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태국여행기/미얀마 2005 여행

정겨운 따웅지와 그 언저리들

정안군 2005. 8. 22. 11:40


                        <양곤 공항 국내선 체크 카운터>

 

6시 30분 비행기라 아침 일찍부터 서두른다.   원래는 6시였는데 3일전에 늦추어졌다고.   다행이다.   그래도 30분이 어딘가 ?   어둠이 가시지 않은 양곤 시내를 달려 공항에 도착한다.   에어 바간이란다.   보딩권을 받고 짐을 부치고 대기소에 앉아 선교사님이 준비해 주신 김밥을 먹는다.   일행 중에는 양곤에도 이렇게 김밥을 해서 파는 곳이 있냐고 묻는 사람이 있어서 모두 웃었다.   이곳 국내선 비행기는 모두 프로펠러 비행기인줄 알았더니 우리가 탈 비행기는 아주 신형인 제트 엔진이다.   들어온지 얼마 안된단다.

 


                       <양곤 공항의 국내선 비행기들>


                    <에어 바간 - 생각외로 신형 비행기이다>

 

이 비행기는 양곤을 출발해서 우선 바간에 들리고 만들레를 경유하여 헤호 그리고 양곤으로 돌아오는 것이란다.   셔틀버스처럼 마름모꼴 형태로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것인데 우리는 헤호에서 내리니까 바간과 만들레의 구경이 보너스로 주어진다.   시간은 돌아가는 관계로 2시간이 좀 더 걸린다지만 별 대수는 아니다.

 

기내식도 준다.   구름으로 잔뜩 뒤덮인 양곤 상곤을 지나 얼마를 가니 구름 사이로 탑들이 보인다.   탑의 도시 바간이다.

 


                              <에어 바간에서 준 기내식>

 


 


 


              <양곤에서 바간까지 이동하면서 본 창밖 풍경>

 

바간에서 손님이 내리고 얼마가 다시 탄다.   이제부터 좌석 번호는 의미가 없다 하여 전망이 좋은 앞자리로 이동한다.   스님이 올라오니 승무원이 이코노미 석 맨 앞자리 상석에 앉으라고 한다.   역시 스님들은 대접이 좋다고 하더니 말대로이다.   사막화가 진행중이라는 바간은 숲도 적고 황량한 분위기이다.  

 

10여분 후 다시 이륙하여 20분 정도 지나니 만들레다.   공항은 제법 현대화되어 있지만 게이트 시설은 그저 그림일 뿐이다.   언제 저것을 사용하려고 만들어 놓았는지 ?   여기서도 10여분 대기하는데 역시 유명 관광지라서 거의 빈자리를 메꾼다.   내 옆자리는 남자와 여자가 탔는데 뒷자리에 앉았던 집사람이 '은서와 준서'이야기로 옆 미얀마 아가씨들과 더듬더듬 영어로 대화를 이어가다가 '전공이 무엇이냐를 영어로 뭐라 하느냐'고 나에게 묻는 것을 듣더니 옆에 앉은 아가씨가 환한 얼굴로 한국사람이냔다.   미얀마 사람인줄 알고 너도 은서와 준서를 좋아하느냐고 물으니 자기는 미얀마 사람이 아니고 싱가포르 사람인데 일본에서 회사를 다닌단다.   그러면서 한국이 좋아 한국어를 배우고 있어서 한국말이 너무 반가웠다고 한다.   대화를 하다보니 대단한 아가씨이다.   

 

싱가포르에서 중학교까지 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 후에는 일본에서 회사를 다니는데 여행에 취미가 있어 세계 여러 나라를 누비고 다닌다.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메모리 카드와 여권의 각국 출입국 도장을 보여주는데 아마도 유럽과 아시아 국가는 모두 다닌 듯하다.   일본어를 줄기로 한국어와 영어 단어를 섞어 말을 이어가는데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한국이 너무 좋단다.   욘사마를 좋아하느냐고 물으니 40대 이상 여성은 거의 다 좋아하는데 젊은 여성들은 좋아하는 사람이 없단다.   불고기, 떡볶이와 소주는 너무 좋은데 막걸리는 싫단다.   20여분의 짧은 비행시간이 너무 아쉽다.   오늘은 인레 G.I.C에서 자고 내일 양곤으로 돌아간단다.   여행을 잘하라고 하고 헤어진다.

 

하늘도 잔뜩 구름으로 덮여있더니 흐린 날씨이다.   다시 온 동네.   다시 보아도 한국 강원도 어디쯤 내린 것 같다.   수속을 마치고 나오니 작년 까꾸 갔다 오다가 들린 마을의 교회 목사님이 두꺼운 파커 차림으로 서있다.   반갑기는 하지만 원래 무뚝뚝한 분이라 별 말은 없다.   안통해서 그러나 ?

