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골프

[치앙라이] 골프 장갑 찾아 삼만리를 헤매다. TT

정안군 2014. 3. 17. 20:44

 

 

어제 골프 연습장에 가서 모처럼 채를 휘둘렀더니 손가락에 물집이 잡혀 장갑을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어디에 매장이 있던가 생각을 해 보니 공군 비행장 옆 골프 연습장에 골프 용구 매장이 있던 것이 생각나서 시원할 때 갔다 온다고 조금 일찍 길을 나섰습니다.

매우 혼잡하더군요.

앞으로는 8시 30분 지나서 다녀야 되겠다고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달리는데, ㅖ아니나 다를까 반두 시장 건너편에서 끔직한 오토바이 교통 사고가 났더군요.

한 명은 그 자리에서 즉사를 한 듯 흰 천으로 덮혀 있고, 한 나이 든 여자는 응급 처치를 받고 있었습니다.

오토바이 사고 공식인 운전사는 중상, 뒷자리에 앉은 사람은 사망이 적용되었나 봅니다.

여기는 헬맷을 쓰고 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어 이렇듯 사망 사고율이 높다네요.

누군지 몰라도 편히 쉬시길...

 

아무튼 열심히 달려 공군 골프 연습장에 갔더니 매장이 닫혀 있더군요.

이게 오늘 이리저리 부지런히 헤맨 시초였습니다.

연습장에 앉아 있던 아가씨에게 몇 시에 문을 여냐고 물으니 모른답니다.

황당하지만 도리가 있나요?

 

가만히 보니 금방 열 것 같지 않아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시내 터미널 근처에 삼색줄 상표 매장이 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해서 가보니 여기도 아직 문을 안 열었더군요.

문 앞에 앉아서 다 빈치 피자집 선전도 보고, 다인실이 있는 유스 호스텔 간판도 보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다인실 유스 호스텔은 돈이 없는 배낭 여행객들에게는 아주 좋겠더군요.

매장은 10시에 문을 엽니다.

열자마자 들어가서 골프 장갑 있냐고 물으니 없답니다.

혹시 골프 매장이 어디있는 줄 아느냐고 하니 센탄에 있다더군요.

여기 오기 전에 센탄에 들렸는데, 거기는 오픈 시간이 11시입니다.

어떻할까 생각하다가 이왕 나온 김에 사가기로 하고 근처 그늘에서 한참을 기다립니다. 


드디어 11시.

열리지마자 스포츠 매장에 가서 골프 장갑을 찾으니 없답니다.

이게 뭐여?

혹시 골프 매장이 어디 있는줄 아느냐고 했더니 Bic C에 있다더군요.

거기서 못 본 것 같지만 이 친구가 확신을 가지거 말하니 안 가볼 수가 없어서 땡볕에 걸어서 Bic C를 가 보는데.

거기서 한참을 찾아 봐도 골프 매장은 없습니다.

스포츠 매장에 가서 물어 보니 종업원이 매니저를 데리고 오더군요.

골프 장갑을 찾는다 하니 죄송하지만 장갑은 없다네요.

골프 용구는 골프 공 세 개 담긴 봉지 149밧 짜리가 전부였습니다.

 

참 환장하겠더군요.

도대체 장갑 살데가 이렇게 없다니.

 

시간은 12시가 다 되어 가고 점점 뜨거워지는데 더 헤맬 기운도 없고.

해서 다시 공군 매장에 갑니다.

문짝을 부시고라도 장갑을 사가지고 가야겠다고 오기가 생기더군요.

거기는 유리창 안에 장갑이 걸려 있었거든요.

다시 가 보니 여전히 문은 닫혀 있습니다.

화가 잔뜩 난 얼굴을 하고 나 장갑 사려고 하는데 어떻게 연락이라도 하라고 상관도 없는 연습장 아가씨에게 소리를 냅다 지르니 한 서양 할아버지를 데리고 옵니다.

그 사람은 여기 단골 손님인데 영어로 설명을 해주라고 한 듯 하더군요.

여기서 장갑을 사려고 왔는데 문이 닫혀서 살 수 없다고 했더니, 여기는 저녁 6시에 연답니다.

집이 멀어서 그 시간에 다시 올 수 없다고 하니 가뭄에 단비 같은 복음을 전해 줍니다. 

 

 

센탄 바로 건너에 골프 매장이 있으니 거기 가면 뭐든지 살 수 있다고요.

와!

드디어 길이 생겼습니다.

고맙다고 하고 가 보니 아까 센탄에서 Bic C 갈 때 바로 앞에 있는 육교를 건너 갔더라면 이렇게 헤매지 않아도 될 뻔 했더군요.

그 때는 하필 Bic C 쪽 육교까지 가서 건너는 바람에 헤매는 시간을 더 길게 한 것이지요.

아무튼 결론입니다.

치앙라이에서 골프 용품을 사려면 센탄 길건너에 있는 매장을 가세요.


빨간 바탕에 흰색 글씨로 쓴 곳 그곳이 정말 제대로 된 골프 전문 매장입니다.

물론 여기서 장갑을 구입할 수 있었죠.

한 짝에 350밧, 두 개에 700밧을 주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납득하고도 남을 가격인데, 여기에서는 엄청난 금액으로 생각이 들더군요.

혹시 7번 아이언이 얼마나 하고 가격표를 보니 12,000밧이었습니다.

앗 뜨거 하고 얼른 내려 놓았죠.

우리나라에서는 얼마하는지 잘은 모르지만 별 차이가 없어 보였습니다. 


 

어쨌든 임무는 수행을 했으니 밥을 먹어야 될 것 같아 왕컴 호텔 뒷편 식당에서 화려한 (?) 식사를 합니다.

돼지고기 구이, 쏨땀 그리고 찰밥 물 한 병 다 해서 80밧입니다.

골프 장갑 한 짝에 350밧인데, 거하게 먹은 밥값은 80밧이라.

확실히 태국은 먹는 것은 싼데, 공산품은 싸지 않습니다. 


 

장갑을 샀으니 끼고 한 번 휘둘러 봐야 되겠지요?

오늘도 연습장에서 단돈 30밧의 행복을 누렸습니다.

오늘은 둘째날이라고 어제보다는 낫더군요.

여전히 송사리도 못 되는 실력이기는 하지만요.

장갑을 끼었어도 물집 잡히는 것은 여전하네요.

힘을 빼야 되는데, 아직 그게 안 되니..

하긴 힘 빼는데 삼년 걸린다지요? ㅋ

 

오늘 결론입니다.

골프 용품점은 센탄 바로 건너편에 있다. 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