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여행 2022

[코마르노] 슬로바키아 찍고 오기

정안군 2022. 6. 27. 14:51

가볍게 두나를 건너 슬로바키아 코마르노에 도착을 하고 김집사님은 여행 잘하라는 인사와 함께 스웨덴의 자랑이었으나 지금은 중국의 손에 넘어간 승용차와 함께 사라졌다.

아마도 옛 시가지는 안쪽일 것이라는 말과 함께.

다시 보기 힘들 사람이지만 불가에서 말하는 인연으로 하면 전생에 엄청난 사이였지 않았을까?.

길 주변은 특별한 것이 없어서 그렇고 그런 평범한 마을이거니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마을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기이한 동네일세 하는 생각과 함께 동네 안 길을 걸어서 가 보는데 좀 들어가니 광장 비슷한 것이 있고 그 귀한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저리로 가 보자고.

그런데 들어 갈수록 동네의 모습이 점점 예뻐지기 시작했다.

호라 이거 생각하지 못했던 보물 상자를 이곳에서 만나는 것 아닐까?

 

왼쪽으로 보이는 길을 따라 들어 왔다.

센트럴이라는 글씨가 선명한데 소박한 센트럴이지 거창한 센트럴은 거리가 먼.

하지만 크게 화려하지 않고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조용한 동네였다.

 

광장 어귀에는 이런 동상이 있고.

머리 위에 광채 나는 둥근 둘레를 쓰신 것을 보니 성인들이신 가 보다.

 

이 분은 누구신가?

워낙 전쟁이 많았던 동네라서 영웅도 많고 동상도 많다.

거기에 나라도 많으니 일일이 누구신가 알아보기도 힘이 든다.

Namestie generala Klapku라고 구글맵에 나와 있는데 혹시 Klapku 장군님 아니실까 거기에 내 돈 500원을 건다.

사회주의 시절에는 여기가 레닌 광장이었다고 한다.

 

바로 앞의 카페에서 좀 쉬어 가기로 한다.

헝가리는 포린트라는 화폐를 사용하지만 슬로바키아는 자체 화폐는 없고 유로를 사용한다네.

하긴 카드로 결제를 하니 무슨 화폐를 쓰든 상관은 없다.

스위스는 이제 종이 화폐는 모두 없애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다.

편한 세상이 온 것인지 대기업만 신나는 세상이 온 것인지는 모르겠다만.

 

화장실을 이용하려고 실내로 들어가니 이런 동양의 최대 명화가 걸려 있었다.

여기 사장 그림 볼 줄 아네.

혹시 영남이 형님이 여기에 그림을 파셨나?

고스톱도 치는지 주인에게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내와 같이 치면 인원도 똑 맞는데.

 

맵을 보니 조금 앞에 유럽 광장이라는 곳이 있었다.

무엇이 있기에 그런 이름이 붙었나 한 번 가보았다.

그래서 안내판을 보니 최근(2000년)에 유럽 여러 나라들의 특징을 살린 건물들이 있는 광장을 열었다는 말이 쓰여 있었다.

2000년이라.

얼마 안 된 듯한데 벌써 22년이 흘러버렸네 그려.

갑자기 흥미가 팍 떨어졌지만 성의를 봐서 한 번 둘러보기로 한다.

다행히 입장료도 없었다. 

 

글쎄다.

멋진 건물도 있고 그렇고 그런 건물도 있긴 하나 구경꾼이 별로 없는 것을 보면 그다지 흥미를 끄는 광장은 아닌 듯싶다.

하긴 이 동네에 사람이 귀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런 변방에 사람들을 모이게 하려고 애쓴 사람들의 성의는 대단히 칭찬을 받아도 마땅한 바이다.

 

예쁜 교회 건물이 보였다.

저리로도 한 번 가보다고.

 

종탑이 참 예뻤다.

교회 안을 좀 보려 했더니 까만 가운을 입은 여자분이 문을 닫고는 승용차에 막 타고 있었다.

오늘이 주일이니 예배를 마치고 공무를 보고는 이제 퇴근하는 모양이다.

