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16 여행

우리 집 강아지 아롱이에게 밥 주기

정안군 2016. 5. 25. 15:30





다시 개 이야기입니다.


아롱이가 우리와 함께 생활한지 어언 10일.

이제 자기 집도 생기고 해서 환경 적응은 완벽히 했다고 봅니다.


나무 그늘 아래 자리 잡은 단독 주택, 거기에 아침 저녁으로 목줄을 풀어 주어 2, 30분 실컷 뛰놀게도 해 주니 개 만족도도 상당히 높을거라고 추측을 합니다.

하지만 단지 추측이죠.

내가 개와 말을 나눌 수 없으니.


그런데 아무래도 좀 이상한 게 생겼습니다.

그게 뭔고 하니.

이 친구, 딸기 그리고 보리수와 앵두 열매도 먹는다는 것인데요.

딸기나 앵두야 뭐 그렇다고 해도 떪은 맛이 진한 보리수까지 먹는다는 게 좀.

물론 우리와 함께 생활하면서 그랬던 것은 아니고 진행 과정을 보면 배가 고파서 그랬던 것인지 의심이 듭니다.

 

사실 이렇게 큰 개를 키워 본 적이 없어서 모르는 게 처음부터 좀 있었어요.

그 가운데 하루에 밥을 얼마나 주어야 하는지도 모르는 것 가운데 하나였지요.

이웃집 아저씨 말에 의하면 개는 자기 발만큼만 줘도 된다더군요.

그래서 아침, 저녁으로 세 주먹 정도를 주었는데.

딸기를 주면 허겁지겁 먹어대는 습성이 이 때 생겼나 봅니다.

첫 날인가 딸기를 주었더니 먹어 보고는 뱉더니 세 주먹 식사가 시작되고는 홀랑 먹어 대더군요.

딸기와 함께 보리수도 함께 익어 갔는데 내가 먹는 것을 보고는 하도 걸떡거려 하나 주니 이것도 잘 먹습디다.

이 때쯤 깨닫습니다.

이 친구 세 주먹 식사는 부족하구나.

 

혹시나 해서 다섯 주먹을 아침, 점심 저녁으로 줘 보니 그리 줘도 다 먹어 치웁니다.

그 정도 주니 괜찮은 것 같으니 세 주먹만 준 며칠, 이 친구 참 힘들었겠어요.

그러니까 말을 배우던지.

배워서 주인님 배 배고프니 밥 더 주세요 그랬으면 좋았잖아?

뭐든지 목마른 놈이 샘을 파기 마련이니.

 

아무튼 세 주먹 식사량 때문에 우리 아롱이는 새로운 맛을 알게 되었네요.

딸기 맛, 보리수 맛 그리고 앵두 맛.

 

이제 이번 주말 우리는 한국 여행을 마치고 태국 치앙라이로 돌아 갑니다.

다행히 그 사이 아롱이에게 밥을 줄 새로운 주인이 생겨서 거기에 대한 작은 걱정도 덜었네요.

 

한국에 온지 그럭저럭 두 달.

여권, 비자 일 그리고 개인 일까지 잘 마쳤습니다.

거기에 국회의원 선거 결과가 좋아 기분 좋게 돌아 갈 수 있겠네요.

역시 집에 간다니 기분이 좋습니다.

좋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서운한 게 있긴 하네요.

 

서울 푸른 집에 훌륭한 내관들 가운데 둘러 쌓여 계신 레이디가카에게 출발 인사 여쭈려고 했더니 또 어디 나가시는 일로 바쁘시다네요.

해서 그냥 인터넷 블로그 상으로 인사 드려야 되겠어요.

이게 좀 서운합니다.

 

그나저나 우리 가카, 요즘 세상 물정 모르는 아래 것들 때문에 심기가 편하지 않겠어요.

옛날 중국 사람들이 요순 시대를 태평 시대의 기준으로 두고 살았던 것처럼 우리 가카야 '위대한' 반신반의 박통의 유신 시대를 우리나라 태평 시대의 기준으로 삼고 정치를 하는 거야 온 우주가 다 아는데 자꾸 국회인지 뭔지 거기 속한 아래 것들이 엉뚱한 일을 벌려 놓으니 원.

감히 국회의원이라는 것들이 상시 청문회법인지 뭔지로 감히 가카의 신하들을 잡아다가 족친다는 무엄한 발상이나 하고 앉았으니 심기가 얼마나 불편하시겠어요.

 

이런 생각을 하니 집으로 돌아 가는 발걸음이 참 무겁습니다.

천근 만근이나.

 

내가 봐도 국회라는 데가 노동자들 수시로 자를 수 있게 하는 법 만드는 일 같이 가카에게 꼭 필요하고 대기업에게도 꼭 필요한 '일'은 안 하고 엉뚱한 '일'이나 벌리니 우리 가카는 얼마나 속이 찢어지실까나.

그러니 어지간하면 프랑스야 환영을 안 할테고 이번에 가시는 아프리카 나라 가운데 유신 시대와 같이 태평 시대를 사는 나라가 있으면 거기 눌러 사시면 어떨까 모르겠어요.

이제 60이 갓 넘었으니 아직도 살 날이 많으신데, 편한 곳에서 이제까지 모아 둔 옷이나 다 가져가서 다시 하루에 한 번씩 입어 보면서 사시길 가카를 위해 감히 충고 드립니다.

그러면 우주의 기운이 가카를 쌓고 돌아서 편안한 나날이 이어질 겁니다.

거기서 연말쯤 나온다는 국정 교과서도 미리 읽어 보시구요.

아참, 그곳 생활이 지루할 수도 있으니 어벙이 연합인지 그 분들을 함께 데려 가서 우리나라 개콘 시간에 맞춰 함께 놀아 보시면 금상첨화겠네요.

정아무개씨는 가카 마음을 알고 미리 가 있겠죠?

혹시 그 친구도 변심할 줄 모르니 꼭 챙기시고요.

이미 겪은 전두환이나 사내라는 것들은 믿을 수가 없는 거 아시죠?


개 소리 멍멍 그리고 컹컹 


개 소리와 함께 가카를 향해 짖어 대는 아래 것들 소리를 함께 하니 이 둘이 잘 어울립니다.

멍멍 컹컹.

우리 아롱이도 함께 멍멍 컹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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