 


                                         <헤호 공항>

 


     <우리를 싣고 달린 버스-꽤 좋은 버스다.   안도 그렇고>

 

공항을 빠져나와 껄로와 따웅지로 이어지는 낮익은 도로에 나오니 모두들 좋아한다.   한국 60년대의 시골 동네를 다니는 것 같다나 ?   쎈양 정션을 지나 따웅지로 오르는 언덕길을 지나니 따웅지이다.   작년에 묵었던 무세호텔 앞을 지나서 좀 더 가니 입장료 내는 사무소다.   일인당 3 $에 가이드비가 10 $란다.   왠 가이드비 ?   비가 오는 가운데 까꾸 가는 길로 내달린다.   길은 중간에 공사중인 곳이 있어서 마을 안길을 지나는데 그것이 더 재미가 있다.   그래도 비슷한 모습이 한참을 이어지니 지루해진다.   작년에는 야망목사님과 영어 공부하느냐고 긴장해서 그다지 지루한 줄 몰랐었는데.  

 

드디어 까꾸다.   작년에 사진기가 말썽을 부르기 시작해 사진도 못찍은 곳.   작년에는 안개에 휩쌓여 환상적인 모습이었는데 다시 보니 그저 그렇다.

 




 


                                   <까꾸의 탑들>

 

일행을 들여보내고 나는 옆에 있는 가게들 구경에 나선다.  

 




 


                             <까꾸의 구멍 가게들>



                                       <민들레 꽃인가 ?>

 

구경을 마치고 나온 사람들 얼굴을 보니 신통치 않았나 보다.   차들 뒤돌려 따웅지로 오다가 빠오족 마을에 들린다.

 


                 <빠오족 마을 어귀에 있던 커피 나무>

 

이 지역은 빠오족 밀집 지역이라서 샨 스테이트가 아닌 빠오 스테이트라고 할 정도란다. 집 아이가 선교사님댁에서 묵으며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가정에 들려 대접을 받는다.   미얀마에서는 주인은 손님이 다 먹을 때까지 옆에서 시중을 든다 하더니 그야말로 정성이 대단하다.

 


                               <빠오족 아줌마들>

 


<우리를 위해 준비한 간식-포도, 찐 땅콩, 오렌지와 옥수수, 찐 호박, 만두>

 

너무 맛있다.   물론 시장이 반찬이기도 하지만 만두는 우리나라에서 수입한 것처럼 맛이 똑같다.    호박도 그렇고.  하긴 다 맛있는 것은 아니었고 사실 포도는 맛이 별로였다.   조금만 먹으란다.   목사님댁에 점심이 준비되어 있다고.   그래도 어디 그런가?   맛이 있으면 일단 먹고 봐야지. 

 


                  <그집 부엌-실내에서 모두 해결한다>


              <빠오족 아줌마-나를 위해 포즈를 취해 주었다>

 

뜨거운 배웅을 뒤로 하고 작년에도 들린 교회에 도착한다.   우리를 보고 너무 반가워하는 사모님.   간단히 교회 구경을 하고 식사 준비가 되어 있는 집으로 향한다.

 


                                           <교회 앞>

 


                                           <교회 안>

 


       <헌금 주머니-우리가 어렸을 때 매미채라고 부르던 것 ^^>

 


             <목사님 사택 앞-꽃으로 장식된 집 마당>

 


         <밥 상-돼지 고기, 닭고기, 바나나와 닭국 등등>

 

작년과 같은 메뉴는 아니었지만 역시 너무나 맛이 있는 음식들이 준비되어있다.   비가 오고 배가 부르니 가기가 싫다.   그래도 여기서 살 것은 아니니깐 가기는 가야한다.  

 

따웅지로 돌아와 무세 호텔에 체크인.   그 동안 좋은 호텔에서 있다가 보니 호텔 시설에 대해 불평이 많다.   하기는 너무 허름하기도 하지만 이게 이 동네에서 가장 좋다고 하니 어쩔수는 없는 일이고.   저녁에 선교사님과 내일 일정을 상의해서 원래 예정되어있던 핀다야 동굴은 빼기로 한다.   얼마나 좋을지는 알 수 없지만 7시간 정도를 거기 갔다오는데 보내기에는 너무 효율성이 떨어질 것 같다.   작년에 들렸던 사천 식당에 가서 꼬치와 여러가지 중국 요리로 저녁을 먹는다.   너무 먹는 횟수와 간격이 잦다 보니 배가 꺼질 새가 없긴 하지만 여행에서 어떻게 먹는 재미를 빼놓으랴 ?

 


                                      <목사님 부부>


        <교회 뒷편 모습-습기가 많은 곳이라 밑에 공간을 두었다>

 


                       <허름하기도 한 무세 호텔 객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