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2022 살이 25

이재명 대통령(진) 후보가 충주에 왔어요

오늘은 2월 24일 목요일. 22일에 문자가 왔어요. 이재명 후보가 충주에 온다고. 내가 이래 봬도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이거든요. 그래 가봐야지. 그런데 아침 10시네요. 이 시간에 많은 사람이 모일까? 사실 충주야 인구 비례 상 그냥 얼굴 도장 찍는 정도니까 그러니라 합니다. 누구나 그랬어요. 그래도 와 주는 게 어딥니까? 유세 장소는 충주 구도심 젊음의 거리. 말은 젊음의 도시인데 그 주변은 억지로 젊음의 거리를 유지하려는 느낌이 강해요. 나야 마음만 젊은 사람이라 가본 지도 오래된 동네군요. 대통령 유세에 몇 번 참석을 해 봤나 잠시 생각을 해 봅니다. 저번 대선 때는 태국에 살 때라서 실제 유세 구경은 못 했고 지금 문대통령이 미역국을 드시던 18대 대선 당시 문 후보께서 이 젊음의 거리에서 유세..

충주 2022 살이 2022.02.24

이호준의 터키기행 시리즈

일주일동안 둥이 언니 ‘호’와 함께 하느냐 몸은 천근 만근이 되었고 눈은 십리나 들어가서 책을 통 읽지 못했어요. 몸의 에너지가 쉽게 방출되는 몸뚱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에너자이저하고 놀아 주려니 여러가지로 무리였습니다. 그러니 육아는 젊어서나 해야지 늙어서 하면 골병의 지름길이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되네요. 오늘도 손주 육아에 힘쓰시는 할배와 할매. 부디 뭐라 할 말이 없스요. 드디어 어제 호가 자기 집으로 돌아가 해방을 맞았습니다. 815 해방이 이보다 더 좋았으랴 싶어요. 역시 아이를 길러 봐야 아이 키우는 사람의 심정을 이해하겠네요. 이렇게 힘든 것을. 물론 지금과 젊은 시절의 사정이 같을 순 없겠지만 두 아이를 키울 때 아내를 많이 도와주질 못한 것이 많이 미안합니다. 요즘 터키에 꽂혀 도서관에..

충주 2022 살이 2022.02.22

22년 잔차 시승식

날이 무척 포근만 했다. 미세먼지가 자욱해서 나들이 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껄적지근한. 그래도 봄이 오는 길목이니 이런 날씨에 잔차 나들이를 안 하면 누가 잡아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 오늘은 시동을 걸어보자고. 웬일이래. 늘 쉬던 장소인데 누가 보면 안개가 자욱한 줄 알겠네. 그냥 사진을 잘 못 찍어 이렇게 나왔슴다. 여기도 늘 쉬는 장소. 달천과 한강이 만나는 합수머리. 옆에서 두 노인네가 막걸리를 드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는데 한참 들어 봐도 뭔 소리지 모르겠다. 나이가 들면 이렇게 시절을 보내는가? 강에는 오리가 참 많았다. 얘들아 너네도 5년마다 대표를 뽑니? 사람들은 정신이 헤까닥 하면 이상한 사람도 자기들 대표로 뽑는단다. 히틀러, 부시, 명바기 그리고 그네 누나. 물론 좋..

충주 2022 살이 2022.02.12

무당은 원래 상대가 안 된다

우리는 아버지 명의의 집을 가져 본 적이 없다. 내가 태어나서부터 남의 집 살이를 하다가 중학생이 되었을 때 드디어 독채에 들어가 살게 되었다. 그 당시 초가가 퍽 드문 시절이었는데 초가집이었지만 남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독채라서 참 좋았다. 물론 그 집도 우리 소유는 아니고 전세였던지 월세이었을 것이다. 어려서 흥부와 놀부 생각을 많이 하였다. 양자 비슷하게 어린 시절 살았던 큰집은 엄청나게 부자였는데 우리 집은 비록 흥부처럼 자식들은 많지 않았지만 찌질이 가난했으니. 큰집은 큰어머니가 사실 상 권력자이었는데 하나밖에 없는 시동생에게 뭘 주는 건 싫어하셨는지 도움이 없었다고 한다. 마음만 먹었으면 집 한 채 사주는 건 일도 아니었을 텐데. 아무튼 우리가 살던 초가집 옆에는 그 당시로는 번듯한 시멘..

충주 2022 살이 2022.02.11

무당의 나라

무당과 점쟁이는 다르다. 무당은 푸닥거리가 전문이고 점쟁이는 앞날을 예측하는 것이 전문이다. 무당은 신내림의 과정이 있어야 하고 점쟁이는 그런 거창한 절차는 없어도 된다. 그러나 이런 두 기능을 한 몸에 지닌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그중 한 사람이 진령군이라 불렸던 무당 박 씨 박창렬. 1882년 임오군란 때였다. 몇 달째 급료를 받지 못했던 성난 군사들이 민비(閔妃)를 죽이려 했다. 놀란 민비가 잽싸게 충청북도 충주 노은 국망산 자락까지 도망갔다. 이때 근처에 살던 무당 박 씨가 민비에게 "걱정 마시라. 얼마 있으면 한양으로 가시게 된다"라고 예언을 했다. 예언한 날과는 좀 달랐지만 어쨌든 50여 일 후 민비는 한양으로 환궁했다. 당연히 무당 박 씨도 함께였다. 이때부터 무당 박 씨의 전성시대가 시작된..

