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태국여행기/미얀마 태국 2012 여행

러브 인 미얀마 6 (상) - 양곤 순환 열차 타기

정안군 2012. 1. 27. 17:42

 

1월 7일 토요일

 

오늘은 투어의 날로 삼은 날이다.

 

노친네들 사정 때문에 아무래도 오래 걷는 것은 안 되니 어떤 것이 좋을까.

 

생각해 봤더니 역시 기차 여행이 제일인 듯싶다.

 

해서 노선을 알아보는데 양곤 순환열차로 한 바퀴를 돌면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하니, 그대로 하면 너무 지루해서 중간의 인세인 기차역에서 타고 중앙역에서 내리기로 한다.

 

그리고 난 뒤 슐레 퍼야를 보고 그 곳을 본부로 해서 그 근처를 돌아다니다가 힘들면 다시 들어와서 쉬고 하다가 쉐다곤을 보러 가는 것으로 일단 계획을 잡았다.

 

동생네는 관두고 우리 4명이 오늘 투어에 나서기로 한다.

 

아침에 택시를 잡으러 가는데 아파트 앞에서 죽치던 아저씨에게 요금과 방향을 물으니 친절하게 택시를 잡고는 요금까지 절충해서 알려 주었다.

 

하여튼 친절로 뭉친 미얀마 아자씨들이 되시것다. 

 

 

구불구불 시골 쪽으로 택시는 가더니 한 시골 역사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인세인 역에 내려 준다. 

 

 

 

인세인이라는 이름이 귀에 익숙한데, 인세인은 양곤시의 한 구로 이곳에 정치범 수용소가 있어서 유명세를 탄 지역이다.

 

위 지도에서 빨간 줄은 인세인 역, 노란 줄은 인세인 교도소가 있는 곳이다.

 

인세인 교도소는 아니 교도소보다는 형무소가 났겠네.

 

인세인 형무소에는 지금도 많은 정치범들이 그들의 몸을 저당 잡힌 채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

 

88년 시위로 수감되어 있던 정치범들이 얼마 전 현 정부의 유화 정책으로 몇 명 풀려 났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다 풀려나기란 요원한 모양이다.

 

역 안으로 들어가 매표소에서 미리 적어간 양곤 중앙역이라는 미얀마 글씨가 적힌 종이를 보여주니, 승무원들이 우리를 안으로 조용히 안내한다.

 

이때부터 대단한 대접이.

 

요금은 1인당 1달러란다.

 

미얀마 짯으로는 계산이 안 된다고.

 

외국인이라고 우대하는 건가?

 

후~~~

 

자기네 화폐가 엄연히 있는데, 남 나라 돈으로 계산하라니 원.

 

 

그리고는 여권을 보여 달라고 했는데 없다고 하니, 이름을 영어로 적어달라고 하고는 표를 내어준다.

 

그리고는 이미 구내에 들어와 있는 기차의 한 칸 하나를 지정해 주더니 올라타란다. 

 

 

막 움직이는 기차를 정신없이 타는데, 그러다가 우리 일행은 하고 머뭇거리자 나를 인도하던 역 직원이 걱정마란다.

 

다들 이미 탔다고.

 

그래? ~~~

 

그렇게 기차는 출발을 하고.

 

마치 마차처럼 덜컹거리는 기차에 올라타고는 앞쪽으로 가니 나일론 줄로 댕겨놓은 곳이 있는데 그곳이 VIP석이란다.

 

자리는 옛날 송판을 박아 만든 학교 의자 분위기가 나는데 세로로 길게 만들어져 있다.

 

건너편 의자에 앉아 있던 경찰관이 자리를 친절하게 알려주는데 그 때부터 우리는 모든 승객들의 관심 대상이 된다.

 

그래도 슬금슬금 훔쳐서 보는 정겨운 눈초리라서 부담이 가거나 그런 것은 없다. 

 

 

신나는 우리 장모님. 

 

 

역에 도착할 때마다 타는 사람 그리고 내리는 사람.

 

 

이렇게 시장도 서 있어서 역에서 내린 사람들이 이용한다는.

 

 

건널목에 서 있는 차들을 보면 그렇게 낙후된 모습이 아닌데.

 

 

이 아저씨들은 역 구내에 앉아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저 오가는 사람 구경하는가?

 

 

어느 역.

 

글자를 알아야 어딘지 알지 원.

 

 

쓰레기 반.

 

 

가슴 아픈 현실이다.

 

옛날에는 비닐 봉지가 없어서 그냥 썩어 없어졌을 텐데, 요즘은 비닐이 있어 참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오는 사람, 가는 사람.

 

 

반대쪽으로 가려는 사람들.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진압 장비가 우리 앞 공간에 걸려 있었는데.

 

이는 경찰인지 군인인지 우리 앞에 있던 사람들 것이다.