그러니 안을 보자고 하기는 어려운 노릇이다.

아마 내가 상상하는 대로 그렇게 생겼을 거야.

여자가 목회자인 것을 보면 개신교 계통은 분명한데 더 이상은 모르겠다.

 

1265년도의 코마롬(코마르노) 모습이다.

두나 강 목 좋은 곳에 성을 쌓고는 지나가는 배에게서 삥을 뜯은 듯 보인다.

그렇게 해서 번창했던 도시였지만 주력이 해상 무역으로 바뀌면서 된서리를 맞지 않았나 싶다.

 

역시 유럽은 그리스도가 주인공이다.

기독교를 빼놓고는 문명을 말할 수 없으니.

하지만 이제는 기독교 신자는 이제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격감하고 있다고 한다.

오전에 예배드린 교회의 목사님은 잠자는 유럽의 그리스도 신자를 깨울 사람은 오직 한국 선교사들이라고 하던데.

글쎄다.

한국도 유럽 걱정할 때가 아닌 듯싶은데.

한국 교회가 무당 하나를 못 이기면서 무슨 유럽을 깨운다고 그러시나 하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는 사람이 있다.

물론 나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 전혀 모른다.

 

이제 헝가리로 귀환하려다 잠깐 지도를 보니 멀지 않은 곳에 성이 있었다.

내 사랑 성이 있었어?

그럼 가 봐야지.

 

땡볕에 내켜하지 않는 아내를 대동하여 가보니 어인 음악가가 성을 지키고 계셨고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입장료를 보니 6유로던데 돈 굳었다.

6유로이면 돈 만원 정도 되니 두 명이면 이만 원이라.

 

구굴에서 살펴보니 동쪽으로 로마군 진영이었던 Kelemautia 유적이 있다고 나온다.

이는 Limes Romanus라 하여 두나를 경계로 삼아 로마의 영역을 지키고자 세운 최북단 병영이다.

로마가 세력이 커져갈 때는 필요가 없었으나 방어로 정책을 수정하고는 국경을 지키기 위해 세웠던 시설인데 얼마 안 가서 이 병영이 뚫리면서 다 부서지고 폐허가 되었을 것이다.

루마니아는 그 지역을 얻은 로마가 퇴역병을 보내 살게 하면서 로마화 했는데 그래서 이름이 루마니아가 되었고 지금도 루마니아어는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이탈리어와 함께 라틴어 계열로 분리한다.

로마군 유적은 거리 상 도저히 갈 곳이 못 되니 이제 돌아 가자.

 

가까운 공원에는 위령탑으로 보이는 설치물이 있었는데 누구를 위로하려고 그러시는지는 모르겠다.

 

역시 박물관다운 건물이다.

여기도 문을 굳게 닫았다.

이래서 성과 함께 돈을 굳혔다.

열었다라면 안 볼 수 없고 사실 봐 봐야 이런 촌 구석에 뭐가 대단한 게 있겠는가.

 

두나 강변에 있는 교회.

사실 교회가 인상적인 것이 아니라 마당에 묻힌 무덤들이 더 눈에 띄었다.

얼마나 교회를 사랑했으면 죽어서 교회 마당에 묻히셨을까 하는.

 

슬로바키아 강변에는 헝가리에 없는 하역 시설이 있었다.

헝가리 코마롬보다 슬로바키아 코마르노가 더 크고 활발하다고 하더니 공업 생산도 그런 가 보다.

 

국경을 걸어서 넘어 보려고 힛치의 유혹을 물리치고 한참을 걸었다.

드디어 국경.

슬로바키아 국경이고 차량 기호는 SK를 쓴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 SK는 슬로바키아가 아닌 헝가리에 공장을 지었을까?

 

다시 헝가리로 귀환을 한다.

슬로바키아에 들어가니 외무부에서 알림을 보내고 다시 헝가리에 들어오니 또 외무부에서 알림이 뜬다.

우리나라 외무부 열 일한다.

 

잠시라도 땅을 밟아 보았으니 가 본 나라에 슬로바키아도 이제는 추가가 되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