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2

[치앙라이] 국도 1149호를 달린다.

정안군 2016. 11. 26. 23:33



태국 최고의 도로를 달립니다.


태국 도로에서 숫자가 길어질수록 교통량이 적고 중요도가 떨어지는 도로입니다.

도로명 1149호도 당연 아주 한적한 지역을 가르죠.

하지만 한적한 지역을 달린다고 폼나지 않는 것은 아니랍니다.


국도 1호에서 갈라져 도이뚱을 지나 태국과 미얀마 국경을 지나는 도로가 바로 1149호 입니다.

긴 숫자가 말하는 것처럼 한적하기는 하지만 경치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그 도로를 함께 달려 보시죠.



도중 이런 전망대가 나옵니다.


전망대 앞으로 드넓은 치앙라이 위쪽 평야 지대가 펼쳐지는 곳.

비가 와서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개면서 이런 경치를 선사합니다.


도이뚱 왕비 정원 갈림길 대충 2 Km 전에 있습니다.

앞으로 나오는 풍경의 예고편 격이라면 좋겠네요.



크리스마스꽃 포인세티아가 길가에 널려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크리스마스가 얼마 안 남았군요.




도이뚱 왕비 정원을 지나 국경 초소 가기 전 풍경입니다.

별 것인 듯 별 거 아닌.



내가 좋아하는 풍경입니다.


여러 번 왔었던 태국과 미얀마 국경 지대에 설치된 태국 초소.

우리 나라 국경선을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이렇게 무척이나 한적합니다.

대남 방송도 없고 대북 방송도 없고 살벌한 풍경도 없이 그저 구름만 흘러 가는.




건너편이 미얀마 초소입니다.

이 산줄기를 따라서 국경선이랍니다.





못 보던 낙서판이 생겼더군요.


대한민국 만세.

우리 나라 만세.


이렇게 중간에 살짝 써넣었습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 나라 만세.


지난 주 광화문 춧붏 집회에서 전인권씨가 부르는 애국가를 듣고 콧날이 시큰해진 그 애국가.


긴 밤 지새우고.


이번 주는 양희은씨가 부른 아침 이슬.


모두 명장면이었습니다.


요즘 박근혜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집니다.

임기 막판에 우리 나라 백성들에게 시민 교욱을 제대로 시키고 있으니 말이죠.




여기는 미얀마 초소입니다.


태국 초소에서 건너편 쪽으로 보이던.


국경을 따라 이어진 길에서 살짝 오르면 나오는 곳인데, 한 번 올라가 봅니다.


정식으로 하면 미얀마에 밀입국한 셈이죠.


허름한 초막에는 나이가 제법 든 미얀마 군인 졸병 두명이 보초 임무를 하고 있었는데, 서서 있는 게 아니고 그냥 빠진 상태로 앉아 있더군요.

총은 탁자 위에 올려 놓고.

그런 자세는 군대 시절 보초를 확실하게 선 내 기준으로 보면 완전 영창감인 자세죠.


그 사이, 한 젊은이가 나오더니 자기가 여기 책임자라고 하더이다.

그 친구가 나와도 졸병은 자세가 변하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육균이 잘 못 된 것인지 아님 여기 미얀마 국인이 잘 못 된 것인지 순간 헛갈렸어요.

뭐, 그렇다는 말입니다.


아무튼 젊은 친구는 영어를 잘 하더군요.


Officer, 장교랍니다.

이 년째 근무 중이고 열 달 정도 더 근무해야 후방으로 갈 수 있다네요.

결혼했냐고 물으니 결혼해서 어린 아이가 한 명 있다고.


우우.


얼마나 보고 싶을까.


집이 어디냐고 물으니 만들레이랍니다.


만들레이라.


거기 가 본 곳인데.


시설이나 장비가 형편없는 것을 보니 고생하는 게 훤합니다.


이름이 뭐냐 물으니, 모이랍니다.

Moe.


나중 이 곳을 지나갈 기회가 있으면 뭐라도 선물을 주었으면 좋겠네요.

졸병들에게 장교인 모이라는 친구 만나러 왔다고 하면 반갑게 맞이해 줄지도 모르죠..


함께 간 미인 부대와 함께 기념 사진을 찍어 남깁니다.


모이 소위 아님 중위인가.


잘 계셔.




여기는 파히 마을입니다.

아카족이 사는.


1149 도로를 지나갈 때 가장 멋진 곳으로 기억에 남는 곳일 겁니다.


그리고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촬영을 하기도 했던 곳이죠.


저 하늘을 나르는 그네는 아카족 축제 때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 때를 제외하고는 절대 손에 대서는 안 된다네요.

특히 외지인은 더합니다.


부정 탄다는 의미겠죠?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촬영을 했던 마당입니다.

밤에 여기 아카족 사람들과 함께 놀던.



커피숍입니다.

한 달에 기껏해야 열 명이나 오려나?







그 커피숍에서 내려다 본 경치입니다.

물론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서도 소개가 되었죠.



한참 커피가 익어가고 있었어요.

파히 마을은 커피 때문에 소득이 올라 때깔이 좋아지고 있는 중이랍니다.


사실 이 도르는 몇 번을 타고 올라 왔는데, 그래도 지루하지가 않습니다.


이번 겨울 몇 번을 더 가게 될지 모르지만 그래도 좋을 듯 합니다.

너무 너무 좋은 곳이거든요.


뱀발

제대로 된 사진기로 찍어서 사진이 선명해요.

그래서 기분이 좋아 작업하기도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