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인도네시아 태국여행기/인도네시아 자바 2003 여행

족자에서

정안군 2005. 5. 7. 09:15


<족자 중심 사거리>

 

1 월 19 일(일)

그렇게 일찍 일어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었는데 다행히 눈을 뜨니 5 시 40 분이다... 부지런히 세수하고 아들을 깨워 옆 교회로 가니 문밖에는 장로, 목사님(?)들이 문앞에 도열하고 있다가 오는 신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준비가 안되었던 탓에 반바지입고 교회에 갔다가 체면을 구긴 일본의 기억이 있어서 긴바지와 긴셔츠를 입어서 복장은 괜찮았지만 의외의 많은 인물들(?)이 서 있어서 나를 긴장시켰다... 영어로 " 나는 한국에서 온 기독교인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하니 고개만 끄덕거려 준다... 영어를 모르나 ^^ 

 

안에 들어가니 반 정도 차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다....

 

정확하게 6 시가 되니 찬양부터 시작한다...강대상 뒤에 젊은 남자 8 명이 도우미로, 한 남자가 찬양을 인도하는데 아는 곡조가 하나도 없다... 당연히 무슨 말인지 전혀 알아 들을 수도 없고... 시설은 컴퓨터 프레젼테이션을 이용하여 상당한 수준이다... 가사도 큰 자막에 나오는데 유난히 Tuhan이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뚜한이라고 발음되는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지금도 궁금하다... 혹시 아는 사람이 있으면 밑에 달아 주시면 좋겠다... 예배 순서는 단순했다... 찬양 거의 1 시간, 광고 시간(?), 그리고 헌금, 그리고 거의 1 시간 설교... 설교가 길면 신자들이 좋아하질 않는데....

 

헌금 주머니는 도둑을 방지하기 위한 탓인지 주머니 입구가 쇠로 납잡하게 눌린 타원형의 모습인데 손을 안으로 못집어 넣게 하는 목적이 있는 듯 했다.

긴 2 시간의 예배... 말이란 얼마나 중요한지... 알지 못하는 말로 진행되는 예배에 참여하는 것은 참 힘든 일이었다... 앞 쪽에 앉아 있어서 예배 인원이 얼마나 되는지 몰랐었는데 나중에 끝나서 보니 엄청난 인원들이 참석해 있었다... 솔로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자바 중앙에서 동쪽으로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있는 듯 하다.  어제 아톡도 그렇게 말을 했었다.  

 

우리는 단순히 인도네시아는 이슬람교권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호텔에서 아침을 준다하더니 다시 물어보니 차와 커피 중에 하나 고르란다... 그것만 무료라나 ?   할 수 없이 간단한 토스트로 아침을 먹고 술탄 궁전 구경을 나간다... 어제 아톡이 일요일 10 시에 춤 공연이 있으니 꼭 보라고 말했었다.  

 

뻬짝(4000 Rp)을 타고 궁전에 가는데 한시간 1000 Rp에 해줄테니 시내 구경을 해라..바틱을 아는 가 ?   자기가 잘 아는 바틱 가게에 가자 등등 유혹아닌 유혹을 벌린다... 임마... 너나 해라...

 


 



<왕궁 앞 광장 및 입구>

 

입구에 도착하니 초등학생들과 중학생 또래 아이들이 많이 들 와있다... "나 기다릴까 ?" "기다리지 마" 뻬짝 운전사에게 말해주고 안에 들어 선다...

 

인도네시아 소도시 여행은 정말 뻬짝 운전사들의 호객 행위에 빼짝 마를 지경이다...  입장료는 7500 Rp 여기도 영어를 하는 가이드가 따라 붙는데 이번에는 아줌마이다... 좀 알아듣기 어려운 발음이 탓에(제 실력이 없는 탓이 아니에요 ^^) 완전히 이해되는 바는 아니지만 시레본의 궁과 거의 비슷한 분위기이다...

