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청해 2011 여행

11-1. 동티벳, 자전거 그리고 야우구(野牛溝)

정안군 2011. 8. 26. 11:22

 

7월 29일 금요일

 

여러 날을 자서 그랬을까요?

 

몸이 웬만큼 고지에는 적응한 기분이 듭니다.

 

먹을 것만 풍족하면 정말 좋겠는데 그것이 퍽이나 아쉽습니다.

 

오늘 아침도 마찬가지입니다.

 

숙소에서 운영하는 식당에서 주문을 하는데 마땅한 것이 분탕 밖에는 없습니다.

 

사실 아는 것도 없었지만.

 

그것도 먹기가 고역이기는 하나 그래도 당면은 먹을 수가 있어서.

 

그런데 옆 테이블에서 먹음직한 빵을 시켜 먹더군요.

 

색깔도 노르스름한 것이 정말 먹음직하고 맛있어 보였어요.

 

하나만 달라고 하니 처음에는 이상하게 여기다가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고는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를 가져가라고 권하네요.

 

그런데 그 빵을 조금 떼어 먹었는데 이 빵이나 이제까지 먹던 동그란 빵이나 맛없기는 피차 일반이네요.

 

이 빵 이름은 그냥 꽃 빵인데 밀가루를 말아서 꽃처럼 만든 거랍니다.

 

그래도 점심 사정이 어떻지 몰라 몇 개를 가방에 넣어두기는 합니다.

 

먹을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이 식당도 회족이 운영하는 곳인데 꽤 유명한 맛 집인가 봅니다.

 

아침부터 손님이 꽤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내주는 차는 어딘가 비범한 것이 있더군요.

 

고지대인 이곳도 식당 가운데에 난로가 자리 잡고 있는데 그 난로 위에는 대형 차 주전자가 여러 개 놓여 있습니다.

 

그런데 그 주전자에서 따라준 물을 가만히 보니 석회석 가루가 엄청나게 떠다니더군요.

 

그래서 그 주전자들을 하나씩 조용히 열어보니.

 

와~~~

 

놀라움의 극치였답니다.

 

그 주전자들은 이 식당으로 스카우트되어 들어온 뒤 한 번도 닦지 않았을 것만 같았죠.

 

물론 겉모습도 그을음으로 가관이었지만 주전자 안은 석회석이 덩어리져 뭉쳐 있어서 거대한 석회암 벽을 이루고 있었답니다.

 

이제까지 지나온 식당들이 비슷했을 것을 생각하니 차를 먹고 싶은 생각이 그냥 뚝이었네요.

 

이 동네 사람들 특히 이 동네 식당을 자주 애용하는 사람들은 음식 외에 석회석을 듬뿍 대접받았을 거라는 거.

 

그나저나 이 회족들은 티벳 동네 식당과 숙소 업종은 모두 접수한 듯하군요.

 

그러는 중에 분탕과 꽃 빵이 나오는데 꽃 빵을 분탕 국물을 찍어서 먹어보지만 역겨움만 돌아오네요.

 

 

어제처럼 간신히 당면만 건저 먹는 걸로.

 

대충 식사를 마치고 아니 식사라는 행사를 마치고 출발합니다.

 

우리 숙소를 함께 운영하는 회족 주인이 운영하는 식당입니다.

 

출발하려는데 탱이님이 식당에서 얻은 정보라고 알려 줍니다.

 

여기부터 들개가 출현한다는군요.

 

들개라.

 

정말 갈수록 태산입니다.

 

오늘은 야우구(野牛溝)라는 마을을 향해 일단 출발합니다.

 

거기까지는 60km정도인데 숙소가 있고 하면 거기서 머물기로 하고요.

 

처음은 평지군요.

 

이 동네 이름 황하연은 황하 근처라는 뜻이니 멀지 않아 황하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그 거리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보는 황하는 강이라기보다는 호수가 연결된 것처럼 보였어요.

 

게다가 도로 공사 중이라서 좀 정리가 안 되었습니다.

 

이 도로 공사는 공화에서 옥수까지 고속도로를 만드는 공사인데 거의 전 구간에서 조금씩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었어요.

 

동시다발적인 공사라고 할까요?

 

마다 삼거리의 입간판에 黃河之源, 千湖之縣, 格薩爾稱王地라는 글씨가 써있죠.

 

마다는 황하 발원지, 천개의 호수가 있는 현, 게사르가 왕의 땅으로 칭한 곳이란 소리일 텐데 오늘 방향은 호수가 많다는 거를 확인하면서 게사르가 왕의 땅으로 칭한 동네 옆을 지나갑니다.

 

 

작은 고개를 하나 넘자 호수가 멀리 보입니다.

 

여기부터는 정말 호수가 많았습니다.

 

그야말로 경치가 굿이었네요.

 

 

 

 

 

여기저기에 사진 찍을 곳이 참 많더군요.

 

길을 만들기 위해 파낸 단면을 보면 초원이 얼마나 취약한 환경에 있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척박한 땅 위에 풀이 있는 층은 좀 약해 보이더군요.

 

이런 환경 때문에 초지가 자꾸 없어지고 사막화되는 것 같아요.

 

 

 

 

 

또 다른 고개 위에서 보는 경치도 아름답네요.

 

게다가 들꽃까지 많이 피어 있어 이제까지 지나오면서 경치가 가장 좋은 곳을 지나는 것 같았습니다.

 

 

 

 

 

그 아름다운 초원을 지나면서 긴 고개를 오르는데 이 고개는 이름이 있군요.

 

大野馬岭 4326m

 

 

 

 

웬만큼 높이에 적응이 되었는지 크게 높다는 생각이 안 듭니다.

