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2

[치앙라이] 맛집 왓쨋욧 건너 쏨땀집의 돼지 국밥

정안군 2016. 1. 17. 20:07



 

 

왓쨋욧은 치앙라이 여행자 거리의 상징 건물입니다.

요즘처럼 여행 시즌이 되면 왓쨋욧 주변의 게스트 하우스에 묵는 여행자들이 꽤 많아 여행자 거리답죠.

그 왓쨋욧은 일곱 개의 탑이라는 쨋욧에, 절이라는 뜻의 왓이 있으니 우리 식으로 하면 칠탑사 정도 되겠네요.

 

그 맞은 편에 쏨땀과 까이양으로 유명한 허름한 맛집이 있습니다.

식당 이름도 란 쏨땀 쨋욧.

쨋욧 쏨땀 식당이네요.

왓쨋욧과 쏨땀집 앞 도로 이름은 타논 쨋욧이니 쨋욧 거리의 쏨땀집이랍니다.

 

이 집은 우리 부부의 단골집인데요, 일요일 점심 식사는 거의 여기서 먹는답니다.

대개는 닭날개 구이(삑 까이 양)에 찰밥(카오 니여우) 그리고 쏨땀 이렇게 한 상 잘 차려 놓고 먹었지요.

조금 더 배가 고픈 날에는 돼지 고기 구이(무 양) 정도 추가했고요.

 

그러던 어느 날.

옆 자리에서 먹던 고깃국(?)이 맛있어 보여 시켜 보니 꽤 맛있었어요.

그렇게 그 고깃국을 첫 대면하는데.

 

다음 번에 그 국을 시키려니 이름을 모르겠데요.

이 때.

옆 자리를 살펴 보니 한 험상궂게 생긴 아저씨가 그 국을 먹고 있더군요.

주문을 받으러 온 여자 주인에게 그 쪽을 가리키며 그 국 이름이 뭐냐고 물으니 그 아저씨에게 가서 이름이 뭐냐고 묻더군요.

네 이름이 뭐니?

이런.

황급히 그게 아니고 그 아저씨가 먹는 국 이름이 뭐냐고 물은 거라고 하고는 모두 웃습니다.

 

말이 짧으니 별 일이 다 있죠.

 

그리고는 그 고깃국 이름을 알려 주는데 똠쎕이라더군요.

똠쎕이라.

잘 보니 식당 벽에 붙어 있는 메뉴표에도 있습디다.

바로 이겁니다.

똠쎕(ต้มเซป)

그런데 집에 와서 사전을 찾아도 똠은 나오는데, 쎕이 안 나오네요.

그래서 똠쎕을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니.

하...

대단합니다.

있네요.

바로 이런 뜻이랍니다.

똠은 끓이다, 쎕은 이싼 지방 사투리로 맛있다.

 

긍께.

뭐시냐.

겁나게 맛난 국이랑께.

이런 뜻이 되는군요.

 

다른 지방에는 소고기 내장탕 같은 똠쎕 느아도 있나 보던데, 쏨땀집의 똠쎕은 돼지 머리 고기를 넣은 돼지국밥.

아니 돼지국이라고 해야 되나요?

그런 형태입니다.

 

아무튼 돼지국밥이나 순대국밥 같은 분위기의 고깃국이 그리우시면 한 번 가셔서 드셔 보세요.

내가 그런 스타일을 좋아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꽤 맛있었어요.

 

그런데 한 가지 주의하셔야 할 게 있어요.

팍치, 우리말로 고수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점잖게 이런 말을 추가하셔야 합니다.

 

마이 싸이 팍치

팍치 넣지 마셈.

 

쏨땀집 똠쎕이 팍치 냄새가 꽤 강했거든요.

 

부산 사람 L사장님, 돼지 국밥 좋아하시면 함 가 보세요.

마이 싸이 팍치.

이 말 잊지 마시고요.

 

뱀발) 왓쨋욧 그 근처에는 맛 좋은 서울 식당이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