보이스카웃을 좋아했었던가 보다... 아이들의 사랑하는 마음.. 이미지 메이킹하기에는 보이스카웃이 좋은 단체인가 보다... 우리 나라도 한 때 권력층에 있었던 사람중에는 보이스카웃을 이용했던 사람도 있었지... 일본 점령시대 일본 장군과 찍은 사진들도 있었고... 대충 구경하고 가이드 아줌아에게 1 달러를 팁으로 주었다... 10 시 부터 시작된 춤 공연... 처음에는 여자 2 명 다음은 남자 1 명, 다시 여자 2 명의 춤 공연이 이어진다... 강조되는 손 동작들이 우리와 다른 이국 춤사위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옆에는 우연히 한국 여자 아줌마가 있었는데 인도네시아에 와서 처음 듣는 한국말이었다.   나중에도 몇군데에서 마주치는데 아마 우리처럼 배낭여행 온 듯 했다.    아마 나와 직업이 같을 것 같다...^^  1 시간 정도 진행된 순서가 끝나자 술탄 행사가 있단다...

 


 




<왕궁 악대와 댄서>

 

그래서 오늘 오후는 입장이 되질 않는단다...   궁전을 나와 술탄이 타던 마차 박물관을 구경하고 나오니 분위기가 이상했다... 경찰 진압대와 대치하고 있는 데모대... 교통이 통제되고 있었고 그 뜨거운 햇빝 아래 젊은이들의 구호가 메아리치고 있었다... 무엇을 주장하는자 알아 들을 수는 없었지만... 우리의 처지에서 되돌아 보면 민주주의가 아니던가 싶다..

 



<데모대와 진압 경찰 그리고 구경꾼들>


한 시인의 절규처럼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이들 젊은이들의 피가 민주주의를 키워 나가리라 생각을 해본다... 인도네시아에도 진정한 민주주의가 자리 잡기를 빌어본다...

 

시레본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내일 자카르타를 가는 기차표 예매를 위해 역으로 향한다.  어제 나온 방향으로 가서 묻고 또 물어 가니 직접 시내로 가는 출입구가 나오고 그 옆에 예매를 할 수 있는 건물이 있었다... 어제는 여길 몰라서 다리가 고생했었다...   그저 무식하면 팔다리가 고생한다...^^ 컴퓨터 화면으로 예약된 상황이 나오고 있어서 내일 표 구입이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솔로에서 출발해서 자카르타로 가는  Agro Lawu라는 기차인데 요금은 솔로나 족자나 같은 185000 Rp... 예약료가 10000 Rp란다...

 


<족자 역 예매소>

 

사실 족자에 오는 이유 중의 하나는 보로부드르와 프람바난 유적을 구경하는 것일게다...땡볕에 구경하는 것이 엄두가 나질 않아서 저녁 무렵에 갈 까 생각을 해 보았는데 막상 여행사에 가서 보로부드르 유적 사진을 보니 제법 크긴 하지만 캄보디아의 앙코르 왓에는 미치질 못하는 것 같았다... 그동안 체력도 바닥이 나가고 기대에는 못미칠 것 같아서 그냥 자카르타로 간 다음 식물원이 있는 보고르로 가기로 결정을 했던 것이다.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앙코르 왓을 못 본 아들에게는 좀 미안했지만 미련을 두기로 했다...

 

다음에 또 올 기회가 있겠지...   그러나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다음에 또 올 수 있겠지 라고 여러번 방문지에서 생각했었지만 다시 방문한 도시는 후쿠오카밖에는 없었다...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은데 방문했던 곳을 다시 방문하는 것은 힘들고도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 보로부드르는 과감히(?) 미련으로 남기기로 했다.

 

부디 미련했던 결정이 되지 않길 빌어본다.   여행하다 보면 서양인도 가지 가지인 것을 느끼게 된다... 같은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했다고 길거리에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옆방을 쓰면서도 애써 시선을 피하며 인사하기를 꺼리는 사람도 있다... 먼저 인사하려고 노력하지만 시선을 주지 않는 경우에는 도리가 없다.   그럭 저럭 인도네시아를 정리할 시간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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