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20 살이

[충주] 이른 건지 늦은 건지

정안군 2020. 10. 31. 17:28

한참 꿀잠에 빠져 있던 꽃송이 하나.
문득 깨어나서 주위를 보니 포근하다.
봄인가?
후다닥 꽃을 피우고 아직 잠에 취해 있는 옆 친구들도 서둘러 깨우고는 꽃을 피게 한다.
그렇게 핀 세 송이.
한참 지나니 느낌이 쎄하다.
어째 봄 같지 않어.
우리가 너무 일찍 피어서 그래.
조금 있으면 모두들 피어 나고 주위도 봄색이 짙어 갈거야.
그런데 이런.
봄색이 짙어 가는 게 아니고 가을색이 짙어 가네?
이거 X됐네.
야.
너 땜시 이게 뭔꼴이여.
그러지 마라.
어짜피 이렇게 된걸 예쁘게 살다 지자.
봄에 피면 사람들 눈에 들겠어?
지금 이렇게 미리 피니 눈에 잘 띠고 얼마나 좋아.
그렇게 생각하니 그러네.
예쁜 꽃 세 송이.
진달래 세 송이.
빨라도 너무 빨리 핀 세 송이 진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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