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라이 정착 2017

[치앙라이] 과일이 익어 갑니다.

정안군 2017. 4. 12. 11:23

 

 

 

쏭끄란을 앞두고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밤에도 기온이 많이 내려 가지 않아 열대야 현상도 있구요.

철 만난 모기까지 설쳐대 쉽지 않은 날입니다.

어젯밤도 결국 더위와 모기 땜시 잠을 설쳤네요.

 

하지만 더위와 폭염이 반가운 애들도 있습니다.

한참 익어 가는 과일들.

 

라차팟 대학 교정 안의 리치는 이제 색을 입기 시작했습니다.

제 철이 머지 않았네요.

 

망고도 익어 갑니다.

우리 집 정원의 망고는 이제 엄지 손톱만한 크기로 자랐습니다.

 

나무가 너무 무성해서 어떻게 처리하나 했는데, 앞집 정원을 다듬을 때 보니 아래 가지를 쳐내고 윗부분만 남기더군요.

그래서 따라 했더니 나무가 꽤 단정해졌습니다.

역시 오래된 것들은 얼른 자리를 빼줘야 뭐든 모양이 잡히는군요.

 

아직 어린 뽕나무도 능력 외로 오디를 열었습니다.

작고 아직 많진 않지만 심심하지 않을만큼 몇 개씩 익어 심심풀이하기 좋습니다.

 

오늘이 지나면 날이 좀 누그러드는군요.

일단은 오늘이 고비입니다.

내일은 일단 최고 온도가 30도를 넘지 않습니다.

 

아무튼 이럴 때는 에어컨 빵빵한 대학 도서관에서 피서하는 게 최고죠.

쏭끄란 때문인지 도서관 안에는 이렇게 빵빵하게 에어컨이 돌아가는데도 사람이 몇 없습니다.

참 좋군요.

 

옛날 중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청나라가 망하고 잠시 권좌에 있던 원세개가 세상을 작별하자 중국 각지는 크고 작은 군벌들의 세상이 되었습니다.

손문의 배경으로 성장한 장개석은 국공 연합 세력을 이끌고 북벌에 나서게 됩니다.

이른바 군벌의 토벌에 나선 것이지요.

중국 광주에서 시작한 북벌은 그야말로 파죽지세였습니다.

 

그런데.

상해 입성을 앞두고 장개석은 자기 후원 세력을 갈아 타게 됩니다.

외세와 손 잡은 중국 매판 자본가 집단과 손을 잡은 것이지요.

 

1927년 4월 12일 바로 오늘이 같은 날입니다.

이미 공산당 세력과 노동자 세력이 점령한 상해에서 그들이 말하는 '빨갱이 청소'를 시작합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고 언제나 어디서나 그랬듯이 그들이 진짜 빨갱이이든 아니든 상관이 없었습니다.

자기에게 저항하는 세력은 그저 몽땅 '빨갱이'였으니까요.

 

탄압은 혹독해서 수 많은 사람들이 장개석 군대와 건달 조직에 의해 처형됩니다.

장개석의 북벌군이 자기들의 우군이라 생각했던 그들은 손을 쓸 여지없이 당하고 맙니다.

이후 얼마동안은 장개석은 승리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매판 자본가와 손 잡은 장개석에게 모여드는 인간들은 그야말로 쓰레기들이었어요.

순전히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자들이었죠.

 

괴멸적 타격을 입은 공산당과 노동자 세력은 소멸된 듯 보였지만 결국은 애국 세력으로 탈바꿈해서 세력을 다시 모으는데 성공합니다.

그후 과정이야 잘 아는대로 매판 자본가와 외세에 의존하던 장개석은 손에 다 넣었던 중국 대륙을 포기하고 대만으로 도망쳐야 했습니다.

 

이런 역사에서 안철수씨를 다시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정체정이 모호하긴 했지만 그도 역시 변화를 바라는 소시민들의 지지를 많이 받은 사람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한 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긴 했는데, 변화를 바라던 소시민은 이미 지지를 많이 포기한 상황.

여기서 그는 어떤 결정을 할까요?

장개석의 교훈을 되새겨 봐야 될 듯 싶은데, 그럴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어제 사립유치원 교육자 대회에서 그가 말한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사립학교 재단은 대표적인 우리나라 수구 집단입니다.

상징적 사건이 박근혜가 무려 '촛불집회'를 하면서까지 막았던 것이 사립학교법이었죠.

 

사립학교법.

돈은 국가가 다 대는데, 지들 맘대로 하는데 사립학교 재단입니다.

남편은 교장, 부인은 이사장, 며느리는 행정실장, 아들은 재단 사무총장 이런 식으로 다 해먹으면서 말이죠.

