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인도네시아 태국여행기/인도네시아 자바 2003 여행

보고르에서

정안군 2005. 5. 11. 09:33


 

1 월 21 일(화)

오늘은 보고르의 자랑인 식물원(Botanical Gardens ; KEBUN RAYA)을 보기로 한다... 호텔에서 남쪽으로 조금 걸어 나오면 식물원 벽과 나란히 잘 정비된 보도가 있다... 담안으로 보이는 나무들의 크기와 다양함은 식물원이 얼마나 좋을까 기대를 갖게 한다...

 

남쪽으로 향하던 담이 서쪽으로 꺽이는 지점에서 부터는 담장의 진한 벽화와 함께 엄청난 지린내가 풍겨나기 시작한다.    담 건너편의 포장 마차 손님들의 소변 화장실이 그곳 담벼락인가 보다...

 

와 ! 옛날 버스 정류장 근처에서 풍기던 그 원액의 냄새... 식물원 인상이 다 구겨진다...

 

걸어서 가면 꽤 되는 거리, 그러나 뻬짝이 없어서 ANGKOT라는 미니 버스를 타야 하는데 어디로 가는 것인지 알 수가 없어서 처음에는 그냥 걸을 수 밖에 없었다...


입구에 가니 입장료 3500 Rp... 들어서자 마자 잘 정돈된 나무들이 서로 키를 자랑하듯 하늘을 찌를듯이 좍 도열해 있다... 마치 키가 큰 군인들이 도열한 의장대를 사열하듯 양양하게 걸어본다...

 



그 중 한 나무는 우리 부자를 향해 우로 봐... 명령을 할 것만 같고... 우선 대통령 궁까지 걸어가 본다... 대통령 별장이라는 대통령궁은 물론 입장이 허락되질 않는다... 그 앞의 대나무 숲에서 잠깐 쉬기로 하는데 조금 있으니 여지없이 공습경보다... 이곳 모기는 조급증 환자인듯 하다... 한번 물으면 진득하게 한 곳의 피를 빠는 것이 아니고 침을 찔렀다 뺐다를 반복하는데 처음에는 느끼질 못해 모기가 물은 것을 느낄 때가 되면 여지없이 여러 군데가 부풀어오기 시작한다...

들어는 보았는가 ?  대나무 숲에 바람이 불면 스치는 대나무의 외침을... 그러나 느긋하게 이를 느낄 수 없게 만드는 모기.. 나쁜 모기들..S.O.B

다시 입구쪽으로 돌아오는데 박쥐무리가 나는 숲이 나온다... 그 밑에는 박쥐만큼이나 시끌 시끌한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 반갑기도 하지만 자리를 피하고 만다... 이번에는 식물원 오른편을 향해 나들이에 나선다... 넓은 잔디밭 언덕위에 자리잡은 카페에서 파인애플 쥬스 한잔... 여기 앉아있으니 임금님이 부럽지 않겠다... 바람이 선들선들 불어 모기도 없고(아님 이미 더워져서 모기도 그늘에서 쉬는지도) 밑에서는 땡볕에서 유치원 아이들이 축구도 하며 놀고 있다... 아마도 겨울철 우리 나라 유치원생들이 소풍나와 양지에서 놀이하는 것과 비교될 듯 하다...

 


카페를 나서서 난 하우스(Orchid House)에 가니 입장이 안되는데 그 옆 광장에는 군인인지 경찰인지 한 부대가 데모 진압 훈련을 받고 있다... 박살 박살 박살 얖 !! 우리도 이런 훈련을 군인들과 전경들이 받은 적도 있었다...(지금도 받고 있는지도 모르지) 슬슬 나가기로 한다... 나무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으니 그 나무가 그 나무고 이 나무가 이 나무지 별로 특별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 모기만 없으면 좀 느긋하게 쉴텐데... 아무래도 이런데 올 때에는 얇은 긴바지를 입고 오는 것이 모기 회식감이 덜 될 듯하다...

 

입구쪽으로 오니 박물관이 있다는 안내판이 있다... 아무래도 점심이 일러 시간을 뭘로 때우나 하던 차에 들어가 보았다... 정리만 잘 해놓았더라면 아주 재미있을 곤충이나 짐승, 또는 바다 생물들을 전시해 놓았는데 전시 공간이 좁고 좀 어두워 확 눈이 들어오질 않는다... 이 재료를 일본 사람들이 전시했더라면, 또는 디즈니랜드 사람들이 전시했더라면 꽤 돈벌이가 되는 장사였을텐데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입장료 1000 Rp)

 

박물관 출구는 식물원과 별도로 되어 있어 바로 밖으로 나올 수가 있었다... 미니 버스가 엉켜 좀처럼 횡단하기도 어려운 길을 건너 입구쪽의 플라자 쇼핑 몰 구경에 나선다... 청계천 상가안 만큼이나 복잡한 내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맨 꼭대기 층으로 가니 에어콘이 나오는 패스트 푸드점이 있었다... 다리가 고생이 심했던 탓에 좀 쉬어 주기로 한다... 다시 밖으로 나서니 과일 행상들이 거리에 꽉 들어차 있어서 나가기도 힘들다...

