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에서 통일전망대까지 輪行記

주문진에서 통일전망대까지 5

정안군 2011. 9. 11. 17:17

6. 청호동에서 통일전망대 신고소까지   

 

갯배를 타고 건너면 속초 중심거리인가 보다.

 

 

이름만 거창한 속초광장에는 황소 한 마리가 서 있는데 무슨 의미일까?  

 

거창한 것은 속초광장이라는 이름뿐이 아니라 황소 거시도도 거창할쎄 그려.    

 

그런데 황소와 속초는 무슨 관계인지.   

 

의미를 모르는 나에게는 좀 생뚱맞기는 해도 어쨌든 중심도로는 참 잘 만들었다.   

 

품위가 느껴지는 거리이다.   

 

이 도로를 따라 우선 속초버스터미널로 가본다.  

 

 

날 그 모습이다.   

 

갯배만 그런 것이 아니고 속초터미널도 그대로 있는데 언제 왔었나 생각을 해보니 큰아들이 초등학생일 때 같이 설악산 대청봉에 올랐다가 이곳에 온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본 것이 마지막이 아니었나 싶다.

 

 

매표소에서 원주 가는 버스들이 원통과 인제를 거친다는 것을 확인한다.   

 

그래 내일은 진부령으로 간다.   

 

이제 마음이 급해진다.   

 

사실 급할 이유도 없지만 바다 구경도 이제 그게 그거니 그냥 습관적으로 내달리게 되어 있나 보다.

 

 

영랑호를 옆에 끼고 달리는데 설악산의 실루엣이 많이 달라졌다.

 

 

이제는 울산바위 너머로 보이기 시작하는데 경치가 좋기는 하다.   

 

뭐 그런데 그래서 뭐 어쩌라고 하는 생각이.   

 

왜 그럴까?   

 

하긴 자전거 타기가 힘들 때도 되었다.   

 

그래도 아직 먼 길을 가야 한다.   

 

원래는 간성이나 거진에서 자려고 했는데 목표점인 통일전망대 신고소까지 가도 될 것 같다.    

 

일단 속초를 지나 고성으로 들어선다. 

 

 

입간판이 나를 환영해주는데.   

 

하긴 못 가면 내일 가도 되지만 일단 오늘 종지부를 찍고 내일은 번외 경기를 하는 것이 더 좋을 듯.  

 

 

 

가다 보니 청간정이라고 길에서 멀지 않은 정자가 보인다.      

 

아무리 바빠도 구경을 해야 할 것 같아 언덕을 오르는데. 

 

 

이 동네 거의 다 그랬듯이 원래는 석호였던 호수와 주변 습지를 논으로 만든 곳이 많이 눈에 띈다. 

 

 

 

청간정에 올라보니 정자는 노후 되어 올라가지 못하게 해 놓았는데 그 주변 경치는 아닌 게 아니라 절경이다.   

 

옛사람이나 지금 사람이나 보는 눈은 같을 테니.   

 

아니 지금은 논으로 바뀐 자리가 호수였다면 더 좋았을 수도 있겠다. 

 

 

구경꾼 몇 사람은 정자 밑에 자리를 깔고 장기전에 들어갈 태세이지만 나야 그럴 처지가 못 되니 다시 길을 나서고.

 

 

문암삼거리

 

 

아야진.. 

 

 

 

송지호.   

 

우리 훈련소 시절 ROTC 출신 소대장은 해질 때 송지호의 모습이 가장 생각이 많이 난다고 했는데 생각보다는 크기가 작아 보였다.   

 

철새들도 많이 찾아오는가 싶은데 요즘은 철새의 시절도 아니니 그냥 이름만 예쁜 걸로 하고 만다.   

 

그 시절, 그 소대장은 우리 동료 한 명의 가슴을 점호 시간에 주먹으로 한 대 쳤는데 하필 그 친구는 (하긴 모두가 그랬지만) 숟가락을 가슴 호주머니에 넣고 있었다.   

 

주먹으로 이 숟가락을 친 소대장은 괜히 화가 나서 그날 그 동료는 엄청나게 맞았었다.   

 

그 친구나 나나 이 나라 젊은이들은 이 땅 백성이 된 죄로 그 때 당시 한 달 2,700원짜리 월급쟁이가 되었는데, 그 친구는 무슨 죄를 많이 지었다고 그렇게 관등성명을 외쳐가며 얻어맞았을까?   

 

그 소대장 **는 정말 꼭 다시 만나보고 싶은 *이다.   

