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태국여행기/미얀마 2004 여행

샨주의 마을 따웅지에서

정안군 2005. 6. 18. 09:45


<따웅지 초등학교 - 팔짱 끼고 계신 분들이 선생님들>

 

아침에 일어나 별로 할 일이 없어 침대에서 딩굴거리고 있는데 밖에 나갔다 온 집사람이 이 근처에 시장이 있다 한다.   시장이라.   많은 소수민족이 어울어져 사는 이곳이니 구경거리가 꽤 있을거라는 생각으로 후다닥 일어나 장구경에 나선다.

 

멀지 않은 언덕길 위에 아담한 크기의 시장이 있었다.   다양한 소수 민족이 그들의 다양한 의상 차림으로 전을 벌리고 있었다.    대체적으로 물건은 채소와 꽃, 그리고 과일들, 생 돼지고기와 같은 식료품들이었다.

 


<채소 장사 아줌마 - 우리는 안 살 것을 알고 본 척도 안해요.>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어진 시장 골목>


<헬멧 쓴 아줌마가 주인공인가 보네요 ^^>


<다양한 색깔의 바나나를 파는 아저씨>


<무도 있고 배추도 있고>

 

돌아와서 식당에서 준비한 아침을 먹는데 빵 한조각과 쥬스 그리고 바나나 하나와 달걀 후라이가 전부였다.   뭔가 허전한 듯하여 시장 입구에 있었던 국수집에 가서 국수 한 그릇씩 더 먹는다.   닭국물에 쌀로 만든 국수.   라오스에서 먹던 맛과 비슷하다.   전부하여 400 짯.

 

오늘은 특별히 할 일도 없으니 이곳에서 우리를 기다린다는 사람을 우리가 먼저 찾아보기로 한다.   그 사람이 누굴까 어디를 가보면 찾을 수 있을까 곰곰히 생각하다가 교회 관계되는 곳을 가보기로 한다.  

 

호텔 매니저에게 대충 내용을 말하니 Yen Aung이라는 호텔 스텝을 붙여주고는 같이 한 번 찾아 보라고 한다.   교회에 대해 물어보니 신학교가 있고 좀 알려진 큰 침례교회가 있단다.   그곳에 가보면 뭔가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트럭형 택시를 잡아 타고 신학교에 가본다.   가보니 학생도 별로 없고 물어 볼 만한 사람도 없었다.   인근에 있다는 교회에 가본다.   제법 큰 교회인데 다행히 목사님이 계셨다.   혹시 이곳에 자주 방문하는 한국 선교사를 아시냐고 물으니 이름은 아나 요즘 만난 적이 없단다.   그럼 혹시 이곳에 거주하는 한국 사람을 아시느냐고 물으니 다행히 한 사람을 알고 있단다.   그리고 위치를 알려줘 찾아가 보았다.

 

한국 사람이 산다는 집은 어렵지 않게 찾았으나 아무도 없었고 그 한국 사람을 잘 아는 사람이 있는데 지금 외출 중이어서 오후에나 돌아온다고 한다.    그래요.  

 

이만하면 진도가 꽤 나갔으니 일단 호텔로 돌아 오기로 한다.   고맙다고 Aung에게 1000짯을 주니 완전히 뒤집어진다.

 

근처 중국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좀 쉬다가 다시 가 본다.   가보니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는 듯 뚱뚱한 아줌마가 반갑게 우리를 맞으며 집으로 들어 오랜다.   한국 사람을 아느냐고 물으니 정확하게 김종X하며 잘 안단다.   어디에 있냐고 하니 마침 한국에 돌아갔단다.   얼마 뒤에 다시 온다고 하니 그 사람과는 인연이 아닌 듯하다.   그나저나 그 아줌마와 이웃 사람들은 이것 저것 내주며 김종X을 어떻게 아느냐 또 어떻게 왔느냐 이것 저것을 물어본다.  

 

그 사람은 아는 바가 없고 다른 사람을 찾다가 알게 되었다고 말해 주니 너무들 재미있어 한다.   그 사람말고는 한국 사람은 이곳에 없단다.   무슨 일을 하느냐 이곳에 혼자 와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아줌마가 말하는 것이 가나안 농군학교 관계자가 아닌가 싶었다.

 

만났었으면 굉장히 반가울 뻔 했는데 아쉽다.   환대를 뒤로 하고 호텔에 돌아와 비싸다고 하여 엄두를 내지 않았던 전화를 해 보기로 한다.   의외로 양곤까지 전화비는 얼마 안되었다.   전화를 해보니 우리가 만들레에서 일정보다 일찍 이곳에 와서 아직 찾아 오지 않은 것이란다.   소개해 준 만들레 호텔에 연락을 해보니 안왔다고 해서 걱정하고 있었단다.   그랬었나 ?  

 

아마 만들레에서 띠보라는 곳을 가보려고 일정을 여유있게 잡았다가 그만두고 이곳에 와서 그랬나 보다.   건성으로 들어서 날짜를 모르고 있었다.   내일 온다고 하니 기다리면 되겠고..

 

시장앞에 있는 초등학교에 가본다.   아침에는 등교하는 아이들로 부산하더니 지금은 한산한 분위기이다.   머리가 큰 놈들은 우리를 보고 너무 재미있어하고 작은 애들은 부끄러워 숨느냐고 바쁘다.

 

어제 버스를 타고 오다 만난 선생님들의 말로는 선생님들이 사회적으로 대접을 받는단다.   나도 교사라고 했더니 어디 교사냐고 물어 고등학교라고 하니 와 ! 대단하다고 보아주는 눈치였다.

 

일단 호텔에 신세를 진 김에 집사람이 하고 싶어하는 한국으로 국제 전화를 어떻게 할 수 있냐고 물어본다.   호텔에서는 안되고 중심가에 가면 할 수가 있다고 한다.   Yen Aung을 데리고 가니 그냥 보통 잡화점에다가 전화기를 놓고 영업을 같이 하고 있었다.   국제 전화 3분에 5000짯이란다.   엄청난 돈이다.    이곳 한 사람 일당이 보통 500 짯이라고 하니 10명분.   그래도 집 사람은 한단다.   말릴 수가 있나.   집에다 한 통화 처가에다 한 통화 씩 하니 무려 10000 짯.   국수가 50명분이다.

 

이곳 여름 날씨는 궂은 날이 많은데 오늘도 안개가 짙게 산중턱을 감 쌓고 돌아 날씨가 좋지 않다.   건기 때에는 산들 바람도 불고 해서 좋다는데.  

 

저녁은 어제 갔던 꼬치집에 가서 먹는다.   보편적으로 싸니까 먹고 자는데 스트레스 안 받아서 너무 좋다.

 

내일 우리를 만나서 올 사람이 누굴까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