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운남 2013 여행

소수 민족 가도를 따라서 간다. 제 14 편 - 멍라(孟力>腊 MENGLA), 모한(磨憨 MOHAN) 2

정안군 2013. 7. 11. 11:48


국정원에 납치된 민주주의를 찾습니다


생각하지도 못한 곳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다시 하루를 시작한다.

국경의 마을 아침은 조용하기보다는 그야말로 적막강산이다.

사람 구경하기 힘든.....



거리 한쪽에서는 지저분한 쓰레기통을 묘족 할머니가 열심히 뒤지고 있다.

그 모습을 보니 괜히 내 마음이 짠한데, 이들은 왜 나라도 없는 소수 민족이 되어 이런 천한 생활을 하여야만 할까?

 

이 동네에 오니 태족이 비교적 윤택한 생활을 하는 것에 비해, 묘족은 정말 안 됐다기 보다는 불쌍해 보였다.



이 동네에도 베트남 사파에서 본 부자집의 모습이 있는데, 이런 집들의 주인공의 모습은 잘 눈에 띄지 않았다.

참으로 사람이 드믄 동네이다.

다른 곳이 아니고 인간으로 넘쳐나는 중국에서.



그래도 마을 한 구석에 있는 시장에 가니 사람들의 모습이 제법 있더이다.

사람이 다 어디갔나 했더니 여기 다 모여 있었네 그려.



다른 동네에서 보이지 않던 두리안의 모습이 여기 시장에서는 보이기에 어디서 왔나 했더니 태국산이었다.

역시 태국과 가깝기는한가 보다.

 

그리고 요즘은 한참 응어(람부단)와 롱안 철인가 보다.

 

경홍에서도, 이곳에서도 수북히 쌓여 있었다.



목 매달려 있는 오리의 모습은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뭘 보슈?

어거 왜 이래.

밥먹는 데 건드리면 사람이고 뭐고 재미없수다.

 

어쭈, 그런 자세인데?



태족 아줌마의 단정한 모습.

역시 이 동네 주인공 민족답게 여유가 있어 보인다.





쌀의 종류도 참 다양하다.

태국 쌀도 보이는데, 태국산일까 아님 중국에서 생산한 태국종일까?



이런 모습도 이제 운남에서는 시골에나 가야 볼 수 있는 모습이 되었다.




그리고 지저분한 것이 중국 시장의 특징이 되시겠다.

비릿한 냄새와 함께.



시장 건너편에는 이런 광장이 있었다.

그런데 사람의 모습은 여기도 보이지 않더라고.

아침이면 광장에서 체조하는 중국 사람들이 더 이상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여기는 확실히 중국 본토 물이 덜 든 변방임에 틀림이 없다.




태족의 상징인 코끼리.

열심히 통나무를 옮기고 있다.

태족들은 딴 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일이나 하라는 중국 정부의 명일까?



대장 꼬끼리를 따라서 열심히들 일하고 있는데.

왠지 봐주는 사람이 너무 없어서 좀 서운할 듯 싶었다.



길가 가로수 아래는 이런 꽃가루가.

어쩜 색깔이 이리도 고울까?



그 주인공은 이런 꽃나무였다.

여기서 처음으로 보는 꽃이다.

당연히 이름은 모르고. ^^



루앙남타가는 버스가 8시 40분에 있다고 해서 산책을 마치고 표를 미리 사두는데.

요금이 안내판에는 25원으로 나와 있는데 35원이란다.

워째, 이 동네는 맞는 게 없어?



이 곤명가는 버스도 시간표에는 나와 있지 않았다.

침대 버스가 아니라 그냥 고급 좌석 버스인 듯 싶은데, 아마도 곤명에는 밤 늦게야 도착할 것 같다.



모한에서 보통 경홍에 가려면 멍라를 거쳐야 하는데, 이렇게 직접 가는 것이 하루에 3편 있었다.

차량도 좋고 아마도 직접 두 도시를 다니는 것 같아서, 시간을 잘 맞추어 타면 좋을 듯 싶다.

이 두 도시 사이를 다니는 다른 차들은 워낙 후지기도 하고 또 중간에 서는 곳이 많아서 꽤 시간이 걸린다.



그건 그렇고, 8시 40분에 오게 되어 있는 차는 9시가 넘어도 통 오질 않았다.

또 어제처럼 빼먹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되었는데, 훼이사이를 간다는 중국 청년에게 물어보니 자기도 이유는 모르겠고 그냥 기다리란다.

