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둥간에서

 <절터 앞에서 본 풍경>

 

1 월 15 일(수)

이곳에 온 이유는 휴양지에서 쉬려는 이유도 있었지만 Gedung Songo(9개의 건물이라는 뜻이란다)라는 힌두교 절을 가보려는 것도 있었다.   아침에 가보면 더욱 좋다하여 6 시 반쯤 사진기를 들고 Gedung Songo로 출발한다.  

 

우선 호텔에서 길로 내려와 Sumawono가는 미니 버스를 타고 절 입구까지 간다... 어제 걸어갔던 곳이 거의 그 언저리였었다.   차비는 알 수 없어 동전 500 Rp를 주니 아무소리 하지 않고 가져 가는 것이 그 정도면 충분한 모양이다.

 

<절 갈림길>  

 

절로 가는 길 입구에는 오토바이가 기다리고 있다가 날(내가 가진 돈)반긴다.   4000 Rp 달라는 걸 3000 Rp로 깎은 뒤 오토바이를 타고 언덕길을 오르는데 3 Km라더니 가파른 오르막길을 한참 올라간다...

절 입구는 잘 정돈이 되어있는데 입장료는 없고 말 타라는 사람만 반기고 있다.   말 탈일은 없고 슬슬 걸어 올라가는데 뒤와 앞에 펼쳐지는 경치가 정말 압권이다.   책에 있는 설명 그대로 절터에 남은 탑들은 그저 그렇고 중간 골짜기에 있는 유황연기가 나오는 구덩이와 유황천이 신기함을 더해준다...

 

<절터에 남겨진 탑들>

 

1 시간 정도 걸려 한바퀴 돌아 나오니 잘 왔다라는 생각이 든다.   내려오는 길은 걸어서 내려오기로 한다... 나무 중간에 두리안인지 두리안같은 것인지 그런 열매를 허리에 매단 나무들이 보이고 장미를 키우는 집들, 유치원의 꼬마들 이른 시간인데 벌써 시작한 모양이다... 차 바퀴에 납짝꽁이 된 개구리, 우리 나라 시골과 다를 것이 없는 풍경과 멀리 펼쳐지는 호수의 아름다운 모습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해준다...

 

 

<탑 문양과 원경>

 

돌아올 때에는 동전이 없어서 1000 Rp를 주니 그것으로 입 닦을려고 한다... 거스름 돈을 내놓으라고 하니 안줄려고 하다가 마지못해 200 Rp를 준다... 더 내놓으라고 엄한 표정을 지으니 더는 못주겠단다... 그리고는 나와 눈도 마주치려고 하질 않는다... 참 웃읍기도 하고....

 

<온천 지대 ?   유황 냄새와 뜨거운 물이 나오는 구덩이들>

<절터 앞 마을>

 

혼자 간 것이 못내 아쉬워 아들에게 저녁 무렵에 혼자 가보라고 하고 달랑 빵 한조각과 차 한잔이 전부인 호텔 아침 식사를 한다... 그리고 수영과 휴식.... 잠시 후 또 점심을 먹을 시간... 여행하다 보면 먹는 일이 거의 전부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생각은 할 것도 없고 퍽이나 단순한 생활이 이어진다... 오늘은 어디서 잘까 또 이번은 무엇을 먹을까 ?  

 

어제 갔던 반둥간 시가지로 또 가보기로 한다... 어제 호텔 식당에서 조금 더 가니 해물을 전문으로 하는 중국 식당이 있었다.   여기도 Tio Ciu라고 써있는데 이것이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중국 식당이나 해물 식당을 뜻하는 것 같다.   잡채와 나시 고랭을 시키니 역시 맛있다... (52000 Rp)   이번 인도네시아 여행은 중국 식당이 한목을 해준다.  

 

오후 무렵에 아들을 Gedung Songo구경을 보냈는데 비가 쏟아 붓기 시작했다... 우기라고 하지만 통 비 구경을 못했는데 하필이면 구경나갔을 때 비가 올게 뭐람.... 걱정하고 있는데 돌아오더니 다른 구경거리는 없었고 말똥만 보고 왔단다.   비가 와서 가스가 많이 끼어 주변 경치가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아침에 같이 갔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고 후회해본다... 비가 그칠 기미가 없어 우산도 없이 시내까지 같다 오기가 그래서 호텔 아래 박소 집에서 박소 국수로 저녁을 대신한다... 참 소박한 하루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