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태국여행기/미얀마 태국 2012 여행

러브 인 미얀마 12 - 깐차나부리에서의 하루

정안군 2012. 2. 13. 10:47

1 월 13 일 금요일

 

죽었다가 다시 부활한 듯한 밤이었다.

 

왜 그리 피곤했던지.

 

갑자기 동남아 스타일의 음식을 먹어서인지 배탈까지 나고.

 

아마 피곤하니 몸의 균형이 무너진 듯하다.

 

그래도 아침에 눈을 뜨니 몸도 가볍고 배의 상태도 좋아 보인다.

 

그러니까 부활이지 달래 부활이겠어?

 

게스트 하우스(이하 G.H)의 식당에서 아침을 먹는데, 아침이라고 해 봐야 토스트는 무한대로 먹을 수 있었으나 그리고 커피나 홍차가 전부였다는.

 

물론 토스트에 발라 먹는 오렌지 잼과 버터는 완비되어있다.

 

그런데 걱정 마시라.

 

다른 메뉴들이 준비되어 있으니.

 

물론 돈을 받는다.

 

오렌지 주스, 파인애플 주스, 우유가 1500원 정도.

 

우시~~~

 

현재 태국 1밧 당 37 - 38원 정도인데, 옛날 10년 전만해도 30원이었다.

 

우리 가카 시절로 접어들면서 우리나라 돈 가치가 이렇게 추락했어.

 

내가 가카를 싫어하는 한 가지 이유이기도 하지.

 

하긴 좋아하는 것은 하나도 없지만.

 

두 노친네들은 빵을 간신히 두 쪽씩 드시고는 그만이다.

 

그저 밥이 최고인데.

 

 

식사 때가 되니 방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모여드는데 모두 웨스턴들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장모님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넣어 한 장 찍어 달라신다. 

 

 

식사 때가 되니 방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모여드는데 모두 웨스턴들이다.

 

어쩜 그렇게 동양 사람은 한 명도 없냐?

 

그래도 흔적은 남아 있더라고.

 

한국 담배인삼공사 제품의 빈 곽이 레스토랑 구석에 있었다.

 

멀리 태국에 와서 알맹이는 다 뺏기고 버림을 받은 우리나라 담배.

 

그건 그렇고 여기는 모든 돈은 체크아웃 할 때 계산하기로 되어 있어서 대책 없이 먹으면 나중에 겁나게 당황할 수 있다.

 

하긴 그렇게 먹어도 우리나라 생각을 하면 그렇게 힘든 정도는 아니지만서두.

 

빈둥거리며 지내려고 했더니 집사람이 잠깐 전에 여기 왔었을 때 묵었던 곳에 가보자고 하네.

 

사실 그렇게 좋은 곳은 아닌데 처음이고 그 분위기 때문에 많이 기억에 남았나 보다.

 

그런 곳은 다시 가보는 것이 아닌데.

 

 

V.N 게스트 하우스라는 곳인데 역시 그렇더라고.

 

그냥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야 되는 것인디.

 

그래도 그 때나 지금이나 값은 꽤 싸고 강변 경치는 플로이보다는 훨씬 좋다는.

 

 

레스토랑과 숙소가 있는 곳은 경사가 있어서 애초부터 이번 여행에서는 고려 대상에서 빠졌었다.

 

 

플로이 바로 옆에 있는 한 게스트 하우스.

 

굳이 이름을 댈 필요는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궁금할까봐 그 이름은 퐁펜 게스트 하우스.

 

이곳은 플로이보다는 규모가 더 큰 데 정다운 느낌은 그에 비해 덜 하다는.

 

당연한 이야기인가?

 

 

구관조인가?

 

실없이 말을 시켜 보았는데 내 말은 따라 하지 않고 뜻모를 소리만 내더라는.

 

 

노친네들 좋아하는 과일을 사러 가자고.

 

그래서 G.H의 오토바이 택시로 시장을 갔다 오기로. 

 

 

 

 

 

 

재래시장에 가서 과일을 보니 집사람 통이 커진다.

 

막 등장한 망고, 그리고 망고스틴 여기에 야자를 2개 준비해서 돌아온다.

 

이놈들을 보자 두 노친네 바로 흥분 모드로 변한다.

 

이제 두 분은 열대 과일 중독 초기에 해당하는 듯.

 

그런데 갈 날이 얼마 안 남았으니 어쩌지?

 

돌아와서는 나는 레스토랑으로 이동하여 인터넷 즐기기.

 

이 플로이는 객실에서는 와이파이가 약하고 레스토랑에 오면 제대로 잡힌다.

 

우리 방이 레스토랑에서 제일 가까운데도 그러면 다른 방들은 거의 잡히지 않을 것 같다.