 

그렇담, 빼먹지는 않을 모양이다.

 

그럼 기다려야지 어쩌겠어.

 

그런데 좀 더 지나니 이렇게 곤명에서 출발하여 멍라와 모한을 거치고 라오스 우돔사이와 루앙프라방을 지나 수도 비엔티엔까지 정말 멀리 가는 침대버스가 들어 왔다.

 

곤명에서 이 동네에 오려면 경홍은 루트에서 약간 벗어나 있어서 그곳은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이 버스가 들어오자 환전상 아줌마들이 엄청나게 바빴다.

 

돈 바꾸세요....



그리고 잠시 후 루앙프라방에 가는 버스가 또 한 대 들어오더라고.

잘 봐두시라.

루앙프라방을 한자로 어떻게 쓰는지.

 

이것도 곤명에서 출발하여 멍라, 모한을 거쳐 라오스 우돔사이를 지나 루앙프라방가지 가는 침대버스이다.

 

뭔가 이제 정리가 되는 느낌이 온다.

 

루앙프라방이나 비엔티엔에 가려면 경홍에서는 어렵고, 멍라나 모한에 오면 타기가 쉽다는 것을.

아마도 경홍에서 가는 사람은 얼마 안 되어 가끔씩 빼먹기도 하는 모양이지만, 곤명에서 오는 놈은 날마다 정확하게 오는 것 같았다.

 

왜냐고?

이렇게 타고 있는 사람들이 제법 되니 빼먹을 일이 있겠어?

 

멀리 서 온 사람들이니 한참을 이곳에서 쉰다.

밥도 사먹고 화장실도 가고.

 

그러다 이들 버스는 떠나고.

우리는 다시 기다린다.

 

이 때 서양인 한 친구가 등장을 한다.

어리버리한 것이 뭔가 몰라도 한참을 모르는 듯.

 

"도와줄까?"

"그래"

 

이 친구 러시아에서 온 청년인데, 나하고 대화를 시작하자마자 라오스 욕을 한 바탕 퍼붓는다.

비싸고 더럽고 그렇다고.

여기 오니 값도 싸고 도시도 깨끗하고 너무 좋다네.

 

이 친구야 여기만 그래.

 

곤명까지 직접 가고 싶다고 해서 벽에 붙여 놓은 버스를 소개하니 좀 더 싸게 가고 싶다고 해서 일단 멍라로 간 다음 거기서 경홍까지 가라고 했다.

 

경홍에 가면 곤명에 가는 버스가 널렸다고.

요금이야 싸면 얼마나 더 싸겠어.

그런데 여기는 달랑 버스 한 대만 있으니, 차가 많아도 요금차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그리고 중국 시간에 맞춰서 시간도 조정을 해주고.

 

나중에 이 친구 한국 말로 탱큐가 뭐냔다. 

 

고맙습니다라고 하니 나에게 정중히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하더라고.

 

중국에서는 오토바이를 한 대 사서 타고 다니겠다는 이 친구.

중국은 면허가 필요하다니까, 어디선가 가짜 면허증을 만들었단다. ^^

재미있는 친구였다.

 

이 친구도 손을 흔들며 멍라로 떠났는데, 아직도 우리 버스는 오지 않는다.

이거 시간표에 있는 10시에 오는 거 아냐?



그렇다.

8시 40분이 아니라 10시에 이렇게 버스가 들어 왔다.

그래도 화가 나기 보다는 너무 반갑더라고.

 

거기에 더 반가운 것이 있었으니.

어제 경홍에서 라오스 루앙남타 간다고 하던 그 사람을 여기서 다시 만난다.

사실 그 아저씨를 멍라에서 다시 만났었다.

말은 잘 안 통해서 서로에 대해 많이 알아보진 못했지만, 이 아저씨도 멍라로 온 것을 보고 우리 판단이 맞았다고 좋아 했었다.

이 짧은 만남 다음에 아저씨는 어디론가 숙소를 찾는다고 가버렸고, 우리는 점심을 먹고는 다시 모한으로 와서 잔 것인데, 이렇게 다시 만나는 것이다.

 

이 아저씨 우리를 보고는 얼마나 반가워하는지?

그런데 말이 통해야지.

 

나중에 묻더라고.

어느 지방에서 왔냐고? ^^

 

그래서 한국 사람이라고 하니 입이 떡 벌어지더군.

 

참고로 훼이사이는 한자로 저렇게 쓴다.

회서인가?

라오스는 또 저렇게.



중국을 떠나는 장면에서 처음으로 침대버스를 타본다.

