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풍경

관악구 달동네에서 생활하기 2

정안군 2015. 10. 23. 11:33



 

 

 

 

 

 

어느 분의 아들이 관악산 아래 신림동 달동네에서 살고 있습니다.

신림동은 워낙 인구가 많아 번호를 지어 신림 몇 동 이런 식으로 되어 있다가 요즘은 각각 이름을 지어 부른다고 하네요.

그 분 아들이 사는 곳은 옛 신림9동이었는데, 지금은 대학동이라고 부르는 모양입니다.

신도로 체계로는 신림로 11길입니다.

신림로 11길은 차가 겨우 교행할 수 있는 좁은 길이지만, 다니는 사람들의 수는 굉장히 많습니다.

길가는 식당이나 마트 이런 것들로 가득해서 정말 없는 게 없을 정도입니다.

 

이 길은 처음에는 완만하다가 급경사를 이루며 언덕을 이루는데, 이게 약 1.5 km 정도 되는 듯.

끝은 관악산과 삼성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중간 쯤으로 샘물 공원이 나오면서 도로는 산길로 변하게 되지요.

이 샘물공원은 5515번 버스의 종점이라서 대개 서울대 입구역에서 환승을 해서 이곳에 오곤 한답니다.

샘물공원 옆에는 현대나 금호에서 지은 큰 아파트 단지도 있어서 5515번 버스를 타고 종점 근처까지 오는 사람들은 대개 이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입니다.

 

어느 분은 아들이 그 신림로 11길 끝쪽에 있는 연립에서 살아 그곳에서 머물렀답니다.

한 보름 정도 머물었다는데.

 

그러다가 주일에 신림로 11길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신림장로교회를 갔답니다.

주보 광고에 신영복님의 책으로 인문학 강좌를 한다는 내용이 있어서 그 정도 교회면 괜찮겠다 싶었다죠?

기대는 했지만 혹시나 했는데 목사님 설교가 너무 좋았답니다.

 

복음서는 다른 시각에서 쓰여져서 내용이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성경이다.

역사를 보는 눈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당연한 내용일 수 있겠네요.

 

하지만 요즘은 교회 목사들이 워낙 웃기는 사람들이 많아 설교가 내가 복음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데, 이 목사님은 성경 상 복음서로 설교를 하셨다더군요.

이런 것이 당연한 것인데, 요즘은 희귀한 현상이 되었으니 요즘 교회 꼴 알만 하지요?

 

그래도 교회가 건재한 것은 이런 분들이 계셔서 그렇겠죠.

 

아무튼 교회 목사가 내가 복음으로 이상한 설교를 해서 갈등하시는 분이나 메뚜기 신자가 되신 분들은 한번 가 보시기 바랍니다.

일단 개떡 같은 설교를 들으면서 마음에 죄를 짓지는 일은 없을 거라고 보증한답니다.

 

머무는 동안 이 치료와 내과 진료를 받았답니다.

 

치과는 '서울 화인 치과'이고 내과는 '연세 편한 내과'인데 모두 추천할만한 곳이었다네요.

근처 시내버스 주차장 이름이 고시촌 입구인데, 내리면 바로 오른쪽으로 보입니다.

근처에 사시는 분들께 추천합답니다.

 

다른 이야기이지만 도서관에서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 있어 소개한답니다.

서울 올레길 육백년 도성길입니다.

 

서울에는 서울 둘레길, 북한산 둘레길, 관악산 둘레길 등 걸을만한 길이 참 많더군요.

숫자는 많아졌지만 민주주의 발전에 별 도움이 안 되는 노인네들 그리고 중늙은이들이 많이 걷는 모양입니다.

그들이 많이 아쉽기는 하겠지만, 이 세상의 주인공은 더 이상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젊은이들이 원하고 바라는 세상에서 그냥 소리 없이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어지간한 모임에는 어김없이 등장하는 어버이 연합이나 고엽제 뭐시기 소속 노인네들.

돈 몇 푼 받는지는 몰라도 참 불쌍하고 딱하죠.

거기다 골수 박정희교 신자들.

 

노인들은 젊은이들의 세상에 이민 와서 사는 것이라고 인정하고 조용히 산이나 다니면 좋을 텐데요.

아님 부지런히 책을 읽어 사고를 젊게 유지하시던지.

 

그래도 신림로 11길은 노인네들보다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더 많아 활기 있어 좋았답니다.

역시 도시는 젊은이가 아직은 주인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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