi-Fi도 된다고는 했는데 방에서 인터넷을 연결하니 뭔가 잘되지가 않는다.

 

중국말을 알아야 문제가 뭔지를 알지?

 

말을 모르면 천사가 등장해서 도와주기는 하지만 좀 갑갑하기는 하다 뭐..

 

에어컨이 없고 선풍기 밑에 있으니 가만있으면 그냥 살만한데 움직이면 땀이 줄줄 흐른다.

 

해가 있으면 너무 더울 것 같아 해가 기울었을 때 또 한 끼 때우러 나서는데 좁은 골목길이 그야말로 사람이 넘친다.

 

뭔 구경거리라고 이렇게 모여드는지 원.

 

성벽이 있는 거리.

 

 

성 위에도 올라가 보고.

 

별 것 없다.  ㅎㅎ

 

아니 인간들이 너무 많아 뭘 느끼기가 힘들다.

 

 

이 동네 온 사람들 인증 샷을 날리는 곳.

 

鳳凰城....

 

중국 총리를 지낸 朱鎔基의 글씨인데 잘 쓴 글씨 같지는 않다.

 

 

이 동네 호남성의 표시가 湘江의 湘인가?

 

 

 

특별히 엿 만드는 가게가 많다.

 

입에 마스크를 쓰고 성스럽게(?) 엿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는 가게도 있는데 엿 색깔이 금색인 것이 특색이다.

 

완전 엿 먹어라 동네...ㅋㅋㅋ

 

그리고 대마왕이 이곳에서 사 마셨을 술 파는 집도 곳곳에.

 

구성 안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시가지 쪽으로 나가서 괜찮은 식당 하나를 물색하는데 메뉴에 회과육과 宮保鷄丁이 있어서 그것을 시켰더니 매운 것을 좋아 한다는 湖南省 사람들 요리답게 고추가 반이다.

 

그런데 식기 세트를 랩으로 봉해서 가져 오더라는.

 

젓가락도 일회용이고.

 

젓가락이 일회용이면 위생면에서는 좋기야 하지만 얼마나 많은 대나무가 베어질까 잠시 걱정이.

 

하긴 대나무는 잘도 자라더만 내가 할 걱정이 아니다. ㅎㅎ

 

뭔가 이들도 위생에 대해 개념이 잡히기 시작했다 보다.

 

고추가 많이 들어가긴 했지만 그래도 그렇게 맵지는 않아 저녁도 나름 좋은 식사가 되었다.

 

이 식당 이름은 農家菜館(전화 0743-3224388)이다.

 

桔園路 중간쯤에 있고.

 

어떻게 전화 번호까지?

 

이 집에서 화장지 작은 팩을 하나 주는데(물론 공짜가 아니다) 여기에 전화 번호가 나와서리.  ㅎㅎ

 

저녁을 먹고 돌아오는데 鳳凰 상징이 있는 광장은 그야말로 춤판이다.

 

 

 이런 문화는 우리나라도 수입해서 시행해보면 좋을 듯한데...

 

그런데 우리나라는 봉황이 대통령 상징이 아닌가?

 

근데 이 동네에서는 봉황이 자기 동네 상징이다.

 

 

 

전부터 황제의 상징은 용이고 제후의 상징은 봉황이어서 제후격인 조선왕은 상징을 봉황으로 했었다고.

 

그 때에 그렇다고 하지만 이제 독립국인 우리나라의 대통령 상징이 남 나라 황제 밑의 왕 상징이면 좀 거시기하지 않나?

 

남 나라 동네 상징도 되는 상상의 새 봉황 말고 우리나라 권위를 상징하는 다른 것을 내세우면 어떨까?

 

그건 그렇고 이 고성 접근은 이 방법이 제일 좋겠다.

 

버스에서 내리면 택시로 현정부빈관 입구로 와서 봉황이 있는 광장에서 서문 왼쪽으로 들어서면 강변으로 나서게 되는데 이 방법이 제일 좋은 강변 접근 방법 같다.

 

그런데 북문 근처 강 건너의 숙소는 가격이 제일 비싼 것 같기도 하니 성 따라 하류쪽으로 내려가면 숙소도 많고 좀 조용하고 가격도 싼 듯하다.

 

참고로 현정부빈관에서 가격을 물어보니 288원이라고.

 

배낭 여행객이 이 동네 놀러와 그런데서 자려면 여기는 뭐하러 오나 싶겠다.

 

이 동네의 생명은 강 구경인데.

 

그런데 한 여름 에어컨이 없으면 견디는 것은 솔직히 쉽지가 않다.

 

강변에 다시 서니 완전 돛대기 시장이 따로 없다.

 

 

 

  

 

 

촛불을 켜서 물에 띄우려는 사람과 구경꾼이 엉겨서 난간 받침대에 사진기를 올려 사진 몇 장 찍고 방으로 돌아온다.

 

그래도 흔들린 것이 많아 건진 것은 몇 안 된다는.

 

주인은 뭐가 그리 반가운지 패키지 프로그램 종이를 안기며 신청하라고 하는데 덥고 끈적거려 샤워를 얼른 할 생각 밖에는 없다.

 

모기향을 피워 주는 것을 보니 모기가 있는 모양인데 더운데다 모기까지 물면 완전 히스테리로 돌 텐데 걱정이다.

 

그 더운 중에도 안주인은 여행 홍보물을 보여주면서 신청하란다.

 

패키지로 재미를 보겠다는 것인데.

 

패키지는 시엔깐(먼저 보고)을 외쳐 일단 말을 끊고 방에 들어오니 건너편 카페에서 나오는 음악으로 본인은 정신이 하나도 없으시다.

 

아무래도 이곳에 어울릴 나이가 지나지 않았나 싶다.

 

삼일 있으려다 집사람이 이틀로 줄인 것이 정말 잘한 일이 아니지 싶다.

 

이곳은 중국 젊은이들의 해방구더라서 나와 같이 쉰 세대는 어쩐지 어울리지가 않아 보이는 그런 동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