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가오슝 2007 여행

관쯔링 온천, 어려운 걸음

정안군 2007. 9. 26. 20:36


臺南(타이난)을 구경하고 자이까지 갈까 아님 자이로 직접가서 關子嶺(관쯔링) 온천을 갈까 마눌님에게 물어보니 온천팬답게 관쯔링으로 하잖다...

 

해서 오늘은 온천행...

 

아침을 먹으려고 호텔 근처 골목을 다니는데 먹을만한 곳이 흔하질 않다.   한 노부부가 하는 식당에서 달걀 후라이와 스프를 먹고는 양이 차질 않아 경양식집에서 쥬스와 커피 한 잔 씩...

 

확실히 우리나라 물가보다 한 20 - 30 % 정도 싸게 느껴진다.   그만큼 우리나라가 경제력이 높아졌다는 야그인데..

 


한산한 호텔 부근 골목

 

길가 경양식집


커피와 키위 주스... 주스는 맛이 좋았는데 커피는 너무 쓰단다.   오늘 거리가 너무 한산한 것 같아 종업원에게 오늘 노는 날이냐고 하니 그렇단다.   연휴라는 이야기인데.... 물어보니 3일이란다.   어제는 일요일, 내일은 中秋節 휴일, 오늘은 당연 공휴일인지 아님 샌드위치 휴일인지는 말이 짧아서 알 수 없었고...

 

그러니 어제 컨딩 그 부근이 인파가 넘쳐난 이유가... 또 이왕 놀러간 사람이 연휴 시작날 휴양지에서 나올 사람이 어디인나 그것이 어제 갈 때 올 때 버스 사정의 답이다.

 

그러고 보니 대만은 주 5일제는 아닌 모양이다.   토요일도 놀면 4일 연휴일텐데 3일이라고 하니..

 

호텔로 돌아와 짐을 싸서 택시를 잡아 타고 역으로 향한다...

 

처쟌이라고 하니 뭔소리인지 다음 말이 길어졌는데 그냥 OK했더니 이 택시가 가오슝 역 앞 고가도로로 올라가려고 한다...

 

다시 처쟌이라고 하니 또 뭔 소리인디... 손가락으로 앞에 있는 역을 가르치니 알았다는 표시...

 

그러니까 이 기사는 고속철도역으로 갈려고 했던 것...

 

가오슝 역과 고속철도 역은 다르다... 



기차역은 우리 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자이는 상행이니 상행쪽에서 시간표를 확인... 구간열차가 바로 있다...제일 싸구리...

가오슝에서 자이까지 160원...

여기서도 북쪽으로 가는 것을 상행이라고 하고 남쪽으로 가는 것을 하행이라고 하는데 북쪽이 높은 쪽인가?   아님 수도가 북쪽에 있어서 인가?

 


기차 통로를 클 가방을 끌고 간다... 사람은 좌측 통행인가 우측 통행인가 아리송...  



우리가 타고 갈 구간 열차... 제일 싸구리 열차인데 말 그대로 장거리는 아니고 단거리를 왕복하는 기차이다... 그런데 제조회사가 우리나라 대우.. 


싸구리라고는 하지만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고 냉방도 확실하다.   휴일이라서 한산한 분위기... 

 


가오슝에서 자이까지 1시간 반 정도 예상했는데 그것은 좋은 기차 이야기이고 이 기차는 동네 역마다 다 서는 것이라서 두시간도 넘게 걸렸다.   하지만 시간이 널널한 우리야 별 상관이 없는 일...

 

타이난에서 많은 사람이 내리고 다시 자이로.. 밖은 계속 동네가 이어지는데 완전 평면인 지대...

자이에 도착해서 가방을 코인 라커에 넣을까 했더니 혹시 모르니까 가지고 가잖다...

 

역에서 자이버스터미널까지는 거리는 멀지 않지만 여기도 장애물 경기하는 것처럼 클 가방을 가지고 다니기에는 너무 힘들다. 



자이 터미널에서 관쯔링가는 것을 확인하니 거의 1시간 간격...일인당 79원..   12시 차를 타기로 하고 점심을 먹으려 식당을 찾으니 만만하지가 않다.   한군데는 마눌님이 No해서 대충 만두국으로 때운다.   새우로 속을 넣은 만두라서 꽤 맛은 있는데 소통이 너무 어렵다...

 

다시 터미널로 돌아와 버스를 탄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이 白河라는 동네.   여기서 조금 더 가니 산으로 올라가는 분위기이다..   심한 고갯길을 한참 올라가서 터널을 통과하니 이곳이 관쯔링 온천 마을...

 

바로 내렸어야 하는데 그냥 타고 있었더니 경사가 심한 길을 올라 멈춘다...

 

여기서 의견이 갈린다.   집사람은 여기서 하룻밤을 묵고 가자는 생각이고 나는 그냥 온천만 하고 돌아가지는 생각..

 

일단 景大山莊에 가보자고 한다... 해서 클 가방을 끌고 언덕길을 오르는데 날은 땡볕이고 경사는 심해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도중 괜찮은 호텔에 가격을 물어보니 7만원대... 와!!! 한참 연휴 중간인 날이라서 비싸도 한참 비싸다...

 

해서 입욕만 된다는 警光山莊에 가서 목욕만 하고 돌아가자고 마눌님에게 신경질 반 호소 반으로 말했더니 억지 춘향으로 그렇게 하잖다...

