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운남 2013 여행

운남성 경홍(景洪 JINHONG) 이야기 4

정안군 2013. 7. 11. 11:43

집사람이 어제 차나무 구경을 갔다가 미끄러져 다친 부위가 계속 아프단다.

그래서 숙소 근처 크리닉을 찾아 갔더니, 그곳 의사인지 아무튼 담당자는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은 바르는 약이나 파스와 같은 것만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X-Ray 촬영이 가능한 곳을 알려 달라고 하니 적어 준 곳이 주의원(州醫院)이었다.

막상 택시를 타고 가보니 3번 버스를 타고 지나갈 때 본 곳이더라고.



중국답게 건물 덩치는 상당히 큰데, 안의 시설은 좀 허술한 편이다.

구글 번역기로 미끄러져서 다쳤다는 글자를 써가기는 했지만 그것으로 부족할 것 같아서 접수처인 곳의 처자에게 영어로 절차를 물으니, 다행히 유창하지는 않아도 영어가 가능한 사람이었다.

이 처자가 우리를 이곳 저곳 데리고 다니면서 치료를 받게 해주는데, 나중에 명찰을 보니 약사더라고.

그러니까 처방전이 나오면 약을 처방하는 일을 맡고 있는데, 아무래도 우리가 이곳에서 어려움을 당할 것 같으니까 데리고 다닌 듯 하다.



여기는 접수라든지 진찰을 받는 문진부 건물이고.



그 뒷편으로 영상의학부 건물이 따로 있었다.

한자만 이해하면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는 잘 알 수 있게 쓰는 용어가 한국과 같더라고.

하지만 건물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서 우리들이 직접 찾고 하는 일은 쉬워 보이지 않았다.

아무튼 외과 담당 닥터 왕이라는 분에게 진찰을 받고 X-Ray를 찍었는데 요금이 84원 정도였다.

그리고 필름을 판독한 결과, 뼈에 살짝 금이 가긴 했지만 조심하면 3 - 4주쯤 지나면 붙을 거라는 의사 선생님의 의견을 듣는다.

그런데 어쩜 외과 왕 선생님은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할까?

중간에 만난 젊은 의사는 영어가 상당히 유창핟던데.

그 젊은 의사가 신뢰가 가서 그에게 의뢰하려고 하니 자기는 지금 간염에 걸린 상태라서 진료를 할 수가 없단다.

우리 약사 아가씨가 상당히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그를 중간에 만나니 얼마나 반가워 하는지.

우리 핑계로 말거리를 찾은 것이 너무 좋았던 모양이다.

 

아무튼 결과는 그다지 나쁘지 않아 안심하고 돌아 올 수 있었다.



오후에는 숙소 근처에 있다는 민족 풍정원이라는 곳에 가본다.

다행히 이곳은 입장료가 무료이다.

그리고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개방하는 곳이다.



들어가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붉은 군대 홍군이 동네를 해방시켰다는 기념비이다.



이 동네 소수 민족들이 홍군인 인민해방군을 열렬히(?) 환영하는 모습인데, 글쎄요.



전쟁 중 전사해서 열사가 된 사람들의 명단이다.



 이 동네에 홍군이 들어온 것이 뭔가 천국에서 벌어진 일인 것처럼 조각해 놓은 것 같다.

하여튼 공산당 아이들은 선전에는 여러가지로 전문가들이 많다.



중국 전 국토에 흩어져 있는 혁명역사비.

자세한 내용은 한자와 태족 언어로 쓰여져 있어서 완전히 이해를 하지는 못했지만, 국공내전 때 운남성과 이 동네를 공산당 홍군이 점령한 것을 기념하면서, 이 때 죽은 사람을 기념하는 내용을 앞과 뒤에 써놓아 한 기념비로 두 가지 역할을 하도록 한 것 같았다.

그러니까 일타 이피인 셈인가?

 

잘 알다시피 이 동네 운남성은 마지막까지 국민당 군대가 저항을 한 곳이고, 그들 중 일부는 미얀마로 내려가서 미군의 도움으로 재침공까지 하곤 했다.

 

그러니까 이 동네는 국민당 군대가 중국 홍군의 속을 꽤 썩힌 곳인데, 결국 마약왕 쿤사와 태국 여기저기에 흩어진 국민당 일부 군인들의 흔적만 남기고는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그들 가운데 우리가 가 본 곳이 빠이 변두리의 중국 마을과 매쌀롱이라는 중국인 마을이다.



 

이 기념비를 지나면 울창한 숲길인데, 모두 리치나무였다.

 

요즘은 리치가 익어가는 시절인듯, 여기저기에 익은 리치 그리고 익어가는 리치가 가득했다.

 

내고장 오월은 리치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이런 시를 쓴 이 동네 중국인은 없을까?




리치를 따려고 건드리면 벌금 1,000원을 물린다는 어마어마한 경고문까지.

손에 닿을 듯 가까이 있는 놈도 있지만 경고문이 무서워서 따지는 못하고, 잘 익어서 떨어진 것을 하나 주어 먹으니 맛이 황홀했다.

 

역시 잘 익은 것이 맛이 좋다. ^^;;

 

적과라고 했으니 주워 먹으면 괜찮겠지?


 

안에는 이렇게 동물원까지 있었는데, 이곳은 입장료가 20원이란다.

그런데 이미 문을 닫아서 망서릴 필요도 없었다.

안에 새소리가 요란한 것을 보니 열대숲에 사는 새들이 많이 있는 모양이다.

 

이곳은 이 근처 숙소에 머물면 운동 겸해서 올만한 곳이긴 하지만, 일부러 찾아 구경할 정도의 공원은 아닌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