 

그늘에 앉아 일기도 쓰고 여기저기 웹서핑을 하니 신선노름이 따로 없는데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이렇게 좋은 날이 얼마 안 남고 돌아갈 날이 코 앞이니.

 

점심은 G.H에서 길 건너 TAI-THAI에서 간단히 볶음밥과 국수로.

 

워낙 조미료를 많이 넣고 음식을 만들어 전반적으로 느끼하고 단 편이다.

 

그럭저럭 또 한 끼 해결.

 

한참 뜨거울 때는 숙소 마룻바닥에서 한숨 자는 것이 보약이다.

 

이 숙소는 좋은 것이 큰 마루 침상 위에 침대를 놓아서 한낮에는 마룻바닥에서 잠을 자면 너무 좋다는 거.

 

간단하게 한숨을 돌리고 4시가 넘어 산책에 나선다. 

 

 

기차 공원인가?

 

 

우선 야시장이 열린다는 기차역 앞 공터까지 이동.

 

야시장은 아직 준비 중이다. 

 

 

 

깐차나부리역 앞은 기차가 끊겼는지 인적이 드문데 성태우 기사만 택시를 타라고 졸라대는데 내가 왜 타니?

 

연합군 포로 묘지까지 가본다.

 

예쁘게 단장해서 공원 같은 분위기인데, 5시가 넘어서 문을 닫았다.

 

이곳은 오전 8시에 개장을 해서 오후 5시까지이다. 

 

 

 

 

 

십자가로 장식된 묘지석이 예쁘기까지 한데 이들의 사연은 얼마나 가슴을 아프게 할까?

 

정치가들의 땅따먹기 놀음에 많은 젊은이들이 물설고 낯선 이 동네에 목숨을 내놓아야 했다.

 

평소에는 자식이 아비를 땅에 묻지만, 전쟁이 나면 부모가 자식을 땅에 묻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부모들이 자기 가슴에 자식을 묻어야 했을까?

 

또 이곳은 포로 감시병으로 끌려와서 연합군 포로들을 감시하다가 그들을 학대했다는 이유로 처형을 당한 조선인들의 사연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들은 일제 강점기의 가련한 희생자이기도 하다. 

 

 

죽음의 철도 박물관 연구소라는 곳인데 들어가는 사람도 없고 나오는 사람도 없고.

 

그래서 나도 그냥 패스.

 

 

장식물들을 파는 가게인가?

 

여기도 손님도 없고 주인도 없고.

 

도무지 급할 것이 없는 이 동네 분위기이다.

 

 

포로로 죽어간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한 카톨릭 교회인가 보다.

 

그런데 그 옆 닭그림이 있는 간판은 무엇일까?

 

 

한낮 태국을 대표하는 모습.

 

늘어진 개새끼들.

 

돌아와서 레스토랑에서 빈둥거리다가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양곤에 있을 때는 무엇을 먹을까 고민은 없었는데, 이곳에 오니 일상사가 되었다.

 

졸리 프록에 가보자고 하나 그곳은 양놈들 대상이라서 동양인 알기를 우습게 한다고 하고 또 모기가 극성이라니 웬지 가기가 싫다.

 

해서 길가에서 만났던 우리나라 처자들이 추천한 졸리 프록 건너편 태국 현지 식당에 가보기로.

 

가보니 할머니는 정말 작았다.

 

쏨땀과 돼지고기 볶음 그리고 밥을 시켰는데 맛이 괜찮았다.

 

그리고는 일단 물고기 마사지를 받고.

 

이 물고기 마사지는 20분에 99밧인데, 조그만 물고기가 바글바글한 수조에 발을 담그면 이 놈들이 발에 붙은 불순물을 빨아 먹는 것이다.

 

조금 몬도가네 성이라고 할까?

 

처음 담갔을 때 기분이 아주 묘하다.

 

간질거리며 발에 물고기들이 달려드는 것을 보면.

 

다 끝나고 보니 발만 불거져서 아직도 고기밥(?)이 많이 남아 있더라는.

 

그리고 태국에 왔으나 마사지 한 판 받아야지.

 

졸리 프록 입구에 있는 마사지 집에서 한 시간 마사지를 받는다.

 

시간 당 150밧.

 

아줌마들이 힘이 많이 빠질 시간이어서 그다지 세질 않았는데 그래서 나에게는 더 좋았다.

 

다 받고 나니 종아리 근육이 많이 아프다.

 

G.H에 돌아오니 그럭저럭 하루가 갔다.

 

엄마와 장모님은 저녁을 드시지 않는다고 하여 꼬치와 찰밥 그리고 옥수수를 사다 드렸는데 옥수수가 맛이 있다고 더 사다 달라고.

 

그저 입에는 기억이 제일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