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라이 정착 2017

[치앙라이] 체류 기간 연장하러 라오스 갔다 오기.

정안군 2017. 4. 7. 16:46

 

 

 

 

 

 

 

 

 

 

 

한국에서 태국 은퇴 비자를 받으면, 받는 날부터 널널하게 1년 안에 입국하라고 기간을 줍니다.

그것도 멀티 비자로.

지난 해 4월 은퇴 비자를 받았기에 그 기간이 이제 거의 차 갑니다.

해서 체류 기간을 더 얻기 위해 오늘 라오스 나들이를 다녀 옵니다.

 

치앙라이에서 가장 가까운 출입국 관리소는 매싸이의 미얀마 국경이지만 거기는 돈이 너무 많이 듭니다.

미얀마에 입국하려면 태국 돈 500밧을 내야 하니.

그런 쓸데 없는 돈은 아깝죠.

 

거기 말고 돈도 안 들고 대접 받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치앙쌘 골든트라이앵글 출입국 관리소.

거리도 매싸이보다 멀지 않습니다.

 

치앙쌘 다 가서 우회 도로를 타고 골든트라이앵글 방면으로 향합니다.

강 건너로 라오스가 보이는 한적한 4차선 도로를 타고 달리다 차선이 2차선으로 좁아지는 지점에서 속도를 줄입니다.

출입국 사무소는 그쯤 위치합니다.

골든트라이앵글 유원지 조금 못 미쳐.

 

여기는 강 건너 라오스 땅에 있는 카지노 전용 출입국 관리소입니다.

이용객은 거의 중국인.

돈 잃어주러 가는 곳이니 남다른 대접을 받습니다.

 

출국 심사를 마치고 계단을 내려 가면 매콩 강가에 있는 선착장에 닿습니다.

확 풍겨 오는 담배 냄새.

역시 중국인들이 몇 명 있었습니다.

아무튼 중국인들이 있는 곳은 항상 담배 연기에 냄새가.

 

참, 관광 비자로 입구에서 90일 다 되어 비자런하는 경우는 출국을 시키지 않습니다.

꼭 가고 싶으면 돈 내고 받는 VIP용을 이용하면 되고요.

태국에 입국한지 한 달이 안 된 정도면 내 보내주고 들어 올 때 다시 90일을 받기도 하죠.

이건 복불복이라 뭐라 말하기 어렵습니다만.

 

몇 주 전보다 강물이 많이 불었더군요.

좀 기다리니 꼬리 긴 배가 옵니다.

배가 바뀌었나.

카지노?

간다네요.

 

여러 명의 중국인 무리에 섞여 강을 건넙니다.

구명동의 같은 것은 없습니다.

혹 배가 뒤집히면 매콩 강의 고기밥으로 갈 확율이 100%일 겁니다.

 

얼마 안 되어 라오스 땅에 도착하는데.

돈을 내라고.

뭔 돈?

배 값을 내라네요.

야들이 왜 이래?

다들 준비한 돈을 내는 걸 보니 맞기는 한 것 같은데.

제도가 바뀌었나?

중국 애들은 중국 돈으로 내는데 돈 액수가 아무래도 바가지 같습니다.

허름한 복장의 라오스 아낙은 20밧짜리 두 장을 들고 있더군요.

40밧이구만.

20밧짜리가 없어 50밧을 주니 되었다고.

이 자슥이 내가 할 소리를 지가 하고 있어.

에이, 그냥 손해 보고 맙니다.

그런데 돈 잃러 온 사람에게 대접이 영 아닙니다.

왠 뱃삯을 다 받어.

 

나중에 돌아 올 때 보니 배를 잘못 탔더군요.

쉽게 말해 사설 배.

라오스 동네 사람들이나, 돈 아쉬운지 모르는 중국놈들이 그냥 타는 배입니다.

이런 배는 어지간 하면 타지 마시고 혹 타게 되면 배 값은 40밧입니다.

 

원래 다니는 배는 꼬리 긴 배가 아니고 고속정 같은 배인데 그게 공짜입니다.

승무원들은 모두 중국인이고요.

 

라오스 입국 심사를 합니다.

제대로 입국 카드를 쓰는 사람은 나 혼자더군요.

출입국 관리소 직원 유니폼은 어디서 많이 본 복장이죠.

북조선과 비슷한 똥색입니다.

 

카지노에 온 중국인들은 금방 없어집니다.

아마 수속하는 게 다른 듯.

 

나처럼 개인 자격은 입국할 때 이미그레이션 카드를 써야 하는데, 비치된 이미그레이션 카드는 없습니다.

촌스럽게 여기 저기 찾지 마세요.

안쪽 이민국 직원에게 달라고 하시길.

No Photo라 쓰여 있는 책상 뒤에 앉아 있는 사람입니다.

 

뭐라고 하냐고요?

이미그레이션 카드, 플리스~~~~~

 

카드를 기입해서 여권과 함께 제출하면 무비자 15일이 주어집니다.

한국인은 라오스 무비자 15일.

한국인은 비자피 같은 거 내지 않으니 비자 카운터에는 얼씬 하지 마시고.

 

왼쪽에 면세점이 있는 통로를 빠져 나오면 그냥 한적한 시골.