 

경찰관인지 군인인지 분명하지는 않았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에게 친절을 베풀었다는 거. 

 

 

장모님이 장사꾼이 가져 온 과일을 궁금히 여기니 한 주먹을 쥐어 주면서 먹어 보란다.

 

당연히 주인에게 돈도 주지 않고.

 

그렇게 당한(?) 주인도 기분 나빠하는 기가 없더라고.

 

알 수 없었다.

 

원래 그런 인심은 당연한 것인지 아님 경찰인지 군인인지 그 위력에 눌린 것인지.

 

기차를 타고 도는 양곤 외곽은 쓰레기 천지였다.

 

개울은 오염으로 더럽기가 그지 없었고.

 

시장도 여러 곳에서 서있었는데 하여튼 그 모습은 꽤 정겨웠다. 

 

 

원래 2시간 정도를 예상했는데 35분 정도 가니 양곤 중앙역이 나왔다.

 

역시 가장 큰 역이라서 내리는 사람도 타는 사람도 많았다.

 

가끔씩 외국인들의 모습도 보이고.

 

꼭 좋은 시간대이다.

 

사실 주변 경치가 단순해서 조금만 더 오래가면 지루할 뻔 했는데.

 

양곤 중앙역은 이런 표현을 쓰면 좀 미안하지만 후진국답게 장애인이나 노약자를 위한 시설은 전무다. 

 

 

나가면서 본 중앙역 정면 쪽.

 

페인트만 다시 칠하고 꽃단장하면 그럴 듯 할 모습인데.

 

 

우리 두 노친네들 계산을 오르고 내리느냐 고생 좀 하셨다. 

 

 

역 구내에는 이렇게 기차가 대기하고 있었는데 상태를 보니 우리가 타고 온 기차나 이 기차나 우리나라 육이오 때 피난 열차 수준이다.

 

기차역 앞으로 나가니 택시들이 대기하고 있는데 이들에게 직접 물어보면 보나마다 바가지.

 

해서 지나가던 경찰관을 붙잡고 술래 파고다에 가려고 하는데 택시 좀 수배해 달라고 하니 곧 택시 운전사 한명을 잡아온다.

 

말 그대로 잡아 온 터에 운전사 얼굴은 공포와 당황이 역역한다.

 

요금은 경찰관이 1,500짯이란다.

 

택시 기사도 순순히 OK하고.

 

경찰관은 우리가 한국인임을 알고 무척 호의적이었는데 택시 기사도 그랬다.

 

자기 차가 현대차라고 말하고는 대우에서 근무했었다고.

 

멀리 않은 거리에 있는 술래 파고다까지 가는 길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주변 건물들도 세련되고 옛날 매드 맥스 폐허의 거리가 생각나던 거리는 비록 길 가만 그렇지만 많이 보수가 되었더라고. 

 

 

슐레 파고다 앞에 서니 정말 감개가 무량하다.

 

건물 색을 다시 칠해 분위기는 좀 나아졌지만 기본 골격은 그대로라서 어디가 어딘지 생각하게 떠오른다.

 

일단 슐레 파고다로 이동을 하는데, 가보니 외국인은 2달러씩 받는다고.

 

거기에다 건물 속에 불상들이 죽 서있는 꼬락서니(?)를 본 장모님은 단칼에 자른다.

 

나는 불상들이 있는 곳에 들어가면서 돈 내는 것은 절대 반대라고.

 

그렇게 생각하지 마시고 그냥 이들의 문화재를 감상한다 생각하래도 막무가내이다.

 

그냥 안에 들어가 시원한 곳이 있으면 그곳에서 죽치다가 좀 구경에 나서고 하려고 했는데 처음부터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뭐 할 수 없지.

 

슐레 파고다 안에 들어가는 것은 포기. 

 

 

시내 한 복판에 예배당이 서 있는 것을 본 장모님과 우리 엄마는 감격 모드였다.

 

여기에 교회가 있다고.

 

흐~~~

 

사실 양곤 시내 여기 저기에 예배당이 많이 있다.

 

여기는 주로 침례교.

 

미국 침례교가 선교를 많이 했다고.

 

 

동네 사람들에게 자랑하신다고 찍어 달래서 한 장 찰깍.

 

그런데 뒤의 버스를 보면 우리나라 아니냐고 할 것 같아 걱정이.

 

자동문 글씨가 선명하다.

 

 

한참 보수 중인 건물.

 

처음에 왔을 때 이 동네 모습은 옛날 영화 '매드 맥스'의 한 장면 같았었다.

 

왜 지구가 핵전쟁으로 멸망한 다음의 모습.

 

 

여기가 배낭 여행객에게 유명한 가든 게스트 하우스이다.

 

바로 슐레 퍼야 옆에 있어서 교통 요지에 있는 셈.

 

숙소는 별로지만 아침 뷔페가 환상적(?)이라고 소문난 곳이다.

