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가 머물고 있는 곳은 퐁 프라밧 온천에서 걸어서 10분쯤 걸리는 작은 동네 안에 있는 선교 센터인데, 밤이 깊어지면 얼마나 조용한지 흔한 말로 절간 같은 분위기가 됩니다.
어제 밤에 온천에 가서 씻고 돌아 오는데, 주위가 온통 어두워 좀 불편하기는 했지만 반디불이도 보이고 개구리 소리와 또 별은 왜그리 많던지.
정말 우리가 잊고 있었던 시골에 온 기분이었습니다.
아침에도 조용하기는 마찬가지인데 안개까지 자욱하게 끼어 있어, 8시가 다 되어서야 좀 환해지는 것 같다군요.
아침 식사 전, 세수하러 자전거를 타고 온천에 가봅니다.
욕탕에 서양 사람 두 명이 떡하니 누워 있더군요.
9시부터 영업을 시작하니 원래 내는 20밧도 안내도 되는가 봅니다.
아침을 먹고 넓은 정원 한쪽에 자리 잡고 있는 바나나 나무가 너무 지저분해서 정리를 좀 하고는 오늘의 미션, 썽태우를 타고 빅씨에 가기에 도전을 합니다.
이곳은 다 좋은데 좀 외진 곳에 있어서 이동하는 것이 좀 힘듭니다.
물론 오토바이나 자동차를 구입하면 간단히 해결되겠지만 돈이 넉넉하지 않으니 그것도 쉽지 않네요.
게다가 오토바이는 사고율이 높아 거부감이 있다보니 오토바이를 살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단 집을 보러 가보기로 한 월요일이 지나서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내 생각으로는 오토바이를 구입해서 이 동네에서만 타고, 치앙라이 시내에 갈 때는 라차밧 대학 구내에 오토바이를 대놓고 거기서부터는 썽태우를 타고 시내에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서 오늘 그 방법을 써서 빅씨에 가보기로 한 것이지요.
일단 숙소에서 라차밧 대학까지는 걷습니다.
지금은 오토바이가 없으니깐요. ㅎ
하지만 지금은 날이 뜨겁지 않아서 괜찮지만 날이 더우면 이게 쉽지 않을겝니다.
그래서 오토바이가 필요하겠지요.
라차밧 대학에서 시내가는 썽태우는 20분 간격이니 꽤 자주 있네요.
불편한 것은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 시간에는 썽태우가 없어서 좀 그러네요.
썽태우 출발 시간을 기다리는데, 태국 전통 숫자로 된 달력이 있더군요.
미얀마 숫자보다도 더 야리꾸리한데, 이 동네는 아라비아 숫자가 대세이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것을 그냥 지금도 쓴다고 생각하면, 아이구 머리 아파~~~
썽태우를 타고 있으니 어제 온천에서 진한 애정 행위를 하던 한 쌍을 포함한 젊은 친구이 올라 오더군요.
그 친구들도 우리 부부를 알아 봅니다.
어디서 왔나 했더니 우리 짐작대로 중국입니다.
그래도 우리가 좋아하는 운남성 출신이라서 좀 반갑더군요.
치앙라이 라차팟 대학에는 유학온 중국 학생들이 아주 많답니다.
버스 터미널에서 바로 썽태우를 갈아 타고 빅씨를 가려다 시계탑 국수집이 생각나서, 국수를 먹고 가기로 합니다.
여전히 손님이 많군요.
자신을 여자로 생각하는 주인 아들 총각은 나를 기억하냐고 했더니 모른답니다. TT
이 소리를 들은 집사람이 나 혼자 짝사랑한 것 아니냐고. ㅎㅎ
짝사랑했나?
짝사랑이던 아니던 국수는 여전히 맛있었습니다.
터미널에 가서 빅씨 가는 썽태우를 탑니다.
15밧이라는군요.
그러니까 우리 숙소에서 35밧이면, 빅씨나 그 앞에 있는 월드 플라자에 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느려서 그렇지 못할 것은 없군요.
빅씨에서 물건 구경도 하고 또 수명이 다한 데이터 유심칩을 충전합니다.
한달 무제한으로 사용 가능한 것이 430밧이랍니다.
우리 돈으로 15000원 정도되나요?
아무튼 이걸로 한 달은 심심하지 않게 생겼습니다.
빅씨 건너편 월드 플라자에도 가서 좀 놀다가 돌아옵니다.
여기는 무료 셔틀 버스편이 있기는 한데, 영 시간이 맞지 않습니다.
돌아 오는 것도 갈 때만큼이나 간단하네요.
길가에 서 있으면 썽태우가 오거든요.
버스 터미널에서 다시 갈아 타고 라차밧 대학으로.
오늘의 미션, 뭐 그다지 어렵지 않았습니다.
돌아와서 나는 자전차를 타고 놀고, 집사람은 우리 숙소에 온 젊은 애들을 위한 저녁 준비를.
그리고 나온 것은 쇠고기 무국과 닭찜이었어요.
그리고 치앙라이에서 둘째 밤이 지납니다.
긴 밤이 심심하지 않냐구요?
24시간 풀로 돌아가는 인터넷이 있으니 라디오도 듣고, 또 우리나라 TV도 볼 수 있어서 절대 심심하지 않답니다.
그러고 보면 역시 돈이 좋으네요.
그리고 이런 사정을 미리 알고 아들이 준비해 준 아이 패드 미니도 꽤 고마운 존재입니다.
아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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