 

여기서 게사르의 전설이 깃든 땅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네요.

 

 

그리고 우리 앞쪽으로는 왠지 무시무시할 것만 같은 고개 이름이 있더군요.

 

巴顔喀拉 파안카라 정도로 발음이 되는 모양입니다.

 

대야마령이라는 고개를 넘어도 비슷한 풍경이 이어집니다.

 

게사르의 전설이 있다는 아의지(阿依地)라는 곳으로 가는 길입니다.

 

우리는 이쪽이 아니고 직진 방향이었죠.

 

 

 

호수가 1000개가 있다는 이 동네는 정말 호수가 많았어요.

 

이 근처도 흔한 것이 호수입니다.

 

 

이렇게 호수가 이어지는 거죠.

 

그런데 그 호수를 가로지르며 길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아무래도 호수 근처는 지반이 약해 연약지반처리를 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하여튼 중국이라는 곳은 경치가 좋은 곳은 많지만 사진을 찍을 만한 곳은 많지가 않습니다.

 

왜냐면 웬만한 곳은 고압 전선이 지나가고 그렇지 않으면 이동통신탑 그도 아니면 공사장이 바로 옆에 있는 거라서요.

 

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오늘은 사진 찍기에 괜찮은 곳이 좀 있었네요.

 

그나저나 점심때는 되었는데 그 꽃 빵으로 점심을 해결해야 되는지 걱정스러웠습니다.

 

도로 공사장에는 역시 사람들이 있어서 그 사람들을 위한 시설들이 간간히 있곤 했습니다.

 

오늘은 그 중 하나를 공략해보기로 합니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생각을 한 것은 아니고 도중 한 시설이 있어서 거기에 가면 밥을 얻어먹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던 것이지요.

 

우선 우리 일행에게 운을 띄어 봅니다.

 

밥을 줄까요?

 

그래서 내가 우선 가보기로 합니다.

 

중국말을 잘하는 사람보다 잘 못하는 사람이 더 효과가 있을 것 같은 강한 예감이 들었어요.

 

우리 일행 3명 중 내가 가장 중국말을 못했거든요.

 

큰 길에서 100여 미터 떨어진 시설로 향합니다.

 

이곳은 대형 천막이 3동 정도 있는 곳인데 처음에는 사람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필요한 때가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오늘의 천사.

 

 

한 남자가 한 천막에서 나오더군요.

 

그 남자에게 다가갑니다.

 

그대로 옮겨 볼까요?

 

“니하오마?”

 

“니하오.”

 

“짜이날 찬팅 메이요우. 그런데 나 배고파. 미판 요우 마?”

 

“미판?”

 

“응”

 

이게 통하는 대화의 전부였답니다.

 

그 남자는 다른 천막에 들어가 누군가에게 물어본 다음 이렇게 말하죠.

 

“커이”

 

커이라는 말이야 잘 알지요.

 

OK라는 소리니.

 

그래서 멀리 길에서 대기하고 있던 우리 일행을 불러옵니다.

 

그리고는 식당으로 사용하는 천막으로 들어가니 여러 사람들이 있네요.

 

한 사람이 밥그릇이 있냐고 묻습니다.

 

그냥 눈치로 그것을 묻는 줄 알았지요.

 

없다고 하니 자기네들 코펠 같은 그릇에 밥을 가득 담고는 양배추와 돼지고기 말린 것을 넣어 볶은 요리를 위에 얹어줍니다.

 

밥은 기가 막히게 맛있었습니다.

 

분명 압력 밥솥으로 한 것일 겁니다.

 

밥은 중국에 와서 먹어본 것 중 가장 맛있었네요.

 

그런데 볶은 요리가 좀 느끼해서 많이 먹기가 힘이 들었습니다.

 

성의를 생각해서 다 먹기는 해야 되겠는데 양도 엄청나고 느끼해서 다 먹을 수가 없었지요.

 

한 사람에게 헌두오라 하니 괜찮다고 남기랍니다.

 

밖에서는 우리 일행이 맛있게 먹고 있었고요.

 

식사를 마치고 차를 얻어먹는데 사진기 있냐고 한 사람이 물어 봅니다.

 

아~~

 

그냥 사진기가 아니고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주소를 알려주면 사진을 보내주마 했더니 자기 사진을 찍어달라는 주문이 몰려 왔어요.

 

그래서 다 찍으면 보내주기가 힘드니 우리 단체로 찍자고 하고는 몇 장을 찍네요.

 

주소를 보니 청해성 서녕 근처에서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한족도 있고 티벳 사람들도 있고 그랬습니다.

 

여자는 두 명인데 아가씨로 보이는 여자도 결혼해서 2살짜리 애가 있다더군요.

 

 

한참 동안 서로의 우정을 다지고 이제 또 출발을 합니다.

 

처음 나에게 나타났던 천사와는 친구가 되어 서로 아쉬운 포옹으로 작별을 고합니다.

 

정말 따뜻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 꽃 빵을 안 먹을 수 있어던 것이 무척이나 기뻤지요.

 

다시 길에 나서니 반갑잖은 고개가 나옵니다.

 

주변 경치는 호수가 좀 줄어들고 그랬지만 그래도 여전히 좋습니다.

 

아까 대짜가 나오더니 이번에 소짜입니다.

 

小野馬岭 4302m.

 

 

 

 

 

24m 차이로 소짜로 밀렸네요.

 

뭐 하지만 대짜든 소짜든 이 동네가 워낙 고지대라서인지 그렇게 높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작은 고개를 여러 개 넘어 일단 오늘 목표로 했던 야우구(野牛溝)에 도착을 합니다.

 

 

 

오늘 일정은 너무 길어 일단 여기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