 

다행히 그 산장은 내리막인데 땡볕에 가방을 끌고 걸어 가는 것이 꽤 신경질나는 일이었다...

 

남들 자가용으로 다니는데 우리는 이게 뭔 짓인지... 자가용 없으면 당최 이런 곳은 못 올데다...

 


警光山莊.   원래 경찰을 위해 세운 휴양 시설인데 공공 숙소로도 이용한단다... 요금표를 보니 하루 1,000원.   그다지 비싼 요금은 아니라서 방있느냐고 물으니 넉빠진 놈으로 취급하는 분위기이다...

오늘같은 날에 방이 있겠어?

 

목욕만 하는 것은 100원이다.   가방을 맡기고 지하로 내려가니 왼쪽은 여탕, 오른쪽은 남탕이다... 지금 시간은 1시 50분... 집사람이 날 생각해서 만날 시간을 3시로 하자는 것을 온천팬인 마눌을 위해 4시로 조정해 준다... 



남탕에 들어가니 헉!!!

여긴 확실히 우리 나라가 아니었다...

탈의장이 있고 그 안에 욕실이 있는 우리 나라 대중탕 방식이 아니고 욕실 한쪽에 옷을 벗어 놓을 수 있는 선반같은 것이 달랑 놓여져 있었고 그 앞은 풍덩하는 욕탕..

한쪽은 열탕. 한쪽은 냉탕...

 

시설은 영 꽝이다.

 

그런데 물이 회색... 진흙이 잔뜩 섞여 있다더니 이 정도까지 인지는 몰랐다. 


 

 


그나저나 목욕탕에 오긴 왔는데 수건도 안가지고 들어 왔으니... 나야 그렇지만 집사람은 어떻하나?

 

뭐 안에서 시간을 보낼래도 할 짓이 있어야지... 냉탕 온탕을 몇 번 반복하니 몸에 힘이 쫙 빠져서 더 오래 있기도 힘들다...

온천물은 그냥 말리는 것이 좋다고 해서 머리만 씻고 몸은 그냥 말린다...

나와서 머리는 10원 짜리 드라이기로 말리고 밖에 휴게 시설에 가서 마눌님을 기다리기로 하는데...

 

언젠가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나 보다... 그칠 것 같질 않다...

여기 올 때는 먹을 것을 잔뜩 가지고 와서 여기서 먹고 다시 탕에 들어가면 뭐 그냥 저냥 될 것 같기는 하다...

 

먹을 것을 가지고 와서 잔뜩 먹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혼자 우두거니 앉아 있는 것이 처량해 보이기도 하다...

 


비는 억수로 퍼붓는다.  3시 30분 경 자이로 가는 버스가 지나간다.. 다음은 4시 30분 차인데 집사람은 3시40분쯤 온천에서 나왔다... 물이 엄청나게 좋다나...

 

수단좋은 사람답게 이것 저것 다 빌려서 불편한 것은 없었단다.

 

갈 일이 걱정이다... 한 20 - 30 미터 정도 앞에 있는 산장까지 가야 되는데 비가 엄청나게 오니 그것도 걱정...

  


비가 주춤한 틈을 타 요 산장까지 얼른 가서 버스를 기다린다... 식당도 같이 하는데 요금을 보니 엄청나다.. 주인은 가게 앞에 나와 호객을 하는데 우리가 방해되겠지만 그래도 친절 모드라서 이런 저런 말을 주고 받으며 버스를 기다렸다.

 

차를 얻어 타려고 몇번을 시도했지만 이 빗속에 누가 태워주겠는가?   산에 다닐 때에도 태워 주는 차는 고급 승용차가 아니라 봉고차나 트럭 운전 기사들이었다...

 

30분 경 버스가 와서 타니 안에는 경노당 분위기... 이 나라도 버스 타는 사람은 경제력이 없는 청소년층과 노년층 밖에는 없다.

 


엄청난 빗속을 달린다.. 천둥과 번개.. 우리 나라에서 이렇게 비가 오면 곳곳에 물난리 나겠다.   한 시간이 좀 더 걸려 자이 버스터미널에 도착... 역 가는 도중 간단히 주점부리 좀 하고 우산도 하나 산다.

 

역에 도착해 타이난가는 표를 사니 6시 20분 표를 준다.   표를 산 시간은 22분인데 개찰구에 가니 당근 갔다고... 이 개찰구에 앉아 있는 노인네는 아무래도 퇴출 대상같다..

 

다시 가서 표를 바꿔 달라고 하니 다른 시간대의 표를 주는데 돈을 거슬러 준다... 復興號.  

 


역 구내의 의자에 앉아서 기차를 기다리는데 매점이 보인다.   우리 나라와 거의 같은 분위기... 달걀도 사먹고  

 


물도 사고 하며 길지 않은 시간을 보내다가 기차를 타니 맨 앞자리... 입석도 있는 모양인데 그나마 다행이다.

  


타이난 역에 도착해서 東亞樓大飯店까지 걸어서 이동한다.   여기도 끌 가방을 가지고 가는 것은 너무 너무 힘든 곳...

이런 것을 보면 아직 대만은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초보 단계에도 미치지 않았음을 말한다... 가방을 끌고 가기도 힘든데 휠체어는 어떻게 가라고...

 

호텔에서 가격을 흥정해 넓은 방을 1200원에 하기로 한다... 인터넷선도 들어와 있고 침대도 넓고 좋다... 또 新光三越 일본계 백화점도 바로 옆에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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