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1998

[일본여행] 후쿠오카에서

정안군 2018. 9. 9. 21:27

 

다시 하루가 밝았습니다.

어디를 가야 아이들도 재미있고 유익할꼬?

지도를 놓고 고르다 우미노나카미치(中道)로 가서 일정을 시작하기로 합니다.

누군가 하카다 만은 대륙을 향해 젖을 달라고 벌린 입 모양을 닮았다 했는데 그렇다면 우미노나카미치는 윗입술에 해당되겠네요.

우미노나카미치는 시카노(志賀) 섬으로 길게 연결된 땅이 바다 가운데로 뻗어 있어 바다 가운데 길이라는 이름을 얻었나 봅니다.

끝부분에 해당하는 시카노 섬도 경치도 좋고 구경거리도 있어 같이 가보고 싶지만 걷기엔 너무 긴 거리라서 생략을 합니다.

참고로 시카노 섬에는 옛날 중국 한나라 황제가 당시 왜국의 왕에게 보냈다는 금으로 된 도장이 발견된 곳이 있고 또 원나라와 고려 연합군이 일본에 쳐들어왔을 때 태풍으로 죽은 병사들이 수습된 몽고총(몽고군 위령탑)이 있다 하네요.

금으로 된 도장 즉 금인(金印)이 한나라에서 보냈다고 치면 우리나라는 고조선 시절입니다.

그 당시에 일본에 왕이 있었다는 증거라고 이 금인을 많이 써 먹었는데, 거의 모든 이가 조작이라고 믿고 있어요.

원래 이쪽 방면에 대가들이니.

일본의 한 교수는 구석기 시대 유물이라고 몰래 파묻고는 그걸 발견했다고 요란을 떤 적도 있었습니다.

일본의 고고학 역사를 엄청나게 당긴 발견이니 어쩌니 하다가 나중에 발각이 되어 나라 전체가 개망신을 당한 적도 있으니까요.

 

한편, 몽고총이라하면 몽고인 무덤이긴한데..

몽고 당시 원나라 군사들의 무덤이라고는 하지만 고려 군사들도 많이 희생이 되었으니 그 무덤의 일부는 고려 병사이었을 것입니다.

원나라는 고려를 앞세워 일본을 공격했는데, 첫 번째 공격은 어설픈 일본 군대를 혼내주는 데 성공을 했지만 굴복의 기미는 없었다는군요.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고 다시 간 두 번째는 방어벽을 세워 준비한 왜국 군대에 고전을 하다가 태풍이 와서 거의 전멸에 해당하는 피해를 입어 결국 실패로 끝나게 됩니다.

이때 물에 빠져 익사한 병사들의 시신을 수습하여 묻은 것이 몽고총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당시나 지금이나 왜인들은 죽은이들의 혼이 원귀가 되어 떠도는 것을 무지 무서워 했으니 적이라도 원귀는 되지 말라는 의미가 있었겠죠.

그 후 그 일은 이 고마운 태풍을 신이 보내준 바람 즉 신풍(神風 가미가제)라 하여 일본인들이 숭상하는 말로 남게 됩니다.

이차 대전 중에 이 신풍이 많이 적용되어 애꿎은 젊은이들이 그들 말로 벚꽃처럼 졌습니다.

이런 곳을 보니 언젠가 기회가 되면 후쿠오카에 묵으면서 대륙과 연이 있는 유적들을 찾아서 정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시절이 과연 오려나?

 

우미노나카미치는 기차 철로가 놓여 있어 어렵지 않게 접근이 가능합니다.

우린 고속 선을 타고 후쿠오카 타워 쪽으로 돌아 올 예정이어서 종점인 사이토자키(西戶崎)역이 아니고 바로 전 역인 나카노미치역에서 내립니다.

구경거리가 될 듯한 수족관인 마린 월드는 일단 비싸서 패스, 자전거도 빌릴 수는 있지만 날씨가 너무 더운 관계로 이것도 패스.

그러면 할 것은 우미나카(海中) Line인 고속 선을 타고 뱃놀이하는 것만 남습니다.


 

 

 

 

역에서 바다 쪽으로 접근하면 길게 잔교가 보이고 그 끝에 배 타는 곳이 있습니다.

멀리 하카다 만을 가로질러 후쿠오카 타워와 돔 구장이 보입니다.

거리는 얼마 안 되는데 배는 고속으로 달리니 순식간에 모모치 해변 공원 안에 있는 마리존 옆 선착장에 도착하네요.


 

 

 

모모치 해변공원은 인공 해수욕장이랍니다.

모래를 퍼 와서 만든.

원래 바다였던 곳을 메꾸어 땅을 만들고 만든 땅 끝에는 인공 해변을 만들고.

뭔가 이치에 안 맞는 듯 하지만 보기는 좋네요.

마리존은 다목적 시설입니다.

결혼식도 하고 그러는 모양.

안에 잠깐 들어가 보지만 돈이 없는 우리에게는 그저 그림의 떡.

부근에서 버스를 타고 하카다 역으로 돌아옵니다.

버스 요금을 어떻게 내나 했더니 정리권이라는 종이를 뽑아 내릴 때 그 표에 맞는 금액을 내면 되더군요.


 

중간에 우리나라 총영사관을 지납니다.

한때 자형이 이곳 총영사를 지내서 올 기회는 있었지만 공무원은 해외에 갈 때 승인을 받아야 하던 시절이어서 그게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근무하던 교장선생님께 말씀 드리니 처음에는 문제가 없다고 하더니 나중에 살짝 불러 다음에 가면 안 되겠냐고.

이런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만일 일본 여행을 했더라면 일찍 배낭여행을 맞을 알아 집이 거덜 났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면에서 보면 천만다행이지만.

 

조금 지나니 기본요금에서 조금씩 오르기 시작합니다.

100엔만 해도 우리 돈 1000.

돈 없으면 오금 저려 버스도 오래 못 타겠더이다.

 

하카다 역으로 돌아 와 근처에서 라면으로 점심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 와 잠시 쉬다가 다시 캐널시티로.

역시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은 화려하고 게임을 할 수 있는 곳이더이다.

이런 곳에 아이들만 풀어 놓고 나만 혼자 흥미 있는 곳을 다녔으면 좋았으련만 이런 건 나중에 알고 깨우치게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