 

KFC 옆에는 중국 식당(Cahaya Baru)이 있어서 다시 중국 혜택을 받기로 한다... 장사가 그다지 잘 되진 않는지 손님도 별로 없는듯 한데 음식맛은 어떨지... 잡채와 파당 소스 새우를 시킨다...

 

*** Saos Padang은 인도네시아 여행을 하고자 할 사람들은 꼭 기억을 해 두어야 할 요리같다... 인도네시아에 가기 전 한 싸이트에서 얻은 정보였었는데 정말 식당에서 시켜보니 우리 입맛에 너무 잘 맞는 요리였다... 일단 포식을 하고 보고로에 있다는 공항 버스를 확인하러 나선다...

 

고속도로 입구 삼거리에서 30 m 정도 더 가면 고속도로 방향으로 작은 길이 있는데 그 안 30 m 정도된는 곳에 1 시간 간격으로 Damri 버스가 자카르타 수카르노-하타 국제 공항까지 다닌다... 내일 이 버스를 타면 이제 인도네시아는 작별이다...

 


<공항버스 안내판이 있는 거리>

 

호텔로 돌아갈 때에는 미니 버스를 세워 탔다.. "어디 사람 일본 ? " "노, 한국 사람" "오 그래 ! 나 한국 너무 좋다"   조금 가니 세피아형 승용차를 가르치며 "KOREA"  "아 그래 ! 고맙다"  토막 영어를 구사하는데 머리 속에는 요금이 도대체 얼말까 ? 하는 생각밖에 없다...

 

도착해서 2000 Rp를 주니 1000 Rp 더 달란다... 그래 ! 3000 Rp라 !!! 뻬짝보다 더 싸구만... 그래서 앞으로는 이 미니 버스를 열열히 이용해 주기로 한다... 호텔에서 쉬고 있는데 아들이 밖 구경을 나간단다... 근처를 간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는데 3 시간만에 영국 맨체스터 축구팀 대형사진을 들고 돌아오더니 큰 매장이 있는데 그 곳에서 이것도 샀고 게임방도 있다한다... 그래 어느쪽이냐 했더니 북쪽이라는 것이 아닌가 ?   그곳은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곳이다... 해질 무렵이 되니 나무가 많은 도시답게 서늘해진다...

 

슬슬 중국 식당까지 걸어가 저녁을 먹고 좀 전에 아들이 탔다는 버스를 타고 큰 매장을 향한다... 버스는 보고르발 자카르타 람부탄 행인데 완전 고물버스다... 운전 기사와 앞문 담당과 뒷문 담당 차장으로 구성된 팀을 가진 버스는 어두워진 거리를 한참 달리더니 매장앞에 내려 놓는다...

 

RAMAYANA 쇼핑 센터이다... 이 지명은 보고르 미니 버스 행선지에 많이 붙어 있는 곳이다... 완행 버스 차비는 1500 Rp, 미니 버스 요금은 1000 Rp... 이곳 저곳을 구경다니다가 슈퍼에 들어가 한국에 가져 갈 물건을 골라보기로 한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봐도 마땅한 것이 없어 열대과일 칵테일 봉지를 몇개 사는 정도로 한다...

계속됩니다.


 

***** 치안에 대해 *****

세계 어느곳이라도 상식선에서 행동하면 큰 위험은 없다고 봅니다... 어두운 밤에 혼자 골목길을 다닌다든지 하는 것은 우리 나라를 포함에 모두 위험한 것이고, 시장 바닥처럼 복잡한 곳은 소매치기가 많이 있다는 것은 상식아닙니까 ?   그리고 제가 다닌 호텔은 경비원이 꽤 많아 외부인들이 거의 들어 올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물론 어디서든지 여권, 비행기표, 돈 등은 전대를 이용해 잘 보관해야죠... 전 잘 때도 이 전대는 차고 잤지요... 인도네시아만 유별나게 더 위험하거나 사람들이 전부 악당 사촌들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느곳이든 착한 사람 대부분에 나쁜 악당급 몇몇 뭐 그렇지 않겠습니까 ?   물론 이 분위기는 몇몇 악당들이 흐려놓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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