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라이 정착 2018

[치앙라이] 한국 그리고 한국인

정안군 2018. 12. 29. 19:43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나에게는 뜻 깊은 한 해가 갑니다.

둘째 아들이 캐나다에 가고, 쌍둥이 손녀가 태어났고.

또 또 또...

음음음...

 

마침 오늘 비가 오네요.

오랜만에 오는 비는 무척 반갑지만 여기 태국은 긴 연휴에다 관광 수입이 기대되는 이 시기의 치앙라이는 이제 막 꽃 축제 시작인데 별로 반갑지 않겠어요.

제작년인가도 연일 비가 와서 망친 적이 있었거든요.

다행히 일기예보를 보니 오늘만 비.

 

음식점을 경영(이라 쓰고 머슴이라 읽는다)해 보니 참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겪게 됩니다.

당연한것이지만 이상한 사람도 있고 좋은 사람도 있고.

이상한 사람도 소개하고 싶지만 영업에 지장 있으니 생략.

소개는 미션을 끝낸 다음 기회로.

 

아내는 당연히 푸짐하게 시켜 먹는 사람이 제일 좋다 합니다.

손님 중에는 일주일에 한 번은 한국 음식을 먹어줘야 한다는 네덜란드와 태국 부부도 가끔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태국인입니다.

한국인도 제법 오시긴 하지만 그 숫자는 얼마 안 되고 대개 푸짐한 것과는 거리가 있네요.

태국인들은 이미 한국 음식에 익숙한 분들이라서 다양하게 시킵니다.

 

어떻게 태국인이 한국 음식에 익숙해졌을까요?

어제 한 단초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곳 대형 병원의 치과 의사로 근무하는 여자분이 동료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이 분은 한국말도 제법 했습니다.

동료들에게 이게 맛있고 하면서 소개하는 것을 보니 한국 음식에 조예가 깊더이다.

식사 후 물어 보니 미국에서 공부할 때 한국 친구와 같은 방을 썼다 합니다.

그 친구가 너무 잘 해주었고 같이 한국 음식점을 같이 가서 많이 접하다 보니 한국 음식 팬이 되었다 하네요.

그랬습니다.

한국인이 어디서나 외국 사람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되면 그 영향이 또 어딘가의 다른 한국인이 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답니다.

좋은 한국 친구를 둔 태국 치과의사가 우리 음식점의 고객이 되고 다른 동료를 까지 팬으로 만들어 준 셈이니 그 미국에서 만났던 한국 친구의 덕을 우리가 보는 셈이죠.

 

여기 오래 사신 한국분이 이러십니다.

자기는 우연히 한국 사람을 만나도 아는 척을 않는다고.

이유는 나도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어요.

어디 호텔에 있느냐?

여기 산다 하면 얼마나 살았냐?

좀 오래 살았다 하면 뭐하느냐?

하는 일 없다 하면 위아래를 훓터 보면서 무시하는 느낌.

내가 미국이나 영국에 사는 사람이면 이런 대접을 받지 않을 텐데 태국 산다하니 무시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하시더군요.

 

맞습니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태국을 무시하고 태국 사람을 무시하고 또 태국에 사는 한국 사람을 무시하죠.

나도 그런 대접 많이 받아 보았습니다.

 

당연한 것이지만 태국이, 태국 사람이 또 태국에 사는 한국 사람이 한국 사람에게 무시당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그 무시하는 사람이 생각하는 GDP 차이도 그렇게 차이가 난 시간도 불과 얼마 안 되는 전입니다.

태국은 육이오 참전국이었고 우리나라가 아시안 게임을 유치했다가 능력 부족으로 포기했을 때 대신 개최하여 도움을 준 나라이기도 하죠.

언제부터 우리가 대단한 나라였다고 무시하며 사는지?

 

외국에 나가면 한국 사람은 개인으로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이름이 한국인이 된다 하지요.

누군가를 함부로 대하면 개인이 아니라 한국인으로 인식하게 되겠죠.

여행자야 떠나면 그만이지만 그곳에 사는 한국인에게는 안티가 한 명 생겨나는 셈입니다.

 

아무튼 언제 어디서든 외국인을 친구 삼아 잘 대하고 잘 사귀면 어디선가에서 도움을 받는 한국인이 생깁니다.

다른 게 애국이 아니고 이게 애국입니다.

 

이 기회를 빌어 태국 치과 의사를 친구로 둔 한국분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 마스터가 말하길 언제든 방문하면 무료 식사권을 두 장 드린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