또 자식에게 소유권이 넘어가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온갖 비리의 온상이 사립학교입니다.

물론 깨끗하게 운영되는 곳도 있기는 하겠습니다만, 그걸 찾기는 그야말로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보다 더 어렵죠.

 

이런 욕심과 부패로 똘똘 뭉치다시피한 사립학교 재단.

사립 유치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안철수씨가 참석해서 찬조 연설을 하셨다.

 

무엇을 위해 갔을까요?

 

근무 조건이 열악하기로 소문난 사립유치원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을 성원하고 그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 갔을까요?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사립유치원을 좌지우지하는 원장이나 이사장들을 성원하고 그들의 지지를 받으려 갔겠죠.

연설 내용을 듣고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하니 내용은 그들 입맛에 딱 맞았나 봅니다.

국공립 유치원의 확대는 피하고 사립 유치원을 확대하시겠다는.

이게 맞다면 안철수씨가 생각하는 교육에 대한 방향은 유럽식 복지국가 스타일이 아니라 미국식 정글 자본주의 방법을 더 선호하는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장개석이 수구 매판 자본가와 손을 잡을 때 불행의 싹이 자라기 시작한 것처럼 안철수씨도 사립유치원 연합회와 같은 이익집단과 손을 잡는 순간부터 불행은 시작한 것입니다.

쉽게 말해 말을 잘못 탔습니다.

박근혜를 지지한 사람들이나 수구 세력의 지지를 받으려고 노력한다면 그의 미래는 더 이상 없습니다.

 

국민의 당 구성원 자체가 지역이 호남이라 옛날 민주당에 있었지 새누리당 소속 의원과 별 이념 차가 없었던 사람이니 한계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생각을 바꿔 처음 그를 지지했던 소시민의 변화에 대한 바람을 따른다면 다음이 있을 수 있지만, 만일 저버린다면 장개석과 같은 길이 앞에 펼쳐 질 것입니다.

 

소시민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게 될까요.

그렇게 될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안철수씨는 국민의 당 의원들에게는 그야말로 꽃놀이패입니다.

되면 대박이고 안 되더라도 남는 게 많은.

박지원씨를 비록한 국민의 당 의원들은 의석수가 40석인 국민의 당 후보 안철수씨가 대통령이 되리라고까지 믿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문재인씨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안철수씨가 최대한 표를 많이 받아 지분을 높이는 것이지요.

어짜피 문재인씨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국회에서 민주당은 과반을 차지하지 못합니다.

그렇담 어느 당과 협력을 해야 할까요?

당연히 국민의 당이겠죠.

 

그렇담?

 

국민의 당은 의석수는 작지만 꼴심을 부릴만한 정도의 의석은 되지요.

아마 민주당에서 국민의 당에게 협력이나 연정(?)을 요구한다면 장관이나 국영기업체의 장 같은 자리를 많이 요구할 겁니다.

이걸 박지원씨나 국민의 당 원로들은 벌써 목도를 했습니다.

김대중씨가 김종필씨의 협력으로 대통령이 되었을 때, 김종필씨는 자기는 국무총리로, 그리고 똘만이(?)들은 장관이나 노른자에 해당하는 자리를 많이 차지했었죠.

이런 신날 일이 머지 않아 자신들에게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면 안철수씨는?

미안하지만 일단 씹힌 껌은 쓰레기통으로 가게 되어 있습니다.

과실은 국민의 당 의원들이, 용도 폐기된 안철수씨는 미안하지만 그에게 허락된 자리는 없을 것입니다.

민주당이 정권을 잡는다 해도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일부이지만 호남 세력인 국민의 당이지 안철수씨는 아니니까요.

결론적으로 인기를 얻기 위해 수구 세력의 지원을 얻는 것은 안철수씨에게도 독이고 결국 이득을 보는 세력은 국민의 당 밖에 없을 것입니다.

 

경상도 출신이라 문재인씨는 찍기 싫은 노인축에 들어 가시는 분.

안철수씨를 찍어 봐야 덕 보는 것은 박지원씨가 이끄는 국민의 당 밖에 없습니다.

안찍박.

사실 맞는 말입니다.

 

차라리 유승민씨를 찍어 주세요.

그래도 바른 말하며 소신대로 산 사람이니 싹이라도 살려야 되지 않겠어요?

 

그것도 싫으시면 바울이 회심하듯 심심정씨를 찍어 드리든지...

내가 보기에는 심상정씨 이 분이 소시민들에게 대통령 감으로는 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ㅎ

 

열매가 익어가면 시절을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