충주 2022 살이 2022.02.08

터키 - 1 만 년의 시간 여행

2022년은 터키 방문의 해. 누가 정했냐고요? 터키 정부가 아니라 내 마음대로 정했습니다. 가게 되면 좋고 못 가면 또 그 나름대로 좋고. 그렇다면 준비를 해야죠. 그래서 준비 차원으로 우선 ‘터키 1만 년의 시간 여행’이라는 책을 도서관에서 빌렸습니다. 총 두 권입니다. 읽어 보니 아주 재미가 넘치는데 아니 이런 책을 아직 그냥 두었다고? 그동안 못 본 책인가 했는데 2권을 보니 책 표지에 생긴 상처가 옛 기억을 되살려 주었습니다. 본 것이군요. 그럼 그렇지. 책에 있는 상처란 20년 전쯤 집에서 길렀던 두 마리 사랑앵무가 책 표지를 찍어 놓은 것이지요. 책만 찍어 놓는 것이 아니고 소파도 찍고 베란다 철망도 찍었더랍니다. 하도 난리라 나중에 어쩔 수 없어서 그냥 세상 속으로 보내 주었던. 그러고 보..

충주 2022 살이 2022.02.07

소설 프랑스 혁명

모처럼 역사 공부를 진지하게 싶어서 ‘소설 프랑스혁명’이란 책을 골랐다. 일본 작가 사토 겐이치의 원작을 로마인이야기를 번역한 김석희가 번역한 시리즈 소설이다. 현재 도서관에 있는 책은 6권까지로 후속작은 아직 나오지 않을 걸 보니 집필 중인 모양이다. 제 1권 혁명의 영웅을 읽는데 갈수록 지루해 져서 읽기 싫은 걸 억지로 끝냈다. 그 다음은 이렇게 이어진다. 제 2권 바스티유 함락 제 3권 성자들의 전쟁 제 4권 길 잃은 의회 제 5권 왕의 도망 제 6권 왕을 지켜라 억지로 6권까지 읽어 오기는 했다. 장한 거. 그러다 6권 초장에 포기. 너무 지루하고 재미가 없어서리. 어짜피 6권이 끝나도 아직 루이 16세의 처형까지 가지 않았으니 이런 속도로 가면 적어도 나폴레옹 등장까지는 20권이 넘어야 끝나지 ..

충주 2022 살이 2022.02.03

2022년 처음 남산에 가다

오늘 낮부터 날이 제법 포근해졌습니다. 그동안 남산 기슭 창룡사도 다니고 계명산 아랫마을 안림동 쪽으로도 산책을 다녔지만 역시 산에 드는 것만 못하죠. 모처럼 남산에 들었습니다. 남산은 636m인데 600m쯤부터 응달에는 눈이 제법 남아 있습니다. 정상 부근 남산성 북사면은 응달 중에 응달이니 더하죠. 멀리 월악산이 보이는군요. 날이 푹해지면 어김없이 미세먼지가 극성이지만 오늘이 첫날이라 아직은 그나마 시계가 양호합니다. 심한 날은 월악산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 집에서 남산도 안 보이니. 충주호 멀리는 금수산 그 왼쪽으로 작성산과 동산. 정말 산너머 산이네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어느 스님이 절에서 공부할 때 처음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었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

충주 2022 살이 2022.01.22

야망 패자

누구나 야망을 품지만 최후의 승자는 하늘이 결정한다. 일본 전국시대. 쌈박질로 시작해 쌈박질로 날이 저물던 시기. 강한 자는 약한 자를 당연한 듯 먹어 치우고, 상전이라고 해도 틈을 보이면 곧 뒤집어 자신이 상전의 자리를 차지하는 하극상의 시절이었다. 하극상이라. 하극상하니 잠깐 곁다리로 나가서 젊을 적 추억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현직 병아리 교사이던 시절. 수업을 하고 교무실로 돌아오니 교감이 불렀다. 교감 옆자리에는 팔짱을 낀 남자가 앉아 있었고. 가자마자 교감의 호통이 터졌다. 아무개 선생, 그 반에 누구 있지? 네, 그렇습니다만. 그 아이가 누군 줄 알아, 내 조카여. 그런데 그 반 어떤 놈이 그 아이를 괴롭힌다는 거야. 담임이 되어 가지고 그런 것도 몰라. 엉겁결에 당해서 별소리도 못 하고 내..

충주 2022 살이 2022.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