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19 여행

[충주] 배론 성지의 가을

정안군 2019. 10. 13. 21:04

 

 

 

 

 

 

 

제천 땅 언저리에 유명한 기독교 성지가 있습니다.

땅 모양이 옴팡하게 들어 간 모양이 배 모양을 닮았다 하여 배론이라고 부르는 곳으로 배론 성지라 합니다.

역사책 한 장면을 장식한 황사영 백서 사건의 주인공이 숨어 있다 잡힌 곳이기도 합니다.

황사영.

토굴에 숨어 있던 황사영은 극악무도한 요즘 표현으로 말하면 반국가 사범으로 몰려 능지처참 형으로 다스려집니다.

나중에 다른 곳에 있던 무덤이 확인되어 이 쪽으로 묘가 옮겨져 있다네요.

황사영의 평가는 이미 결론이 나 있으니 길게 말 할 필요는 없겠네요.

다만 책상 물림으로 우물 안 개구리였던 그 당시 양반의 한계를 분명히 보였다고나 할까요?

 

또 최양업 신부님의 묘도 있는데, 최 신부님의 일생을 그린 부도도 전시되고 있습니다.

신부님은 대략 40년을 사셨더군요.

최 신부님도 평생이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그 식구들의 처지가 더 혹독했네요.

신앙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았는지 지금 기록을 읽어 보아도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이런 순수한 열정으로 지킨 것이 신앙인데 지금 빤스를 위시한 사람들의 행위는 참 뭐라 말하기가 dog 같습니다.

 

신학교도 있었네요.

조그만 초가가 신학교였다는데 참 아담합니다.

방 하나 크기가 요즘 어지간한 아파트 화장실 크기도 안 되는군요.

 

신학교 교수를 하신 두 프랑스 신부님 중 한 분은 36살, 다른 한 분은 32살.

최 신부님은 과로로 인해 일찍 하늘의 부름을 받았지만 두 프랑스 신부님은 그 유명한 새남터에서 순교를 하셨어요.

순교하심으로 성인이 되셨네요.

이 분들의 기록을 읽으면서 목숨까지 아낌없이 내놓는 믿음이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됩니다.

한 알의 씨앗이 땅에 떨어져...

 

가을 색이 점점 짙어가는 오후에 배론 성지를 방문했습니다.

성지 가운데가 공사 중이라서 좀 어수선했지만 대성당과 그 주변은 아주 분위기가 좋네요.

특히 대성당 안은 느낌이 참 좋았어요.

참 예쁘고 경건한 실내더이다.

예배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퐁퐁 마구 솟아 나는.

 

일요일 오후라서 조용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방문한 천주교 신자들이 참 많더군요.

기독교 신자라면 한 번 가 보시길 바랍니다.

기독교는 천주교와 개신교 모두를 포함하는 개념인 건 아시죠?

천주교나 개신교나 같은 뿌리에서 나온 형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