주변엔 볼만한 것은 암 것도 없습니다.

 

아무튼 밖에 나오면 차량이 기다릴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없으면 거기 얼쩡거리는 직원에게 카지노 이렇게 한 마디만 해 놓으면 차량이 옵니다.

이걸 타고 카지노까지 가면 되는데, 돈 달라 하지 않습니다.

이것도 공짜.

 

거창한 카지노 건물 앞에 모셔다 줍니다.

이름하여 킹 로만스 카지노.

돈 가져 와 로마 황제처럼 대접 받으며 잃어라 그런 뜻이겠죠.

 

소지품 검사를 받고 안에 들어 가 봅니다.

모자와 썬글라스는 안 된다고.

모자나 썬글라스를 하고 있으면 조폭처럼 생긴 아찌들이 득달 같이 옵니다.

 

카지노 안은 담배 연기가 자욱하고 분위기는 몹시 심각합니다.

카드 한 장으로 승부를 보는 게임장이 제일 앞에 있어서 한참을 구경하는데, 돈이 돈이 아닙니다.

몇 주 전에 왔을 때는 태국 화폐가 공식 화폐더니 오늘은 중국 화폐가 공식 화폐네요.

1000밧짜리 안의 태국 왕과 100위안짜리 모택동 몇 장씩이 쉽게 들락거립니다.

 

오래 있으라고 해도 피곤한 곳입니다.

담배 연기도 심하고 어디 엉덩이 걸칠 곳도 없습니다.

간단한 간식과 물은 공짜입니다.

노름도 안 하면서그런 거 먹으면 되나 싶어도 나 대신 돈 잃어 주는 호구는 얼마든지 있으니 걱정은 붙들어 매시고.

 

노름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니 그건 구경만 하시고.

단지 음식이 괜찮은 뷔페 식당이 있으니 거기서 밥이나 먹고 오면 좋습니다.

카지노가 있는 곳은 라오스 땅이지만, 중국이 그 동네 전체를 빌려 운영하는 탓에 안은 모두가 중국 분위기입니다.

들리는 말도 중국어, 인간들은 중국인, 식당 음식도 중식.

다른 건 별로지만 음식은 값에 비하면 괜찮은 편입니다.

 

올 때는 강가로 해서 길을 따라 걸어 오는 걸로 합니다.

경비에게 보더 간다고 말해 두면 승용차가 옵니다.

걷기 싫으면 그렇게 하시고.

 

강가에는 중국 식당들이 죽 있는데, 중국 음식은 여럿이 먹어야 되고 또 음식이 어떤지 보장을 못하니 생략.

솔직히 맛이야 있겠어요?

중국에서 음식을 잘 하는 주방장이 여기까지 왔겠습니까?

 

강가 길을 따라 걸으면 햇빛이 좀 뜨겁긴 하지만 언제 이렇게 매콩을 따라 걸어 보겠어요.

나쁘지 않습니다.

강 건너는 태국.

국경이지만 긴장감이나 그런 것은 전혀 없습니다.

 

대략 15분 정도면 다시 라오스 출입국 사무소에 도착합니다.

라오스에서 나올 때는 면세점에서 라오스에서 그나마 유명한 라오 비어 시리즈를.

캔 3개가 태국 돈으로 120밧입니다.

그럼 하나가 40밧.

대략 1,400원 정도 되는군요.

비싼가요?

한국에서 사 본적이 없어서리.

아, 이건 내가 마실 것이 아니라 선물용입니다.

한 분이 떡을 그냥 준다고 하셔서 선물로 드릴려고요.

돈을 드리면 안 받는다고 하실 테니, 선물로 드리면 괜찮을 것 같아서 준비합니다.

 

건너 올 때는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배를 타고 건너 오는데.

승객은 20여 명 되었는데, VIP 서류를 손에 돈 라오스 총각 한 명과 나를 빼고는 모두 중국인들입니다.

거의 젊은이들.

노름하러 갔다 오는 건지 아님 나처럼 밥 먹으러 갔다 오는 건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시 태국.

입국 심사를 받습니다.

여기도 비치된 이미그레이션 카드는 없습니다.

박스 안 직원에게 여권을 보여 주고 카드를 달라고 해야 한 장 줍니다.

인사를 해도 대꾸가 없는 직원.

역시 이민국 직원은 밥맛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돌려 받은 여권에는 오늘 날짜에서 하루 빠지는 날짜로 내년까지 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같은 배를 타고 온 중국인들은 킹 로만스 카지노 회사에서 제공하는 밴으로 이동하는군요.

태국에서도 이들은 따로 출입국 심사를 해서 나 혼자만 카드를 쓰고 심사를 받았습니다.

아마도 출입국 심사할 때 이곳보다 한적한 곳은 없을 듯.

 

10시에 태국을 떠나 라오스에 갔다가 12시에 다시 태국으로 돌아 왔으니 이걸 외국에 갔다 왔다고 해야 하나요?

아무튼 라오스 갔다 왔습니다.

 

참고로 카지노에서 출입국 반대 방향으로 10분 정도 걸어 가면 Donxao가 나옵니다.

골든트라이앵글에서 유람선을 타면 출입국 수속없이 방문하는 라오스 마을이죠.

 

특별한 볼거리는?

음~~~~~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