 

 

시장 쪽으로 이동하려니 육교를 건너야 하는데 노인네들에게는 힘든 중노동이었다는 전설이.

 

 

인도계가 꽉 잡고 잇는 시장통이다.

 

 

주변 시장 구경을 하려고 나섰다.

 

처음에는 그나마 괜찮았는데 조금 진행을 하니 우리 엄마 허리가 갈수록 더 구부러진다.

 

흐~~~

 

이러다 큰 일이 나겠다 싶어 얼른 라파예를 파는 찻집에 가서 얼른 앉혀 드린다.

 

차는 한 잔에 200짯인데 옛날에 비해 많이 올랐다.

 

사실 골목길 한 쪽 구석에 있는 찻집은 임시 막이는 되지만 뭔가 부족한 부분이 있는 곳이다. 

 

 

그 앞 길.

 

앉은뱅이 의자가 많이 보인다.

 

 

길건너 인도계 식당.

 

 

찻집에서 쉬고 있는 일행.

 

우리 집사람은 모자이크 처리를.

 

ㅎㅎ

 

 

이슬람 분위기의 사람들이 보인다.

 

이 근처는 이슬람 회당도 많이 있다.

 

인도계하면 힌두교만 생각하겠지만 이렇게 이슬람 신자도 많다는.

 

 

미얀마와 인도 이슬람이 합쳐진 묘한 분위기.

 

 

다시 길을 나서는데.

 

 

집들의 모습을 보면 참 혼란스럽다.

 

 

허리가 더욱 구부러진 우리 엄마.

 

 

길가에는 생산년도를 알 수 없는 벤츠 자동차가.

 

그래도 명색이 벤츠인데 어째 모양새가 좀.

 

벤츠 회사에 연락을 해서 박물관으로 얼른 모셔가도록 해야겠다는.

 

그건 그렇고 이러다가 두 노친네 큰 병이 나겠다 싶어서 생각 생각.

 

갈수록 날은 더 더워지니.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 시원한 에어컨이 있는 식당을 생각해 본다.

 

이 때 그 전에 갔었던 한 호텔의 중국 식당이 생각이 났다.

 

이름은 뭔지 기억이 안 나고 그냥 위치만.

 

 

그래서 슬슬 걸어서 그 호텔쪽으로 이동을 하는데, 두 노인네와 함께 가는 것이 보통 고역이 아니라는.

 

중간에 책 가게 앞에 놓인 의자에서 한 번을 더 쉬고 간신히 그 호텔까지 들어 갈 수가 있었다.

 

 

 

가서 이름을 보니 미야타 레지던스로 장기 임대를 목적으로 하는 숙박 시설인 듯.

 

 

이 레지던스 옆의 건물.

 

제법 운치가 있어 보이는데.

 

실제로 가까이 가서 보니 그냥 빈 건물이었다.

 

지금은 그 임무를 다 마친 듯.

 

아무튼 앞 길은 매우 혼잡해서 건너가기가 쉽지 않았다.

 

그냥 차가 적게 올 때 적당히 건너 가야 되니.

 

 

정문을 들어서면 다른 나라 같은 모습이 펼쳐진다.

 

 

아무튼 그 레지던스 안은 무척이나 시원해서 노인네 원기회복에는 그만인 곳이었다.

 

중국남방항공사 양곤 지점도 이 건물 1층에 있었고.

 

그 로비에 있는 중국식당의 가격도 로열 가든과 비슷한 정도인데 인원이 4명이니 부담도 별로 느껴지지 않고.

 

오늘도 내가 주문을 하려다가 내가 하면 머릿속에 고정된 틀을 벗어나질 못할 것 같아 집사람에게 메뉴를 보고 시키도록 했다.

 

사진으로 음식들이 나와 있어서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다.

 

이렇게 서비스를 받으며 호텔 식사를 하는 것은 이 동네 여행의 장점이기도 하다.

 

우리 동네 짬뽕 값으로 호사를 하는 셈이니. 

 

 

양곤 역에서 나와 레지던스에 가기까지 택시와 도보로 이동한 괘적이다.

 

뭐 그건 그렇고.

 

점심 식사를 끝나고 시간을 허비해야 할 곳이 마땅하지가 않다.

 

그 다음 목표로 한 쉐다곤도 입장료가 있고 절이라 하니 이곳도 안 가신다고.

 

불교 시설이 아니고 이곳 문화를 체험한다 생각하시라고 해도 막무가내.


하여튼 대단한 한국 기독교 신자들 되시겄다는.

 

하긴 이곳은 들어가면 한참을 걸어야 하니, 우리 엄마 허리가 받쳐주기 힘들 것 같고.

 

에라~~

 

쉐다곤은 그냥 패스.

 

그런데 이 레지던스 정원에서 뭔가 행사가 있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