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태국여행기/미얀마 태국 2012 여행

러브 인 미얀마 11 - 태국 깐차나부리까지 한 방에.

정안군 2012. 2. 9. 10:08

 

1 월 12 일 목요일


 

이제 양곤을 떠나 태국으로 향한다.

 

새벽부터 설쳐서 남들의 잠을 깨운 엄마는 갈 시간이 되었는데도 만고강산이다.

 

성질 급한 장모님은 좌불안석이고.

 

한 분은 너무 성질이 급하고, 다른 한 분은 너무 느려서 속이 터지고.

 

정말 환상적인 궁합(?)이다.

 

남과의 여행은 배려에서 시작한다.

 

이것이 무너지면 정말 상상하기 싫은 결과를 가져오고.

 

집에서 공항은 가까워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아 곧 도착할 수 있었다.

 

사실 양곤 공항은 시골분위기라서 그리 급하게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미얀마항공 카운터는 긴 줄이 만들어져 있었지만 에어아시아는 한산하기만 하다.

 

그런데 짐을 부치는 과정에서 약간의 문제가.

 

장모님은 어제 여기와서부터 입에 달고 살던 참깨를 구입했는데 그게 무려 10 kg 정도 되었다.

 

우리는 수화물 20 kg를 신청했는데 재보니 무려 4 kg이나 오버이다.

 

걸려 문제를 삼으면 그냥 1 달러나 2 달러를 주면 된다고 했으나 주변에 사람이 많아 그 짓도 힘들어 보여 그냥 달아 본 것인데.

 

그런데 이 카운터 아가씨 2 kg 정도를 빼서 핸드 캐리 하란다.

 

그래서 참깨 한 봉지를 꺼내어 다시 다니 23 kg이었다.

 

그냥 좋단다.

 

해서 몇 푼 벌었다는.

 

역시 미얀마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일에는 상당히 서툴다는 거.

 

마지막까지 좋은 인상을 가지고 떠나게 되었다.

 

돈 몇 푼에..

 

ㅎㅎ

 

출국 수속을 하고 게이트에 가서 기다리니 조금씩 사람들이 모여들고, 다행히 에어아시아도 연착도 없이 제 시간에 출발할 수 있었다.




이 안내판에 나오는 것이 양곤 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들이다.


그러니까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그리고 태국 방콕과 치앙마이, 싱가포르, 중국의 곤명과 북경, 광주 거기에 베트남 호치민.


이것이 오늘 하늘을 통해 다른 나라와 연결되는 항공편이다. 

 

국제공항이라고 하기에도 미안할 정도로 퍽이나 간단하고 단순하다.



 

이제 밖에 대기하고 있는 에어아시아를 타면 미얀마는 안녕이다.

 

엄마도 더 이상 미련을 두지 않는 것 같다.

 

잘 살고 있으니.

 

그리고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손녀들도 지네들 일상에 바빠서 더 이상 할머니 친구가 되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비행기는 곧 이어서 하늘로 날아오르고.

 

옆에는 서양 남자 둘이 타고 있었다.

 

태국 출입국 카드를 작성하는데 그들의 직업란을 보니 ‘Retired'.

 

나도 멀지 않았다.

 

앞으로 직업란에 ‘None’라고 쓰지 말고 ‘Retired'라고 써야 되겠다.

 

그나저나 우리나라는 벌써 없어졌고 작년인가 말레이시아도 더 이상 입국 카드를 쓰지 않아도 되더만 관광 선진국임을 자랑하는 태국은 왜 이리도 입국 카드를 계속 써야할까?

 

태국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장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 전 에어아시아 승무원이 휠체어를 쓸려고 하느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하니 입국장 전에 에어아시아 스태프가 한 명 나와서 우리 어머니를 휠체어에 태우고는 온갖 수속을 다 해 주었다.

 

덕분에 우리도 긴 줄 서지 않고 싶게 끝낼 수가 있었다는.

 

입국장에 들어 설 때 잘 보면 70세 이상 시니어들과 임신부 그리고 장애인을 위한 곳이 따로 마련되어 있으니 노인을 동반하는 분은 그곳을 이용하면 된다.

