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태국여행기/미얀마 태국 2012 여행

러브 인 미얀마 13 - 깐차나부리, 시간을 잊는 곳.

정안군 2012. 2. 16. 11:04

1 월 14 일 토요일

 

방이 좁아서인지 에어컨을 틀어 놓을 때와 껐을 때 반응이 너무 쉽게 나온다.

 

틀어 놓으면 쉽게 식어 춥고, 끄면 잠시 후 덥고.

 

밤에 추웠는지 집사람이 에어컨을 꺼서 밤 내내 더워 땀 깨나 흘렸다.

 

그래도 한겨울에 더워서 땀을 흘리면 행복한 것 아녀?

 

 

아침에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는데 아무래도 토스트와 커피만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떡밥을 뿌린다는 기분이 든다.

 

사실 그것만 먹으면 뭔가 허전해서 다들 뭔가를 더 시키는데 우리도 팬케이크를 시키고 또 주스를 시키니 값으로야 얼마 안 되지만 자꾸 사기당하는 느낌이 들더라고.

 

뭐 그렇다고 해도 값이 싸니 하는 마음에 용서가 되더라는.

 

어제 우리 G.H에 자기 동생 많이 패던 서양 아이가 있었는데 아이들이 네 명이나 되는 대가족이었다.

 

우리나라는 이렇게 요즘 못 낳지..

 

완전 부럽~~~

 

그런데 맞는 아이는 셋째였던 것 같다.

 

첫째와 막내는 부모의 사랑을 많이 받지만 중간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을 해서 가정마다 이런 생각에서 나오는 소소한 문제가 있었는데 그나마 그런 현상은 우리 주변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 되었다.

 

통 애들이 있어야지.

 

작은 풀장 주변에서는 아침부터 서양 노친네들 두 명이 노익장 과시한다.

 

젊은 태국 아가씨를 거느리고 있는 돼지 영감은 수영장에서, 다른 영감은 햇빛에 온 몸을 내 놓고 아주 군다.

 

조금 있으면 삼겹살 타는 냄새가 날 듯.

 

하여튼 웨스턴 노인네들에게 태국은 천국이나 다름없을 듯.

 

물가 싸겠다.

 

날씨 좋겠다.

 

젊고 싱싱한 아가씨들이 널렸겠다.

 

아침 먹고 연합군 묘지까지 산책에 나선다.

 

연합군 묘지까지는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

 

 

아침이라서인지 그런지 스프링클러를 작동시켜 물을 먹은 잔디들이 싱그럽다.

 

이 묘지에는 영국군 5,000명, 네덜란드군 1,600명이 묻혀 있다고 한다.

 

물론 영국군에는 인도인, 오스트레일리아인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그 때는 모두 영국 연방이었으니 같이 묶여서 구분된다.

 

일본군 안에는 우리 조선인들도 있지만 모두 일본군으로 분류되는 것 처럼.

 

 

그 중 한 구역에 놓여 있는 기념석.

 

 

오스트레일리아 국기도 보인다.

 

 

 

무명 용사인가?

 

 

난캐로우.

 

 

'호푸'일까 '호퍼'일까?

 

 

야우드.

 


네덜란드 군인.

 


유대계 네덜란드 군인.

 

 

평화, 완전한 평화.

 


헛된 구호들.

 


영국군으로 참전해서 죽은 인도 사람 아무개.

 

 

하나 하나 사연을 보자니 세월이 한참 지난 다음 그리고 제 3 자 입장에서 보면 그렇고 그런 것이겠지만, 이 자리에 묻힌 개인으로 보면 얼마나 

가슴 아프고 구구 절절한 사연으로 점철되었을까 생각하니 한편 가슴이 짠하다.

 

식민지를 경영하던 나라의 군인에서 포로의 신분으로 추락.

 

그것도 한참 깔보던 동양의 한 나라의.

 

게다가 일본의 포로 학대는 유명한 일이었고.

 

일본식 사고로는 포로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한다.

 

지거나 수치를 당하면 자결한다는 생각이 만연할 때이니.

 

형세가 불리하면 일단 항복을 하여 생명을 보존한 다음 후일을 기약하는 것이 서양인의 사고이고 보면 전쟁에서 지는 것에 대한 생각의 차가 많았던 모양이다.

 

영화 ‘콰이강의 다리’는 이곳을 무대로 한 영화인데, 여기 묻힌 사람들도 일부는 그 현장에서 일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이 연합군 묘지는 방콕에서 출발하는 패키지 관광의 주요한 코스라서 단체로 구경 온 사람들이 많았다.

 

전쟁과 인간.

 

심오한 주제 같으나 결론은 단순하다.

 

아무리 나쁜 평화도 좋은 전쟁보다는 낫다.

  

점심은 졸리 플록에서 하려고 하는데 노친네는 방에서 안 나온단다.

 

힘도 들고 다리가 아프시다고.

 

하긴 방에 과일이 그득하여 아침부터 그것을 드셨으니 밥맛도 없으실테고.

 

그래서 우리 두 부부만 졸리 플록에 가서 일단 맛을 보는데 괜찮다.

 

종업원들이 좀 불친절한 맛이 있으나 값이 싸니 용서가 되는 것 아닌가?

 

대접을 제대로 받으려면 비싼 음식점에 가야지.

 

사실 서비스도 돈이란다.

 

메일을 확인하니 어제 예약한 호텔 방콕시티호텔 방이 없단다.

 

마지막에 일정이 좀 꼬인다.

 

어디로 가나?

 

사실 우리 부부만 있다면 어디든 못 구해서 자랴.

 

하지만 두 노친네들이 있어서 활동에 많은 제약이 있다는 거.

 

뭐 어떻게 되겠지.

 

마사지가 얼굴 마사지인줄 아시고 절대 안 받겠다는 두 노친네들을 설득하여 태국 마사지를 한 판 안겨 드린다.

 

하고 난 소감.

 

너무 개운하고 좋다나.

 

그리고는 저녁 먹으러 졸리 플록으로.

 

엄청난 손님들이 있었다.

 

싸고 일단 맛도 괜찮으니 이것보다 더 나은 선택은 없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