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매 파 루앙 대학교에 공자 문화관이 있어서 중국어 강의도 하고 서예 등 중국 문화를 배울 수 있다는 말을 듣고는 몇 사람에게 언제 그런 것들을 배울 수 있는지 알아 봐 달라고 부탁했는데 모두 꿩 구어 먹은 소식이네요.
목마른 사람이 샘 판다는 말이 있으니 목 마른 내가 알아 봐야겠더라고요.
해서 매 파 루앙 대학교까지 나들이를 했습니다.
무슨 걱정이 있나요?
나에게는 내 애마 이구아나가 있는데요.
거리를 구글 지도에서 측정을 해 보니 대략 12km 정도 되는 거 같습니다.
이 정도야 껌이지요.
거의 평지라서 입구 사거리까지는 힘이 별로 들지 않았습니다.
마침 오늘이 학교 졸업식이 있는지, 학생들이 학사 가운을 입고 여기저기 모여서 사진을 찍고 있네요.
가만히 생각하니 우리나라도 졸업 시즌입니다.
30년이 넘게 학생들을 졸업시키는 생활을 하다가 이렇게 다른 곳에서 졸업식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청운의 푸른 꿈을 품고..
아무튼 올 해 졸업하는 사람들, 잘 사셔...
사거리에서 대학 정문까지는 대로인데 주변이 숲이라서 아주 느낌이 좋습니다.
하지만 제법 경사가 되는 오르막입니다.
왜 이렇게 대부분의 대학은 이렇게 언덕 위에 있을까요?
한참을 올라 대학 본부가 보이는 삼거리에 도착을 합니다.
안내판을 보아도 중국 문화관인지 공자 문화관인지 보이질 않습니다.
이럴 때는 영어가 통할만한 인물을 잡는 게 우선이지요.
학교 안 셔틀 미니차가 마침 도착하네요.
이 동네에는 워낙 안이 넓어서 이런 셔틀 미니차가 다닌다는 것은 전에 왔을 때 본 적이 있지요.
차이니스 컬츄럴 센터를 물으니 한 여학생이 유창한 영어로 알려줍니다.
이리저리 가면 안내판이 보이니 따라 가라고.
그대로 가보니 중국의 영향 어쩌고 하는 안내판이 있더군요.
그 안내를 따라 오르막 내리막을 가니 이런 건물 앞에 서게 되더군요.
안에 들어가니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워크숍 장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중국 문화관을 찾아 왔다고 하니 안내하는 여직원을 소개시켜 줍니다.
이 행사에 관심이 있어 온 줄 알고 한참을 설명하다가 공자를 영어로 한참을 더듬거리다가 말해주니 다른 사람을 소개하네요.
퀴즈...
공자가 영어로 뭐지요?
이게 내가 더듬적거린 과정입니다. ㅎ
처음엔 공쯔.
아닌가? 꿍쓰.
이건 중국말인가?
공자, 이것은 한국말이고.
그러다 생각난 것이 콘퓨셔스.
맞네요.
알아 듣더군요.
영어로 공자는 confucius.
그 직원이 오늘은 모두 바쁘니 다음에 연락하라며 전화 번호를 적어 줍니다.
이렇게 전화 번호를 손에 넣었으니 거의 섕각대로 된거죠.
이제 집으로 돌아갈까 생각하다가 언젠가 지나갈 나의 꿈의 길인 매아이를 거쳐 치앙마이로 가는 길을 따라서 조금 가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오늘은 매찬까지만 가봅니다.
거리로는 20여 킬로가 조금 넘지만 거의 평지라서 그다지 힘든 길은 아닙니다.
매찬부터 고갯길이 시작되는데, 그 길이 힘들겠지요.
매사이와 치앙샌 그리고 매싸롱 갈 때 지났던 매찬 경찰서 로터리까지 영역을 늘립니다.
그러니까 내 자전거 나오바리가 여기까지 된거라고요.ㅎ
주변에 아시안 문화 센터라는 건물이 있어서 들어 가보려고 했더니 문이 잠겼더군요.
우리나라나 이 동네나 그저 형식으로 흐르는 것이 많아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정치가 개판인 이 나라나 우리나라나 비슷한 게 많아 보이기도 하네요.
집으로 돌아 올 때는 갈 때 안 하던 검문을 합니다.
하지만 자전거야 프리 패스지요.
이 동네는 검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마약 유통이 심한 동네라서 검문에 불응하고 도망치면 그대로 쏜다는군요.
탁신 시절에는 마약에 관련된 친구들이 많이 공공연히 살해를 당했다더군요.
민간인을 가장한 경찰에게요.
재판에 넘기고 하면 귀찮으니 그냥 쉬운 방법으로 없앴던 모양입니다.
이게 국민들에게는 환영을 받고요.
그런 와중에 남쪽에서는 이슬람 반정부 세력을 이런 식으로 살해하여 거의 대부분 남쪽 주는 반 탁신 게열이 되었답니다.
지금도 야당인 민주당의 강력한 지지기반이기도 하고요.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긴 투표 부정으로 대통령이 된 닭대가리가 그대로 그 자리에 있는 것도 아이러니지요.
그러고 보니 남 말 할 게 아니네요.
아무튼 집에 돌아 와서 샤워를 하는데, 자전거 옷 상의가 더러웟던 것이 생각나서 잘한다고 그냥 빨아 버렸습니다.
나중에 건조대에 걸면서 생각하니, 옷 뒤 호주머니에 대학에서 받은 전화 번호 메모가.
얼른 확인을 해보니 이미 늦었습니다.
메모지는 둥글둥글 말린 종이 덩어리로 변해져 있었거든요.
돈도 함께 빨았는데, 그대로 돈은 괜찮고요.
나 요즘 왜 이러는거여?
오늘 대학에 갔다 온 것이 그대로 헛수고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거야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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