 

역시 관광 대국답게 세심한 배려가 눈에 띈다.

 

그런데 에어 아시아답게 공짜는 없다.

 

140밧을 이용료로 내야만 했다.

 

그래도 편하고 좋았다는 거.

 

택시로 공항에서 남부터미널로 이동하려면 비용이 너무 많이 나와 우선 ARL로 막까산까지 간 다음 그곳에서 556번 버스를 타고 남부터미널로 가려고 했다.

 

그래서 휠체어를 끄는 스태프와 일단 ARL 시티라인 타는 곳까지 이동한 다음, ARL로 막까산으로 간다.

 

막까산까지는 일인당 35밧.

 

이곳 금액으로는 상당한 액수이다.

 

ARL은 깨끗하고 정말 빠르다.

 

5번째 역이 막까산.

 

역에 도착해서 우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온다.

 

내려오면 택시와 버스를 탈 수 있는데 이 556번 버스는 한 시간에 한 대 정도 밖에 없는 모양이다.

 

다른 사람들은 조금 걸으면 큰 길이 나오는데 그곳까지 걸어서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더라는.

 

일단 버스를 기다려 보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가 않았다.

 

경찰관이 있어서 물어보니 1시에 버스가 있단다.

 

지금은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

 

그리고 택시 기사가 꼬드기기를 버스로 가면 2시간, 택시로 가면 1시간이 걸린단다.

 

무엇보다도 왠 모기가 대낮부터 물어대는지 인내심이 한계가 곧 오더라고.

 

할 수 없이 택시 기사와 가격을 흥정하여 남부터미널로 이동한다.

 

택시는 별로 없고 하긴 택시 탈 승객도 별로 없어서 우리가 강자 편에 설 수 없는 처지였다.

 

택시는 카오산 언저리 위쪽으로 해서 라마 5세 다리인가를 넘어 한참을 간다.

 

남부터미널이 이동을 했다더니 정말 한참 멀어졌더라는.

 

건물은 화려하게 잘 지어 놓았으나 그 대신 부수 시설이 많아 정작 버스 타러 가려면 3층 표 파는 곳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우리처럼 노인네들과 함께 이동하려면 보통 힘이 드는 것이 아니었다.

 

또 참깨를 가득 채운 가방을 끌어야 했으니.


 

1시가 넘은 시간이라서 우선 밥을 먹기로 한다.

 

티켓 부스 옆에 있는 식당에서 적당한 것을 골라 먹는데 장모님은 거의 먹지를 못하더라고.

 

엄마는 그럭저럭.

 

입맛이 거의 없어 이 맛인지 저 맛인지 구분을 잘못하는 덕도 있다.


 

바로 앞에 표를 파는 곳이 있는데 77번 창구에서 깐차나부리행 버스표를 팔더라고.

 

해서 일인당 150밧에 표를 샀는데 매표구에 있던 아줌마가 우리를 버스가 있는 곳 까지 안내를 해준단다.

 

엘리베이터로 일층으로 내려 와서 가보니 미니버스이다.

 

뭐 나쁠 것도 좋을 것도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니 그냥 카오산 근처에 있는 미니버스를 깐차나부리로 가는 건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알았는데 살짝 바가지를 쓴 듯하다.

 

어쨌든 타자마자 버스는 출발한다.

 

일단 다 태워야 출발하는 ‘Full'제는 아니더군.

 

우리 외에 손님이라고는 다른 2명이 더 타고 있었다.

 

에어컨도 빵빵하게 나오고 기동력이 좋으니 빠르게 달려 대형 버스보다 더 나을 듯도 싶었다.

 

가다가 종종 시골에서 가끔씩 손님을 내려주고 태우곤 했는데 그래도 속도가 빨라 대형버스보다 더 빨리 깐차나부리에 도착을 한 듯 보인다.

 

하긴 그래봐야 10분 정도 차이나겠지만.

 

 


터미널에 도착을 해서 현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달라고 하여 플로이 게스트 하우스에 픽업 서비스를 부탁한다.

 

그랬더니 오렌지 성태우를 타고 오란다.

 

해서 길가에 지나는 성태우 기사에게 요금을 물어보니 일인당 25밧, 모두 100밧이란다.