 

지성인이라는 대학 졸업자가 그 따위로 사람을 두들기다니 하는 생각이 지금도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그 다음부터 송지호하면 그 ** 얼굴부터 떠오르게 되었다. 

 

 

이제 간성을 지난다. 

 

 

대전차방벽의 설치는 아직도 우리가 냉전의 시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 듯.  

 

참 한심한 시기를 살고 있다는 생각이.  

 

여름 방문한 청도에서도 대만을 직접 가는 비행기가 있더만.  

 

그 분단의 죄로 고성군은 북쪽과 나뉘어 고성읍은 북쪽에 있고 그 대신 남쪽의 간성이 군청 소재지로써 고성의 역할을 하고 있다.   

 

우회도로를 지나니 간성 중심가는 구경을 못하지만 멀리서 보이는 간성의 모습은 다른 동네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고층 아파트가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은 뭐 특별한 게 있을까 하는 정도.   

 

우회도로 언덕을 내려와 간성 읍내에서 나오는 도로를 만나면 7번 국도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튼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그 유명한 대대리 삼거리가 나오는데 이 대대리 검문서는 이 동네 군인들에게 악명이 높았다.    

 

나야 훈련소 생활을 마치고 그냥 지나간 정도이지만 우리 훈련소 기간병들은 혀를 내둘렀다. 

 

 

이 대대리 삼거리는 진부령 가는 길과 통일 전망대 가는 국도가 교차하는 곳.   

 

통일 전망대 신고소까지 가겠다는 마음이 바빠 그냥 지나친다.   

 

하긴 내일 이곳을 다시 지나야 하니까.   

 

거진이 나온다.

 

 

여기서 우회도로를 타야 되었는데 거진 읍내를 통과해서 해안선을 타고 가다보니 결과적으로는 좀 돌아간 것이 되긴 했지만 거진 읍내 구경을 하고 바다를 끼고 갔으니 뭐 크게 잘못되니 결정도 아니었다. 

 

 

해안 해맞이동산이라고 관광 자원으로 개발한 산등성을 따라 난 길은 참 한적했다.    

 

그 언덕으로는 휴전선 철책선 만큼이나 틈직한 철조망으로 이어졌지만 말이다.    이제까지 온 길 가운데 제일 가파르고 길었던 언덕을 넘으면 화진포 가는 길이 이어진다.

 

 

절경은 이 화진포였다.   

 

하긴 김일성이나 이승만 별장은 폼으로 이 동네에 있었겠나?   

 

언젠가 청소년연맹 학생들을 데리고 와서 하루를 잤던 대진 중고등학교를 지난다.   

 

미시령 아래 군부대에서 하루를 자고 걸어서 넘기로 했는데 나는 부상 학생들을 이끌고 그냥 차로 이동했었다.   

 

그 때 두 번째로 진부령을 넘었었고 훈련소를 지나갔었지.    그 땐 포장도로였었던가?    그 군용트럭을 운전하고 온 군인들과 내가 데리고 온 여학생들이 어울렸다고 그 학교 인솔 선생님에게 눈총을 엄청나게 받았었다.   

 

벌건 대낮에 벌어진 일인데도 말이다.   

 

확실히 딸만 가진 사람과 아들만 가진 사람은 생각하는 것이 다르겠지.   

 

대진을 지나면 얼마 안 가 이 여행의 모든 종착역인 통일전망대 신고소가 나온다. 

 

 

이 동네는 마차진인가 본다.   

 

정확히는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마차진리.   

 

현내면 소재지는 대진이라서 현내 방향 직행버스는 대진이 종점인 듯.    

 

물론 시내버스는 통일전망대 거의 못 미쳐 있는 명파리까지 가는 것도 있다.   

 

내가 도착한 시간이 신고를 받는 시간이 넘어서인지 매장에 몇 사람을 빼고는 없었다.   

 

요즘은 통일전망대 구경하러 안 오나?   

 

여기가 자전거로 올 수 있는 마지막인가 했더니 명파리까지는 더 갈 수 있단다.   

 

허나 더 간들 뭐하겠는가?   

 

거기까지 오르막 내리막이 장난이 아니라고 겁도 주지만 그런 것이 겁나지는 않는다.   

 

끝나지 않았지만 끝이 난 길이 재미가 없을 뿐.   

 

냥 여기서 되돌아선다.   

 

아쉬우니 매점에서 물이나 넉넉히 준비해서.   

 

이제 통일전망대까지 여정은 마쳤다.   

 

남은 것은 집으로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