아마도 침대버스라서 요금도 더 비싼나 보다.

어쨌든 이쪽 훼이사이가는 손님은 얼마 되지 않아, 만만한 자리에 누워 편하게 갈 수 있었고, 차안도 깔끔해서 아주 기분이 좋았다.



출발하자 마자 중국 출입국 관리소가 나온다.

수속 과정에서 출국할 때 내 놓는 카드가 없는 것을 보고는 이곳 출입국 사무소 관리가 친절하게 컴퓨터로 뺴서 가져다 주는 친절을 보이기도 했다.

 

중국 참 많이 변한다.



우리 버스도 철저히 검사를 받고 있다.

출국 심사가 끝나면 이 차를 타고 라오스 입국 사무소까지 가는데, 그냥 출국하는 경우는 중간에 전기자동차가 다니니 그것을 타면 될 듯 싶다.


 

너무나 비교가 되는 라오스 입국 사무소.

포장도 안 된 맨땅에 건물 꼬라지하고.

라오스는 여러 가지로 불쌍해 보인다.

옆 나라 베트남이나 중국 그리고 태국은 나날이 목에 힘을 주는데, 이 나라는 주변 나라에게 경제적으로 잠식만 당하고 있으니.

 

요즘 라오스에서 중국으로 넘겨진 북한 청소년들때문에 입국 심사할 때 한국인들에게 좀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런 것은 없었다.

 

우리랑 같은 버스를 타고 온 남아프리카 아저씨가 우리 한국이 무비자라는 것을 알자 한국 너무 좋은 나라라고 눈이 휘둥그래진 것만 빼고는.

 

자기는 그냥 태국으로 가느냐 오늘 라오스는 통과만 하는데 30달러나 내야 된단다.

 

한국 좋은 나라지?

그렇단다. 흐뭇.. 


 

중국과 라오스 이민국 중간 쯤 있는 이 탑은 중국에서 지어준 것이란다.

 

어쨌든 이렇게 중국을 쉽지 않게 떠나 미소의 땅 라오스로 들어 온다.

 

이제 중국을 떠나니 나도 네이버 블로그를 떠나 다음 블로그로 돌아 가야 되겠다.

 

뽀나스

 

운남에서 라오스가는 방법 요점 정리

 

곤명에서 훼이사이, 우돔사이, 루앙프라방, 비엔티엔 가는 침대버스가 아마도 남부 터미널에서 있는 듯(아니 가는 것은 확실하고 어느 터미널인지만 모름)

그러나 이거 타면 너무 힘들 듯 싶다.

너무 긴 시간 허리가 배겨 나지 못할 것 같은데, 타고 가는 중국인들과 서양인이 있었으니 뭐라 말하긴 좀 그렇다.

 

그렇다면 경홍에서는?

경홍터미널에서 8시 30분에 루앙프라방가는 버스가 있고,

9시 40분에 루앙남타에 가는 버스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하필 그날 빼먹어서 루앙남타를 갈 수가 없었는데, 나중에 루앙남타에서 보니까 잘 다니더라고.

차는 별로 좋지 못하다.

 

결론.

라오스 방면으로 가려면 경홍에서 타지 말고, 경홍에서 모한으로 일단 직접 와서 하룻밤 자고, 모한에서 침대버스를 타고 루앙남타나 우돔사이, 훼이사이, 루앙프라방이나 더 멀리 비엔티엔으로 이동하는 것이 제일 좋을 듯 싶다.

 

멍라는 터미널과 시내 중심가가 좀 떨어져 있어서 그 점이 좀 불편해 보인다.

멍라도 물론 터미널 주변이 특히 그랬지만, 깨끗하고 분위기가 좋아 보여서 머무르기는 괜찮아 보였다. 

아니면 말고. 

 

그리고 우리가 루앙남타에서 내리니 경홍에서 만나고 멍라에서 또 만나고, 다음 날 모한에서 또 또 만난 중국인 아저씨 너무 서운해 하더라.

이 아저씨는 훼이사이까지 그냥 가서는 태국에 오늘 건너 간다고.

내가 중국말을 많이 할 줄 알았더라면, 우리가 태국에 곧 가니 다시 만나자고 하였을 것을.

그랬더라면 아마도 좋은 인연으로 이어질 수 있었을 것인데, 그런 말을 못하고 그저 손만 잡고는 헤어진 것이 많이 아쉬웠다.

 

내가 중국말을 배워야 하는 이유가 또 하나 생겼다.

 


다시 2013 라오스 여행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