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에서 통일전망대까지 輪行記

(번외) 통일전망대에서 인제까지 1

정안군 2011. 9. 14. 11:21

 

1. 통일전망대 신고소에서 되돌아 거진까지

 

역시 돌아 나오는 길은 갈 때보다 쉽다.

 

 

여유가 있으니 마차진이라는 동네의 풍경이 눈에 들어 오누만.

 

 

멋진 등대가 있는 풍경.

 

 

그리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내버스.

 

아침해 뜨는 동해라는 표현이 좋으네.

 

가다 보니 대진이란 동네는 길가에 민박 정도만 보였고 마땅한 식당도 없어 보여 거진까지 가서 숙박을 하기로 한다.

 

그리고 갈 때는 그냥 스치고 갔던 대진을, 올 때는 시간도 널널하니 대진항을 거쳐 나오는 길을 선택해 본다.

 

이제 급할 것이 없고, 해도 지려면 아직 멀었으니.

 

또 일찍 가면 뭐하랴 싶기도 하고.

 

 

 

그래서 거친 동해 최북단 대진항은 특별한 것은 없고, 다른 항구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대진항을 지나 화진포로 가다 보면 다시 대진 중고등학교와 화진포 해양박물관을 지난다.

 

중고등학교에서 숨을 돌리고 출발하는데 해양박물관은 그냥 지나치고 만다.

 

 

 

 

그리고 나타나는 화진포 호수가를 따라 가는 멋진 길, 역시 최고의 길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길이 우리나라에 있다니.

 

 

 

경치 좋은 곳에 자리잡은 별장들.

 

옛날 한가닥하던 인물들이 여기 모여 있었는데, 남북이 하나된 모습이 괜찮은가?

 

대진 중고등학교 부근에서 길이 갈라지는데 우회도로보다 화진포를 거치는 길을 타는 것이 확실한 선택이다.

 

하루 종일 화진포 풍경을 감상하면 어느 시간이 가장 아름다울까 알 수 있을 텐데 언젠가 그런 날을 잡고 싶다.

 

거진 읍내로 들어선다.

 

좀 전에 지나갔던 곳이니 생소한 감은 없다.

 

그런데 어디서 하룻밤을 지내는고.

 

 

중심가(?)엔 모텔도 몇 개 있지만 왠지 정이 안 가고 해서 싸 보이는 여인숙으로 잡는다.

 

정말 싸기는 했는데 결국 싼 게 비지떡이라고 밤에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야 만다.

 

 

여인숙 앞에는 괜찮아 보이는 식당이.

 

바닷가지만 오늘 체력 소모를 생각해서 내장탕으로.

 

바닷가에서 내장탕이라.

 

옛날 해안에서 근무할 때에도 바닷가 사람들은 바닷고기는 하질이고 육고기가 제일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려, 힘쓰는 데는 육고기가 제일이지.

 

좀 맵기는 했지만 맛은 좋았다.

 

하긴 뭐는 맛이 없겠나?

 

 

 

 

해안가에 가보니 지는 해의 석양이 참 곱다.

 

긴 밤을 뭐로 보내나 하고 뒷골목에 가보니 거진 터미널이.

 

 

 

심야에 대구나 아랫녘으로 가는 버스들이 있다.

 

역시 영동은 영남과 서울쪽하고 잘 통하는 가 보다.

 

하긴 북쪽과 동쪽이 막혀 있으니 갈 데가 그 쪽 밖에는 없으니.

 

그런데 누가 심야에 그런 장거리 버스를 탈까?

 

그것도 대구나 부산쪽으로.

 

역시 이 동네에서 근무하는 군인들 용인가?

 

그래도 시간이 넘쳐 무엇을 하나 했는데 건너에 PC방이 있다.

 

들어가 보니 이 동네 청소년들은 다 모여 있는 듯.

 

이거야 원.

 

한 시간에 1,000원이란다.

 

이것을 알았으니 다른 동네 혼자 와서도 긴 밤을 지겹지 않게 보낼 수가 있겠다는.

 

숙소에 돌아오니 방은 몹시 더웠다.

 

그래서 창문을 열어 놓았더니 모기가 식사하자고 덤비고.

 

잠을 통 이루지 못하다가 결국 새벽녘에 창문을 열고 좀 잘 수가 있었다.

 

지겨운 모기와 더위.

 

이것이 거진에서의 하룻밤의 기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