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일기 15

12월 8일 수요일

감기 참 오래가네요. 일주일도 넘었는데 감기는 아직도 내 몸에서 현역으로 활동 중입니다. 다행히 다른 증상은 없어졌고 콧물과 기침 그리고 가래 증상만 남아서 고군분투 중입니다. 오늘도 지난주에 이어 돌봄 활동은 없습니다. 밖에는 안개가 자욱하여 심난하지만 안 가도 되니 이래저래 안심이 됩니다. 아내가 직장 동료들과 모처로 가서 그 덕에 나는 휴가도 얻고 서울도 가지 않아도 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보통 아내들이 집을 오래 비울 때 필수인 사골국이 넉넉히 있어서 모처럼 사골국 파티를 하게 되었네요. 이런 때 어디 등산이라도 가면 좋으련만 몸이 정상이 아닌지라 그냥 방콕 모드로 지내야 하는 것이 많이 아쉽습니다. 오후에 살살 산책이나 하는 걸로. 어제는 대설이었습니다. 절기 상 큰 눈이 온다는 날. 이름은 ..

돌봄 일기 2021.12.08

12월 1일 수요일

오늘은 돌봄 활동을 못 했습니다. 아내가 먼저 걸리고 사랑의 증표로 나에게로 전해준 감기가 심해져 이번 주는 집에서 쉬는 걸로 했지요. 2 주전 고생한 정도까지는 아닌데 이번 감기도 꽤 힘드는군요. 나보다 아내는 더 상황이 심각합니다. 나는 그 정도는 아닌데 콧물이 무슨 수도꼭지 터진 듯 나오더이다. 코로나 아닌가 의심이 가는데 둘 다 열은 없으니 설마 코로나랴 싶어 대충 지어 온 약으로 해결하려는데 이런저런 증상이 금방 누그러지지는 않는군요. 상태도 안 좋고 해서 병원을 다 가보았습니다. 감기로 병원 찾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네요. 확실히 연한이 오래되니 몸뚱이가 옛날 몸뚱이가 아니더이다. 그러면 우리에게 이 예쁜 감기를 전해준 사람은 누굴까요? 아무래도 거시기 아니겠습니까? 거시기들인가? 이거야..

돌봄 일기 2021.12.01

11 월 24 일 수요일

지금 몇 시쯤 되었나? 보통은 6시 30분에 일어나곤 했는데 요즘은 일출시간이 7시도 넘긴지라 밖의 상황을 보고는 시간이 가늠이 안 됩니다. 그런데 오늘은 더 잘 수도 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어둠 속에서 울리는 아내의 전화벨. 며느리였어요. 호가 많이 아프니 일찍 와 달라는 부탁. 거실에 나가보니 7시였네요. 우리가 일어날 시간까지 기다린 모양입니다. 아침은 가다 먹으려고 빵에 잼을 바르고 요거트를 준비했는데 차를 타고 보니 집에 고이 모셔 놓고 왔더이다. 요즘은 생각날 때 하지 않으면 나중은 절대 보장 못합니다. 이 나이를 처음 먹어 보니 나도 어쩔 수가 없더군요. 평소보다 조금 이른 시간이라 많이 막힐 줄 알았는데 휴게소에서 10분 보내고도 2시간 20분 만에 도착을 할 수 있었어요. 차가 막히는..

돌봄 일기 2021.11.25

11월 17일 수요일

새벽까지 꿈속에서도 아팠습니다. 이렇게 아픈데 오늘 서울에 갈 수 있을까? 아내 혼자 가라고 하면 너무 힘들텐데 어쩌나 하는 생각이 머리 속에 온통 차있었죠. 그래도 일어나니 꿈속에서의 상황보다는 몸이 좀 괜찮은 것 같았어요. 그러면 가야지 어쩌겠어. 어제 아침 잇몸이 약간 붓기가 있어서 치솔도 잘 닦아 보겠다고 한 것이 저녁이 되니 대부에서 주인공인 콜레오네 영감 역의 말론 브란도처럼 되어 버렸어요. 아침에는 말론 브란도가 형님할 정도였고. 힝. 아마 낮에 모처럼 시간 여유가 생겨 잔차를 탄 것이 이모저모로 무리여서 그게 겹쳐서 그런 현상이 벌어진 것으로 보여요. 잇몸만 그러면 괜찮은데 몸살끼가 겹쳤던 모양입니다. 온몸이 무겁고 머리도 아프고 이거야 원. 비상약으로 남아 있는 물 건너 온 감기 몸살 약..

돌봄 일기 2021.11.18

11월 10일 수요일

매주 수요일에 우리 부부는 서울에 가서 손주들을 돌봅니다. 가는 날짜는 몇 번 바뀌었지만 가는 것은 일 년을 넘긴 일상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가서 손주들을 돌보는 동안 아들은 늘 하던 일을 하고 며느리는 미루어 두었던 일을 처리합니다. 집에서 돌보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일은 아침에 어린이집에 출근한(?) 손주들을 12시 반쯤 데리고 나와 1시부터 시작하는 서대문아동발달센터에 가서 교육을 받게 하는 것입니다. 그다음은 곁가지로 대충 2시간 후에 교육이 끝나면 그때부터 며느리가 집에 돌아올 때까지 같이 놀아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오후 7시 반쯤 됩니다. 그러면 그즈음에 출발하여 충주로 돌아오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마치게 됩니다. 요즘 이 일을 위해 어김없이 아침 매일 보는 인간극장이 끝나면..

돌봄 일기 2021.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