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18 여행

또 한국에서

정안군 2018. 11. 9. 17:12

 

1. 다시 한국행 비행기에서.

저가 항공사에서 운행하는 비행기를 타면 훨씬 더 지루하다.

아마 식사 시간이 없어서 그런 듯.

저가 항공도 물론 돈 내면 먹을 걸 주긴 하지만 비싸기도 하거니와 먹고 싶은 음식도 없다.

대신 집에서 냉장고를 털어 샌드위치도 만들고 달걀도 삶고 바나나도 가지고 가는 등 이것 저것 준비해서 먹고 싶을 때 먹지만, 정규 항공사에서처럼 주는 음식을 기다리고 또 먹는 시간이 없다 보니 더 지루하게 느껴지나 보다.

 

방콕에서 인천가는 비행기는 3x3x3 배열의 에어버스사 제작이었는데, 어찌하다 보니 세 좌석 가운데를 배정받았고 양 옆은 공석이었다.

이런 횡재가!

당연 옆자리에 사람이 앉아 있는 경우보다는 편했지만, 양 옆이 공석이라고 비지네스급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더라.

 

2. 한국에서 운전하기.

태국은 좌측 통행이고 반대로 한국은 우측 통행이다.

얼마 동안은 태국에서 운전하다가 한국에 와서 운전하려면 꽤 혼란스러웠는데, 이번에는 너무 자연스러워 나 자신도 놀랐다.

계속 한국에서 운전한 것처럼 느껴져서 이제는 양 쪽에서 운전하는 게 몸에 익었나 보다 생각이 들었다.

단지 좀 헷갈리는 건 깜박이와 와이퍼 동작 기능.

이건 조금만 신경쓰지 않으면 깜박이 대신에 와이퍼가 움직인다.

태국에서도 그렇고 한국에서도 그렇고.

길을 반대로 운행하니 핸들을 다른 쪽에 두는 건 그렇다고 해도 깜박이와 와이퍼 기능은 서로 같게 하면 안 되었을까?

물론 지금에 와서 고치기에는 너무 먼 당신이 되었다.

 

3. 한 횟집에서.

점심 특선이라 하여 간 곳.

가격이 할인 된다고 해도 비싸서 내가 낸다면 가지 않을 곳이지만 장모님이 닭은 못 잡고 내가 좋아하는 횟집에서 밥 한끼 사준다 하여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갔다.

방어회라고 나왔는데, 탱글 탱글한 한국 스타일이 아니라 숙성시킨 일본 스타일인지 맛이 내 기준에는 불합격.

그리고 곁다리로 나온 스시도 밥 탄력이 떨어져 줄줄 흐트러지니 불합격.

적어도 미스터 초밥왕을 마스터한 나는 스시에는 일가견이 있다.

맛이 수려하지 못하니 먹고나서도 계속 속이 더부룩.

값에서는 조금 싸지만 맛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던 치앙라이 일본 음식점이 훨씬 낫다고 느꼈다.

치앙라이의 오시네이는 일인당 600밧이면 거하게 그리고 충주 어느 횟집보다 훨씬 맛있게 먹을 수 있다.

 

4. 어머니가 계신 요양원.

예고도 없이 방문해서 많이 좋아 하셨는데, 전보다 훨씬 쇠약해진 모습에 마음이 몹시 안좋았다.

어머니는 간신히 일어나고 앉을 수 있는데, 옆자리 계신 분들은 거의 거동을 못했다.

건너편 방에는 과거 해병대에 복무했다는 노인분이 계셨는데, 요양사가 건들기만 하면 '조가치' 소리가 접두어가 되더라.

그걸 보면서 젊을 때 언행에서 주의하지 않으면, 늙어 치매 상태가 될 때 추한 모습을 보일 수 있어 조심해서 살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나 깨나 말조심하기.

 

5. 아침에 빵먹기.

태국에서 아침 식사는 늘 식빵에 땅콩 크림과 블랙베리 잼을 발라 토마토, 달걀 프라이, 바나나, 오렌지 쥬스와 함께 먹는다.

그래도 부담되는 가격은 아니다.

한국에 와서도 이렇게 먹으려 하니 값이 너무 비싸 도저히 맞추질 못하겠다.

그래서 달걀 토스트와 쥬스를 준비했는데, 이렇게 해도 가격이 후덜덜.

한국은 싼 게 뭐가 있나 싶다.

 

6. 카나다로 서류 보내기.

아들이 한국에서 영문 운전경력증명서를 받아 보내 달란다.

해서 경찰서에 가서 엉성한 위임장과 아들의 여권 복사본과 내 신분증을 주니 바로 해서 준다.

내가 써도 되는 위임장은 왜 필요한지.

어떻게 보내줄까 아들에게 물으니 스캔을 해서 메일로 보내란다.

요즘 스캐너가 어디 있냐 하니 게임장에 가면 스캔이 된다고.

이 나이에 오락실에 가야 하나 했는데, 큰 아들이 앱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해서 보내 주라고 했다.

잘 받았단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 도대체 스마트폰으로 안 되는 게 뭐여?

그리고 갈수록 내가 퇴물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아니 벌써 퇴물인지도 모르겠다.

 

한 때는 컴퓨터쪽에 대가였는데.

아,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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