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태국여행기/미얀마 2004 여행

다시 양곤가기

정안군 2005. 6. 23. 09:45

사진 밑천이 다 떨어져서 나머지 일정을 어떻게 꾸려야 할지 TT   그래도 중지하면 아니 간만 못하니라.   하여 계속 GO합니다.   이해해 주세요 ^^;;

 

여기서 일정을 좀 더 잡고 싶어도 우리를 철저히 밀착 마크하며 도움을 주려고 하는 야망 목사님 땜시 양곤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표는 야망 목사님이 사주기로 했고.   오늘 12시 버스인데 따웅지 출발이니 한 30분 정도 지나서 센양 정션에 올거란다.

 

호텔에서 주는 아침 정식(토스트, 바나나 , 달걀 후라이, 주스)를 먹고 산책삼아 선착장에 가니 어제 만났던 한국 부부가 있었다.   아쿠아리스에서 만났다는 일본인 아줌마와 같이 투어하기로 했단다.   토막 영어로 대화를 이어가는데 별 부족함은 없어 보인다.   돌아오니 야망 목사님이 기다리고 있다가 박물관에 가보잖다.    왠 박물관 ??!!   가서 안내서를 보니 이곳 인레 호수를 지배하던 소왕국의 왕이 살던 왕궁인데 그곳을 박물관으로 만든 곳이었다.   작은 왕궁이다 보니 그다지 화려함은 없어도 이 지역에 군림하던 권위는 느껴진다.    특히 이곳 출신 왕이 독립 후 버마 초대 대통령에 오른 우 누란다.   물론 그 당시 대통령은 지역 화합 차원의 배려이고 별 실권은 없었지만 무시하기는 세력이 만만치 않았던 모양이다.

 

버머 독립의 영웅 아웅산 장군은 각 소수민족의 자치와 버마 연합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 듯하다.   연방 구성 후 일정 기간 후에는 각 소수 민족의 의견에 따라 연방 이탈까지도 허용한다는 대담한 의견 제시도 있었다.   그러나 아웅산이 암살당한 후 그것을 소수 민족의 소요를 핑계삼은 군부는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후 소수 민족의 분리나 자치운동을 일체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오뚜기를 언제까지 거꾸로 잡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일테고.   아마 지금의 미얀마가 군부의 영향에서 벗어나면 제일 먼저 부닥칠 일이 소수 민족의 처리일 듯하다.   특히 이 샨주는 소수민족 밀집지역이라서 한바탕 불지 모르는 회오리에 휩쓸릴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건물은 관리가 잘 안되어있어 비가 오니 곳곳이 센다.   주인이 없이 빈집으로 남아있으면 그 집도 죽은 집이 되는 법... 별 다른 구경거리는 없었지만 시간을 보내기는 좋은 곳이었다.

 

나와서 시장 구경에 나선다.   왔다 갔다 하는데 어제 한 사원에서 만났던 일본인과 다시 만난다.   한차례 대화를 한 적이 있어서 반갑다.   다음 예정지는 어디냐고 하니 양곤이란다.   오늘 오후에 비행기로 간다고.   그래서 "니혼진와(일본인은)"하고 말을 꺼내니 "가네모치(부자)"라고 말을 이어준다.   내가 할려고 했던 말을 먼저 해서 한참을 웃었다.   아니란다.   부자라서가 아니고 올 때 버스를 타고 왔으니 갈 때는 비행기도 타 볼려고 한다고 했다.   그래 이것 저것 타보는 것은 좋지만 돈이 만만치 않으니 우리나라 백성은 버스를 타고 가야지.  TT   사실 비행기 값이 100달러 정도하는 모양인데 집사람에게는 그 가격을 속였다.  

 

우리나라 돈 10 몇 만원이라고 하면 장시간 버스에 녹아난 집사람이 비행기로 가자고 할까봐 ^^;;

 

야망 목사님과 같이 픽업트럭 뒤에 타고 센양으로 향한다.   요금은 단돈 100짯.   따웅지까지는 250 짯이란다.   우리에게는 별 것 아니지만 양곤에서 시내버스비가 20짯이었던 것을 보면 현지인 수준으로는 싼 것은 아닌 듯한데   이것도 외국인 요금이 따로 있나 ?   야망 목사님것도 내가 냈으니 그건 아닌 것 같고.   아이고 모르겠다.

 

센양 정션에 너무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시간이 너무 많이 남는다.   우리가 버스 타는 것을 보고 가겠다는 야망 목사님을 설득해서 미리 보내니 너무 홀가분하다.   이제 다시 우리 부부만의 시간으로 돌아왔다.

 

앞 찻집에서 간단한 음료와 차를 마시니 시간이 되었는 듯 서양인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마치 차례를 기다리는 손님들처럼 버스가 하나오면 그 버스에 해당하는 사람이 뽑여 나가 타고 없어지고 .   우리 버스 Ye The Aung 회사 버스도 곧 나타났다.   버스가 상당히 좋아 보인다.   요금이 좀 비싼 것인지 다른 사람들의 부러운 눈빛을 받으며 버스에 올라타니 통로쪽으로 보조석도 있어서 만들레 갈 때 탔던 버스보다는 더 편한 모드로 갈 수가 있겠다.   반 정도 밖에 타질 않았는데 올 때 점심을 먹었던 식당이 있는 곳에서 나머지 자리를 채운다.   저번 맛있게 점심을 먹었던 식당에서 다시 볶음밥을 먹는다.   너무 맛있다.   이 맛있는 볶음밥을 다시 먹을 기회가 있을까 ?

 

오던 길을 다시 가니 반갑기도 하지만 지루하기도 하다.   껄로를 지나면서는 내려가는 길.   한 차례 검문이 있고 계속 내려간다.   운전석은 일본식.   가는 방법은 미국식(우리나라식)   추월나갈 때에는 조수가 앞을 확인해서 운전사에게 알려주는 기이한 방식으로 진행한다.   어메이징 미얀마  !!!

 

산을 다 내려오니 다시 검문소.   먼저처럼 몽땅 다 내리란다.   검문소의 군인인지 경찰은 상당히 위압적이다.   버스 수색을 하는 이들을 보며 한참을 기다리다 다시 타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들판을 달린다.   석양이 참 아름답다.   보조석을 다 펴고 누운 자세로 가니 좀 편한 자세가 나와 저번보다는 편한 여행이 된다.   자정 무렵에 만들레 갈 때 섰던 휴게소에 다시 정차한다.   초등학교에 다닐 정도의 아이가 메추리 알을 팔고 있다.   집사람은 그 애의 구성진 목소리가 너무 애처로워 돈을 살며시 집어 주었다나..  

 

망고스틴을 좀 사먹고 다시 버스에 올라 수면 모드로 접어든다.

 

아 !!!   참으로 길고 긴밤이다.