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2022 살이 25

흐르는 강물처럼

모처럼 산책에 나섰습니다. 날이 추워 꼼지락거리기 싫어 매장 청소 등 대충 할 일만 하고 집에 돌아 와서 책 보고 영화를 보며 지냈거든요. 목적지는 창룡사. 창룡사 가는 도중에 교현천 상류와 만납니다. 건기인 요즘도 교현천은 물이 항상 풍부하게 흐르는데 산 너머 충주호 물을 끌어 와 흘려 보내서 그런 것이죠. 힘차게 흐르니 물소리도 박력이 있어요. 내가 요즘 인터넷 커뮤니티에 얼마나 중독이 되있었는지 실감을 하네요. 한 커뮤니티의 자유게시판 글을 읽노라면 머리에 온갖 잡스런 생각이 가득하기에 끊기로 맘 먹었고 오늘이 나흘째입니다. 그런데 첫날이나 둘째날은 참을만하더니 나흘째 되니 금단 현상이 있네요. 머리 속에 온통 그 생각만 떠오르고. 이게 중독이 되어 있었다는 증거이겠지요? 어렵지만 끊어 보렵니다. ..

충주 2022 살이 2022.01.15

중원의 무지개

아사다 지로의 소설. 아사다는 철도원이라는 감동의 소설 작가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중원의 무지개’는 청나라 말기부터 장개석의 북벌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한 장면을 이루었던 동북왕 장작림의 전기 소설로 마적 출신인 그가 어떤 과정을 거쳐 만주를 호령하는 군벌로 커가는지를 담백하게 묘사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그저 그가 일본 관동군에 의해 폭사되었고 그로 인해 만주가 일본 관동군에게 넘어갔고 그의 아들이 풍운아 장학량이라는 것만 알았었다. 세상에는 거저 되는 것은 없다.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진 소설. 마치 삼국지같기도 하고 무협지 같기도. 중국 현대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총 4권으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읽기에 적당한 분량이다.

충주 2022 살이 2022.01.11

요즘 듣기 어려운 ‘멸공’에 대한 추억

중학교 3학년 때이었다. 중학교 들어 와서 신나게 놀다가 3학년이 되자 발 등에 불이 떨어져 공부에 힘쓰던 시기였다. 그 때쯤 벌어진 일이었다. 중간고사였는지 기말고사였는지 기억 없고 또 무슨 과목이었는지도 모르겠는데 시험이 끝나고도 답이 무엇이었는지 알지 못했던 문제가 있었다. 그 문제는 우리나라가 북한(그때는 북괴라고 했나?)에 대해 구호가 바뀌었는데 그게 뭐냐는 것이었다. 모두들 뭔지 몰라 했는데 이때 한 친구가 신나서 답을 말했다. 반공에서 승공으로 그리고 승공에서 멸공으로 바뀐 것이라고. 멸공? 멸공이 뭐여? 다른 친구가 물은 것 같은데 그때 답이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멸공’이란 말이 머리 속에 막힌 사건이었다. 그때쯤 국어 선생님이 뭔가 우리나라에 좋은 일이 있을 곳이라고 말씀이 있었..

충주 2022 살이 2022.01.09

작년 가장 아쉬운 일

오늘 책을 빌리러 도서관에 갔었어요. 도서관 매점이 문 닫는다는 것은 연말에 게시가 되어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확인을 하니 너무나 큰 아쉬움이 몰려 오더이다. 1월 중 입찰 공고를 내서 새로운 업자를 찾는다 하는데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과연 낙찰자가 나올지 궁금하네요. 얼른 다시 개점이 되어 내 밥집이 되어 주면 좋겠는데. 하긴 그건 내가 신경쓸 일은 아니고 이제까지 운영해 왔던 젊은 부부가 새로운 일을 잘 찾아 대박이 나기를 빌어 봅니다.

충주 2022 살이 2022.01.04

일기일회 일일일선

남 나라에서 오래 살다보니 해넘이가 좀 시큰둥했다. 우리나라에서 새해가 시작된 시간이 내가 있던 태국은 밤 10시이고 아들이 있던 캐나다는 그나마 전날. 이렇게 나라마다 지역마다 새해의 시작이 다 다른데 어인 호들갑인가 이런 기분도 있었고 우주의 시간으로 보면 아무 의미가 없는데 하는. 그러니 작년 새해 출발을 어디서 했나 기억을 더듬어 봐도 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한국에 있었으니 어디선가 사람이 만들어 놓은 시간의 벽을 넘긴 했을 텐데. 교회에서는 한해 마지막날 송구영신이라 하여 옛 것을 보내고 새 것을 맞는 의미의 기념 예배를 드린다. 작년에 출발을 어디서 했는지 기억에 없으니 당연히 송구영신 예배를 어디서 드렸던가 이것도 기억에 없다. 이러니 올해라고 다르랴 싶어 갈까 말까 그냥 시큰둥한 상태로 ..

충주 2022 살이 2022.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