 

요금이야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내 주겠지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혹시 몰라서 싸게 해 주는 성태우를 타고 이동.



일반 버스터미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방콕가는 일등 에어컨 버스 타는 곳이 있다.



간판 글씨가 미얀마와는 다르다.


뭐 무슨 글짜인지 모르기는 매 한 가지지만.


또 미얀마에서 전혀 볼 수 없었던 ATM이 널려 있다.



이 놈들이 오렌지 색 성태우.


나름대로 노선이 있는 듯 한데 그냥 잡으면 택시로 변할 수도.


 

플로이에 도착을 하니 초가지붕을 닮은 입구를 보고는 엄마는 왜 이런 곳에 왔냐고 하신다.


옛날 우리나라 다 쓰러져가던 초가집이 생각나신 모양.





 

일단 안에 들어서 깔끔한 시설을 보니 만족.

 

성태우 요금은 플로이에서 예약손님에게는 내주는 모양이다.

 

성태우 기사들도 그렇게 알고는 우리보고 부킹했냐고 물어 보았다는 거.

 

Reservation보다는 부킹이 정확한 단어인가?

 

게다가 이 플로이는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면 되고 이틀 이상 묵으면 요금 할인도 있어서 꽤 기분이 좋아진다.

 

배낭 여행객을 위한 숙소로는 조금 비싼 듯하지만 태사랑에서도 많이 소개가 되는 나름 유명한 곳이다.

 

홈페이지는 http://www.ploygh.com/





방에 들어가 살펴보니 깔끔하고 창 밖에 작은 정원이 있어 꽤나 신경을 쓴 모양이다.


이런 숙소가 700밧이니 우리나라 돈으로 26,000원 되시겠다.

 

숙소를 배정 받고 일단 두 노친네들을 쉬시게 하는데, 이동 거리가 꽤 길어서인지 엄마는 거의 초죽음 상태였다.



 

급히 집사람이 원기 회복제인 두리안을 주변 과일 상점에서 사서 드시게 한다.


아무래도 이건 핑게같다.


집사람이 두리안 광팬이라서 자기가 먹고 싶어서 서두른 것이 아닌가 싶은 ㅋ


이 두리안은 태국산이라서 미얀마에 비해 값이 쌌다.

 

그리고 오후는 모두들 비몽사몽.

 

경치도 좋고 다 좋은데 이제 나도 내 한 몸 추스르기도 힘든 나이가 되었나 보다.

 

무거운 가방을 끌고 또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며 이동을 하니 몸이 천근만근이다.

 

저녁 먹을 곳을 물색하느냐 게스트 하우스 주변을 돌아보는데 영 마땅한 곳이 없다.

 

두 노인네들 입맛을 어떻게 맞추나 고민을 하다가 그냥 태국 현지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우리 입맛에 맞춰 이것저것 주문을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그렇게 해 보는데.

 

우리 엄마는 여기서도 그럭저럭, 장모님은 거의 드시지 않으시고.

 

이것은 순전히 입맛이 살아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인가보다.

 

입맛이 없는 엄마는 아무거나 그냥 드시고 입맛이 살아계신 장모님은 입맛에 맞지 않아 못 드시고.

 

어쨌든 똠양꿍과 팟타이를 시켰고, 집사람에 밖에서 솜땀과 꼬치를 사와서 우린 잘 먹었다.

 

길거리에서 여자 청년 두 명을 집사람이 데리고 왔는데 그들은 한 달 일정으로 태국에 왔단다.

 

그러다가 태국에 필이 꽂혀 귀국 비행기표를 포기하고 계속 여행중이라고.

 

장모님이 걱정이 되어 왜 그랬냐고 하니 그들의 답.

 

우리는 젊잖아요.

 

그렇지.

 

젊다는 것은 모든 것이 용서가 된다.

 

이곳 식당은 맛도 괜찮고 값도 적당해서 계속 이용해도 되겠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온다.

 

길거리와 주변 식당은 거의 서양 애들이 점령을 했다.

 

이동하느냐 힘이 들어서인지 거의 초저녁부터 죽어서 잤다.

 





게스트 하우스 식당 위쪽에 자리잡은 시설과 강변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