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여행 2022

[벌러톤 호] 바다 대접을 받는 호수

정안군 2022. 6. 26. 12:17

유럽 중부 최대 담수호라는 벌러톤 호를 다녀왔다.

아내 친구가 모처럼 시간을 내주었고 덕분에 쉽게 구경을 잘했다.

벌러톤은 Balaton이라 쓰는데 발라톤이 아니고 벌러톤인 것은 헝가리어에서 a는 'ㅓ'로 발음이 되는 까닭이란다.

'ㅏ'로 발음이 돨 때에는 a 위에 작대기가 붙는다니 발음 기호가 단어에 붙어 있는 셈이다.

적어도 헝가리어를 배울 때 발음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그런 고민은 없겠다.

 

주말이라 그런지 지체가 많이 되어 제법 시간이 많이 걸렸다.

바다가 없는 헝가리는 벌러톤이 바다 대신이라서 많이 놀러 온다고 한다.

일주를 하려면 너무 많이 시간이 걸린다고 해서 중간에 페리를 탄 다음 돌아오기로 했는데 우리는 아는 바가 없으니 그러자고 하고 구글로 어디로 가는지만 알아 두었다.

 

우선 간 곳은 Szantod Rev인데 건너편으로 승용차나 자전거 등등을 데려다주는 항구이다.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어 엄청난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어서 너무 부러웠다.

벌러톤은 요트가 많이 떠 있어서 마치 바다 같은 풍경이다.

물 색깔은 석회석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옥색.

 

잠시 후 배는 Tihany Rev에 도착을 한다.

배 위에 앉아 있으려니 살살 바람도 불고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는 티허니(Tihany)라는 작은 마을에 도착을 했는데 사람 반 승용차 반인 그야말로 헝가리 사람들이 다 모인 듯한 혼잡한 곳이어서 잠깐 둘러보고는 얼른 다른 곳으로 이동을 했다.

호수에서 잡는 물고기로 튀김을 해 주는 곳이 있다고 해서 한 식당을 찾아갔는데 그런 것은 없었다.

그래도 이름값이나 하라고 라벤더 아이스크림이 유명하다고 해서 하나 사 먹긴 했다.

 

점심 식사도 하고 산책도 하려고 방문한 마을.

벌러톤퓌레드(Blatonfured)라는 곳인데 여기가 제일 예뻤다.

예쁘다는 것은 모든 물가가 비싸다는 것과 같은 말.

 

이걸로 벌러톤 구경을 마쳤다.

사실 뭘 더 쓸래도 아는 것이 없다.

 

이제 슬슬 귀국을 준비해야 한다.

그놈의 메로난지 코로난지 때문에 24시간 전에 해야 한다는 신속항원검사(RAT) 예약도 마치고 몇 분에게 선물을 드리기 위해 아내 친구분이 안내를 해 주셔서 귀한 와인 몇 병을 구입했다.

한 종류는 벌러톤 산 와인으로 화이트 와인인데 감미로운 맛이 최고여서 루이 14세가 맛을 보고는 '신의 눈물'이라고 극찬한 와인이다.

다른 종류는 며칠 전 방문한 에게르 산 레드 와인으로 오스만 군대가 몰려왔을 때 와서 와인을 마시는 것을 보고 그렇게 용맹한 자들이 먹는 것이라면 분명 '황소의 피'일 것이다 그런 생각을 했고 그 인연으로 황소의 피'라는 이름도 붙었다고.

'황소의 피' 와인은 사랑하는 친구 목사님이 교회에서 성찬식을 할 때 특별히 장로님들에만 드리라고 샀다.

성찬식 때 빵 대신 뻥튀기 조각과 포도 주스를 주는 것에 반감이 있어서 우리 교회에서도 고급 빵과 와인으로 바꾸었는데 매번 모두에게 그렇게 할 수는 없겠지만 어쩌나 한 번은 최고의 빵과 최고의 와인으로 성찬식을 하는 것도 멋진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